한편, 조가 집안 별장 안.조가 집안의 아들 조해인이 뒷짐을 지고는 로비에서 계속 왔다갔다 거렸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조해인의 아내 기윤미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당신 뭐하세요? 왜 이렇게 안절부절해요? 그리고, 좋은 소식이에요? 왜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아요.”조해인은 입술을 쭉 내밀고는 “강책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어요!” 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기윤미는 조해인을 째려보고는 “당신이 왜요?” 라며 물었다.“지금 누구라도 강책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 알고 있을 거에요. 그 놈은 분명히 자기가 싼 값에 이익을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계약했겠지만 결국 폭탄이라는 걸 깨달았을 거에요. 게다가 한광 하이테크에 로형민이 뒤에서 조종을 할 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사실, 예전에 강책이랑 사이가 별로 안 좋아서 시원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지금 강책은 조가집안이랑 같이 편을 먹고 도가집안을 상대하는 중이잖아요, 자칫하다 정말로 파산하게 되면 저희도 손해보는 거라고요! 그리고 연진이를 생각해서라도 강책을 이대로 냅둘 수는 없어요. 근데 또 다른 방법이 생각 안나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빠져나갈 생각이에요?” 기윤미는 고개를 저었다.“저도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이번 판은 이미 승패가 정해져있어요. 강책이 초반에 구매 의향 계약서를 썼을 때 부터 이미 끝난 거라고 보면 돼요. 저도 강책한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어요. 그 좋은 회사가 왜 매수를 하겠다고 강책을 찾아왔겠어요? 근데 강책은 좋은 사람하려고 억지로 계약을 하다가 이 사단이 난거에요. 아, 로형민이 강책의 약점까지 모두 파악해서 일을 저지른 거 보니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했나봐요. 이번 판은 강책이 졌어요.” “계약 파기도 안되는 거겠죠?” 기윤미가 조해인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가능하죠, 근데 만약 계약을 파기한다면 5년동안 매수금지령이 떨어져요. 그리고 머지않아 모리 하이테크는 경성을 떠나야할지도 모르고요. 이게 더 잔인할 지도 모르죠
정단은 사무실 문 앞에서 계속 발을 굴렀다. 초인종과 노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억지로 문을 열려고 해도 문 안에서 잠구는 바람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양자리가 강책에게 식사를 전해주는 시간 외에는 어느 누구도 강책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이 강책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는 지 알 수 있었다. 정단은 강책의 건강과 정신상태를 걱정하며 한편으로는 강책이 안 좋은 선택을 할까 두려웠다. 많은 회장들이 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하면 자살을 선택하듯이, 강책이 사무실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자살을 선택할까봐 초조했다. 결국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한승재와 강책의 면담을 안내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만약 강 회장님이 죽는다면 나도 같이 따라갈래.” 이때, 양자리가 남은 밥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정단은 건든 흔적이 없는 밥과 반찬들을 발견했다. 그게 강책의 심리가 불안정하여 입맛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양자리 씨!” 정단이 양자리에게 뛰어가 물었다.“강 회장님 지금 어떠십니까? 많이 불안정하시나요?” 양자리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그렇습니다.” “뭐가 그냥 그렇다는 겁니까? 양자리 씨, 저희는 강 회장님을 잘 돌봐드려야하는 의무가 있어요. 절대로 다른 일이 생기면 안된다는 겁니다. 아니면 정신과 의사라도 불러볼까요?” 양자리는 고개를 젓고는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정신과 의사를 찾는 다고 해도 저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 강책은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양자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지금은 회장님께서 혼자 회복하실때 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거에요.” 정단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강책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아내가 임신 중에 있으니, 쉽게 건드렸다가는 더 안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남은 금액을 청산하는
모두의 예상외로 강책은 멀쩡했다. 수염이 자라고, 정리 안된 모습이 아니라 깨끗한 모습으로 그들 앞에 섰다. 하지만 이 일을 겪고 얼굴에 안색은 딱히 좋지 않았다. 곧이어 양자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정단은 강책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왔다. 강책의 비서 역할을 하며 지내온 시간들을 즐겼던 그녀로써 강책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정단은 이 순간 조차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신이 참 미웠다.“강 회장님!” 정단은 눈물을 흘리며 크게 강책을 불렀다. 회사에 남은 직원들도 모두 눈물을 머금었다. 사실 이 모든 건 강책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강 회장님, 저희가 응원하겠습니다!”“포기하지 마시고, 꼭 일어나셔야 합니다.”“따가운 시선에도 넘어지지 마세요, 저희가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직원들은 강책에게 하나둘씩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꺼냈다. 강책은 옆으로 보지도 않은 채 귀가 안들리는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모두 강책이 충격 때문에 반응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를 나오고, 강책은 차에 탔다. 어떠한 사람도 데려가지 않고, 그저 양자리만이 한광 하이테크로 가는 길을 함께했다. 만약 매수를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더라면 재무부서 직원이 적어도 한명은 따라가야 했다. 하지만 단 한명도 따라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강책은 계약 파기를 결정한 것이 분명했다. 매수를 한다고 해도 결국 로형민의 돈장난에 속아 220억이라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게다가 모리 하이테크도 겨우 6-7억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270억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계약 파기가 제일 정확한 선택이다. 하지만 계약 파기로 인해 매수가 무산된다면 5년동안 매수금지령이 떨어질 것이고, 경성에서 쫓겨나 다른 곳에서 모리 하이테크를 키워야 한다. 파산은 곧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직원들 모두 로비로 달려갔다. 멀어져가는 강책을 바라보며 억울한 감정이 그들을 휘감았다. 좋은 인품을 가진 회장이
오전 10시, 한광 하이테크 회의실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한광 하이테크의 고위층 임원들은 강책을 하찮은 사람 쳐다보듯 이상한 눈빛과 무시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한승재 회장은 이전의 점잖은 모습과 달리 삐딱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한승재는 껄렁하게 다리를 꼬은 채 담배를 물고 있었다. 이전의 억울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 상황에서는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었다. 한승재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맞은편에 앉은 강책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오늘은 왜 한 명만 데리고 왔어요? 게다가 저 사람은 재무팀 직원도 아니지 않습니까?”강책은 대답하지 않았다. 한승재는 계속해서 말했다. “지금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총액은 270억입니다. 강 회장님, 아직도 인수하실 생각이 있습니까?”한승재는 알면서도 강책에게 물었다. 재무팀 직원도 데리고 오지 않은 강책이 어떻게 인수를 하겠는가?강책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희는 현재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총액을 인수할 능력이 안 됩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드리러 온 겁니다.”강책의 말에 한승재는 웃음이 터졌다. 다른 사람의 주눅 든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통쾌하다!한승재는 비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정말입니까?”“네.”한승재가 손가락을 ‘탁’하고 치자 정부 당국 측 사람 두 명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한승재는 일어나서 두 사람을 맞이하고 자리에 앉혔다. 한승재는 계속해서 말했다. “강 회장님, 소개 드릴게요. 이 두 분은 정부 당국에서 인수 심사 처리를 담당하고 계신 법률가입니다. 공증인으로 두 분을 불렀습니다. 오늘 강 회장님께서 인수를 포기하면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불법 계약이므로 잠시 후에 법률가 두 분이 법적 처벌을 내릴 겁니다. 강 회장님, 의견 있습니까?”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없습니다. 그런데 가짜 회장 한승재 씨는 이제 그만 나가보셔도 되지 않습니까? 저는 당신 배후에 있는 진짜 회장을 만나고 싶습니다.”당황한 한승재는 문 쪽을
“당신은 마음이 너무 약하고, 자부심이 강해요. 마음이 약하면 본인이 책임지지 않아도 될 위험까지 떠안아야 하죠. 그리고 자부심이 강하면 눈이 멀어 진상을 볼 수 없게 되죠.” 로형민은 기침을 하고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저는 강책 씨가 대단한 것 같네요. 당신은 유일하게 처음으로 저를 이 지경까지 몰아넣은 사람이니 정말 대단합니다. 저를 이렇게 대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를 이렇게 진지하게 상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강책 씨, 끝까지 온 힘을 다해 저를 상대한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억울하게 진 것이 아닙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강책 씨 위에 제가 있으니 비참하시겠어요.”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한때 대단하고 총명했던 강책을 비웃으며 쳐다봤다. 이것으로 이 세상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발 한 번 잘못 들였다가 경성의 우두머리에게 잡아먹힐 것이다. 이것은 무적의 강책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강책은 감탄하며 로형민에게 말했다. “로형민 씨, 허술한 틈을 타 주식을 저격할 생각해 내다니, 머리가 참 좋군요. 저의 약한 마음을 잘 이용하셨네요. 게다가 의향 계약서 계약 기간도 2주나 벌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정당하게 쓰이지 못해 안타깝네요.”로형민은 웃으며 말했다. “저한테는 당신을 상대하는 것이 정당하게 쓰는 겁니다. 됐습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이제 빨리 진행합시다. 강책 씨, 방금 뭐라고 하셨죠? 한광 하이테크 인수를 포기하신다고 하셨죠?”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저는 한광 하이테크를 인수할 돈이 없기 때문에 인수를 포기하겠습니다.”“네.” 로형민은 법률사들에게 물었다. “두 분은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법률사들은 매우 신중하게 실태를 확인했다. 한 법률사가 대답했다. 강책 씨는 이미 인수의향서에 서명을 하셨고, 한광 하이테크에서 어떠한 계약 위반 행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책 씨가 자금 부족으로 인수를 포기한 것은
도가 집안, 도국영은 새로운 소식을 듣고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강책은 이제 끝났어요! 법률가 측에서 강책을 경성에서 추방한다고 발표했대요. 이번에는 저희가 완전히 이겼어요!”도국영의 말에 도영승의 얼굴에는 몇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꽃웃음이 피었다. 도영승은 수염을 만지며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로형민, 실력이 아주 대단하네.”도영승은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강책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달랐다. 신비롭고 기이한 존재의 강책은 드디어 마력을 잃게 되었다. 도영승은 말했다. “강책, 너는 굴복하고 조용히 내 밑에서 일하면 돼. 그래도 혈연관계이니 너를 도와줄 수도 있지. 그런데 기어코 나한테 맞서다니, 하하! 계란으로 바위치기인 줄도 모르고 주제넘는 짓을 하다니, 도가 집안이 왜 경성 3대 가문 중 하나로 불리는 줄 알아? 도가 집안의 명성이 쉽게 만들어진 줄 알아? 고작 네 힘으로 도가 집안을 물리치려 하다니, 꿈 깨!”도국영은 도영승에게 와인 잔을 건네받고 말했다. “할아버지, 건배해요. 눈엣가시인 강책을 처리한 것을 위하여!”도영승은 웃으며 와인 잔을 건네받고 건배를 했다. 마치 모든 것이 이렇게 끝난 것 같았다. 그 시각 한광 하이테크 회의실, 한승재는 사람들과 축하를 즐기고 있었다. 법률가는 강책에게 말했다. “저희가 내린 처벌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불만이 있습니까?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법률가가 강책을 배려하고 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법률가가 강책의 반격을 유도하려는 속셈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진정한 반격이 시작됐다!강책은 갑자기 의기양양하게 두 눈을 번뜩 떴다. 마치 잠에서 깬 사자처럼 늠름한 자태였다. 강책의 눈빛으로 시끌벅적했던 회의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맞은편에 있던 로형민은 가슴이 덜컹했다. 강책의 번뜩이는 눈빛을 볼 때마 안 좋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뭔가 느낌이 좋지 않
“알겠습니까? 베르 하이테크이든 모리 하이테크이든, 또는 강책 씨의 다른 회사이든 모두 다 경성을 떠나야 합니다.”로형민은 미소를 지었다. 베르 하이테크가 인수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베르 하이테크는 모리 하이테크의 자회사로 모든 권력과 주식을 강책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강책에게 처벌을 내릴 수 있다.”위험 이전?전혀 그럴 리 없다!법률가는 기침을 하고 말했다. “강 회장님, 방금 로형민 회장님께서 저희를 대신해서 설명해 드렸는데, 혹시 이해되셨나요? 아직도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강책은 전혀 조급해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잠시 후, 로형민의 웃음기를 잠재울 수 있는 말을 꺼냈다. 강책은 침착하게 말했다. “만약 베르 하이테크가 모리 하이테크의 자회사가 아니라면요? 두 회사가 아무 관계가 없다면 어떻게 됩니까?”‘뭐? 이게 무슨 소리지?’로형민은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고 한승재를 보고 물었다. “정말이야?”한승재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한승재는 참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저.. 저는 모릅니다. 저는 단지 베르 하이테크 주식 보유자만 알아봤을 뿐이지, 베르 하이테크가 모리 하이테크 소속인지는 알아보지 않았습니다.”“개 같은 놈!” 로형민은 한승재를 발로 걷어찼다. 이때, 강책은 준비된 자료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법률가님, 보십시오. 이 자료는 베르 하이테크와 모리 하이테크가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두 법률가는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회사는 전혀 상관없었다. 로형민은 넋이 나갔다. 설마 강책이 처음부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건가?로형민은 말했다. “베르 하이테크는 모리 하이테크의 소속이 아니지만 강책 씨가 지분 100%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공증인님, 어떻게 처벌하실 건가요?”두 법률가는 한참을 상의했다. 한 법률가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베르 하이테크는 모리 하이테크에 속하지 않지만 강책 씨가 지분 100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사람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책을 귀신 보듯 쳐다봤다. 어떻게 로형민이 농담으로 한 말이 사실이 됐을까?잠시 후. 로형민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농담도 잘하시네요. 강 회장님이 주식 소유자면 한광 하이테크는 강 회장님 회사 아닙니까? 하하, 강 회장님이 하신 농담은 하나도 재미없습니다.”강책은 아무 말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로형민을 쳐다봤다. 로형민은 무서워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로형민은 온몸이 싸늘해지며 마음이 편안치 않았다. 로형민은 강책의 강렬한 눈빛을 보고 본인이 맞이할 결말을 본듯했다. “절대 그럴 리 없어!”두려움이 극에 달하면 분노가 된다.로형민은 두려움이 극에 달해 분노하기 시작했다. 로형민은 테이블을 ‘탁’하고 치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강책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누가 자기 회사도 아닌데 인수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것도 자기 돈으로요? 만약 인수를 성공하면 남 좋기만 한 거 아니에요? 누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합니까? 아니면 강 회장님이 진작에 제 계획을 꿰뚫어 보고 대비한 건가요?”사실 이는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로형민 밑에 한승재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인들은 전혀 몰랐다. 게다가 그 당시 한승재와 한광 하이테크의 평판이 모두 좋았다. 강책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는 없다. 적어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지 않는 한 그럴 리 없다. 로형민의 예리한 질문에 강책은 조용히 대답했다. “못 믿으시겠으면 한광 하이테크 주식 소유자가 누군지 조사해 보세요. 정부 당국에 문의하면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 절대 조작이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강책이 괜한 거짓말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말문이 막힌 로형민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놀란 눈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로형민 씨, 그렇게 놀랄 필요 없습니다. 로형민 씨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