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사람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책을 귀신 보듯 쳐다봤다. 어떻게 로형민이 농담으로 한 말이 사실이 됐을까?잠시 후. 로형민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농담도 잘하시네요. 강 회장님이 주식 소유자면 한광 하이테크는 강 회장님 회사 아닙니까? 하하, 강 회장님이 하신 농담은 하나도 재미없습니다.”강책은 아무 말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로형민을 쳐다봤다. 로형민은 무서워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로형민은 온몸이 싸늘해지며 마음이 편안치 않았다. 로형민은 강책의 강렬한 눈빛을 보고 본인이 맞이할 결말을 본듯했다. “절대 그럴 리 없어!”두려움이 극에 달하면 분노가 된다.로형민은 두려움이 극에 달해 분노하기 시작했다. 로형민은 테이블을 ‘탁’하고 치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강책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누가 자기 회사도 아닌데 인수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것도 자기 돈으로요? 만약 인수를 성공하면 남 좋기만 한 거 아니에요? 누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합니까? 아니면 강 회장님이 진작에 제 계획을 꿰뚫어 보고 대비한 건가요?”사실 이는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로형민 밑에 한승재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인들은 전혀 몰랐다. 게다가 그 당시 한승재와 한광 하이테크의 평판이 모두 좋았다. 강책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는 없다. 적어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지 않는 한 그럴 리 없다. 로형민의 예리한 질문에 강책은 조용히 대답했다. “못 믿으시겠으면 한광 하이테크 주식 소유자가 누군지 조사해 보세요. 정부 당국에 문의하면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 절대 조작이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강책이 괜한 거짓말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말문이 막힌 로형민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놀란 눈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로형민 씨, 그렇게 놀랄 필요 없습니다. 로형민 씨가 주
“스파이 찾을 필요 없어.” 여자의 간결한 말은 로형민의 가슴에 박혔다. 로형민은 확인할 필요도 없이 여자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었다. 로형민에게 매우 익숙한 목소리였다. 다른 사람이 아닌, 로형민이 밤낮으로 그리워하던 로라였다!“그럴 리 없어.”로형민은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로라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안 돼, 그럴 리 없어, 절대 안 돼.”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말 로라였다. 로라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테이블을 쳐다봤다.잠시 후, 로라는 매우 차분한 목소리로 깜짝 놀랄만한 진실을 말했다. “나야, 한광 하이테크의 진짜 주식 소유자.”쿵!!!로형민은 로라의 말을 듣고 마치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듯했다. 로형민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준 사람이 바로 가장 사랑하는 로라라니?로형민은 로라를 뼛속까지 사랑했고, 로형민과 로라는 서로가 하나뿐인 가족이었기 때문에 본인 이외에 로라를 보호할 수 없도록 했다.로라는 절대 로형민을 배신할 수 없다. 게다가 로라는 강책과 갈등이 가장 깊은 사람 아닌가? 강책을 죽도록 원망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더욱이 강책과 협력해서 로형민을 속일 리 없다. 로형민은 소리치며 말했다. “로라야, 아니지? 나랑 농담하는 거지?”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농담을 할 수 있을까?로라는 고개를 돌려 분노와 차가운 눈빛으로 로형민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로형민은 그제야 사실임을 믿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강책이 로형민을 속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로라밖에 없다. 로형민이 제일 신뢰하는 로라는 모든 플랜이 어떻게 계획됐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로라는 강책에게 첫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모두 알려줄 수 있었다. 로라는 계획을 알려줬을 뿐만 아니라, 강책과 손을 잡고 로형민을 속였다 로라는 자신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베르 하이테크를 강책이 대신 지분을 소유하게 한 후 베르 하이테크로 한광 하이테크를 인수했다. 이렇게 되면 로형민의 함정은
로형민과 로라 이외에 사람들은 모두 회의실에서 나갔다. 한승재와 강책은 회사 입구에 서서 서로를 힐끗 쳐다봤다. 한승재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강 회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 감쪽같이 속았어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 연기한 거예요? 저는 제가 연기를 제일 잘 하는 줄 알았는데 강 회장님이 저보다 한 수위네요. 강 회장님이 배우 안 하면 누가 배우 하겠습니까?” 강책은 미소를 짓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바둑판에서 저랑 한 회장님은 그저 바둑알일 뿐입니다. 진짜 바둑을 두는 사람은 로형민과 로라 씨예요. 그들 남매야말로 이 바둑판의 배후자입니다. 그러니 제가 이긴 것이 아니라, 로라 씨가 이긴 거죠.” 한승재는 강책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로라 씨가 이겼다고요? 뭘 이겼다는 거죠? 돈이요? 아니면 회사요? 로라 씨는 돈도 못 받고, 자회사도 없고, 베르 하이테크는 경성에서 쫓겨났어요. 도대체 로라 씨가 뭘 이겼다는 건가요?”한참 후, 강책은 말을 꺼냈다. “로라 씨는 진상을 알았어요.”회의실 안. 로형민은 멍하니 테이블만 쳐다보다가 기침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로형민은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몸 상태인데 오늘 뼈아픈 배신을 당해 더욱 괴로웠다. 로형민을 본 로라가 말했다. “나는 이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오빠한테 직접 듣고 싶어. 오빠가 아버지 죽인 거야?”로라는 단호한 표정으로 로형민을 쳐다봤다. 로라는 로형민의 답을 듣고 싶으면서도 두려웠다. 로형민은 기침을 하다가 손수건을 내려놓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맞아, 내가 아버지 죽였어.”로라는 가슴이 두근거렸다.“왜?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잃은 우리 셋을 양아버지가 키워주셨어, 우리한테 양아버지는 친부모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야! 도대체 왜 양아버지를 죽인 거야? 그러고도 오빠가 사람이야?”계속되는 로라의 추궁에 로형민은 머릿속에 그날의 일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로형민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죽
로형민은 로라의 모든 성장 과정을 기록해뒀다. 로라는 로형민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본인이 그 사진의 주인공이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오... 오빠...”로라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로형민은 말했다. “로라야, 너무 사랑해. 내 세상 속에는 오로지 밤만 있었고, 내 하늘엔 해도 없고 달도 없이 깜깜했어. 하지만 네가 나타나서 내 세상을 태양처럼 밝게 비추고,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어. 어렸을 때 내가 왜 독사에 물리면서까지 너를 구했는지 알아?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야, 나를 희생해서라도 네가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아.”로형민은 사진을 만지작거리면서 흐느끼며 말했다. “나도 알아, 우리는 남매야. 친남매가 아니더라도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아. 그래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참아왔어. 하지만 그날 아버지가 내 비밀을 알고 그동안 내가 기록한 네 사진을 찢어버릴 정도로 화가 나셨어. 그래서 나는 참을 수가 없어. 아버지를 존중하는 마음보다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아버지를 밀어버렸어. 사실 그냥 사진만 뺏으려고 했지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어, 그런데 하늘이 장난을 치는 바람에 아버지가 죽은 거야. 그 추후의 일은 너도 다 알고 있을 거야.”로형민은 거짓말을 하면서 모든 것을 강책에게 떠넘겼다. 하지만 사실은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다. 결국 로라는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어 강책과 손을 잡고 로형민을 속였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로라는 매우 절망적이었다. 로라는 진실을 알게 되면 로형민에 대한 원한이 뼈에 사무쳐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로형민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로형민이 아버지를 죽인 것은 사고였다. 게다가 이 사고는 로형민이 로라를 사랑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로라는 로형민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할 수 없다. 로라는 어렸을 때 로형민이 자신을 구한 걸 생각하면 절대 로형민에게 복수할 수 없다. 로라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원수! 이 원한은
로형민은 바닥에 쓰러진 로라를 보고 감격에 겨워 몸을 떨었다. 로형민이 로라를 탐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로형민은 이성을 잃기 전에는 정당한 수단으로 로라의 마음을 얻은 후 손에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로형민은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로라가 알게 된 이후 로라의 마음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았다. 로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몸이라도 얻으면 된다. 로형민은 로라를 위해 한 평생을 바쳤으니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단 하루 만이라도 좋다!로형민은 기침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온몸의 피가 과도하게 순환되어 건강이 더욱 악화되었다. 하지만 로형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진작에 죽을 목숨이었던 로형민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행운이다. 바닥에 쓰러진 로라는 안간힘을 다해 일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일어설 수 없었다. 로라는 은침에 들어 있는 마취제 때문에 이미 온몸이 마비가 된 상태이다. 지금 로라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도 힘들었다. 로형민은 로라 앞에 쪼그리고 앉아 로라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로라야, 이건 다 네가 나를 강요해서 그런 거야. 만약 나랑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내 탓하지 마.”로라는 억울한 눈물을 흘렸다. 내면이 강한 로라도 견디기 힘든 일을 겪게 되었다. 자신의 명예와 절조를 중요시하는 로라는 남에게 더럽혀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로형민은 로라의 눈물을 닦아줬다. “나랑 같이 있기 싫어서 우는 거야?”로형민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로라야, 난 너를 너무 사랑해. 너를 위해 내 전부를 바쳤어. 이번 생에 너를 얻지 못하면 나는 살 이유조차 없어. 미안, 난 오늘 꼭 너를 내 손에 넣을 거야.”로형민은 쓰러져 있는 로라의 코트를 벗겼다. 코트를 벗기자 드러난 로라의 하얀 속살을 보고 흥분한 로형민은 온몸이 뜨거워졌다. “로라야, 사랑해.”로형민은 숨을 헐떡이며 풀린 눈으로 로라를 쳐다봤다
로형민을 약으로 버티기 위해 손을 뻗어 약 상자 안에 있는 약을 모두 집어삼켰다. 많은 시간도 필요 없다. 5~10분이면 충분하다. “하느님은 저를 절대 막을 수 없어요. 제 평생의 소원이 눈앞에 있는데 지금 저를 죽이시는 겁니까? 하하, 안 돼요. 절대 안 돼요!”로형민은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고 기침을 하며 안간힘을 다해 버텼다. 하지만 많은 양의 피가 빠르게 흐르자 로형민은 더 이상 참치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 처음에는 코에서만 피가 흘렀지만, 그 후로는 눈과 귀 그리고 입에서 모두 피가 흘러나왔다. 로형민의 온몸에는 독소가 퍼져 시퍼렇게 질려 곧 죽을 것 같았다. 로형민은 몸을 부를 떨며 갈망 가득한 눈빛으로 쓰러져 있는 로라를 쳐다봤다. 하지만 로형민은 이미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로라를 손에 넣고 싶어도 넣을 수 없었다. “도대체 왜죠? 제가 죽고 싶을 땐 못 죽게 하더니, 왜 하필 죽기 싫은 지금 죽이는 거죠? 하느님, 왜 저를 가지고 노는 거예요? 네?”로형민은 분노했다. 로형민은 결국 피를 토하며 로라의 몸 위에 털썩하고 쓰러졌다. 로형민은 죽기 직전까지 로라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로형민은 정말 죽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진작에 죽었으면 이렇게 많은 일이 겪지 않았을 테니 더 나았을 것이다. 로형민의 운명은 하필 지금 이 순간 장난을 쳤다. 죽고 싶을 때는 죽지 못하고, 죽고 싶지 않을 때는 죽어야 한다. 로형민의 일생은 비극이다. 회의실 안은 매우 조용해졌다. 로라는 마취제를 맞고 마비가 되어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로형민은 온몸에 독소가 가득 차서 과다출혈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지금 이 시각 한광 하이테크 입구, 강책과 한승재는 회의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다림에 지친 강책은 인상을 쓰며 회사 안을 쳐다보고 말했다. “아직도 얘기가 안 끝났나?”강책이 양자리를 쳐다보자 양자리는 곧바로 상황을 확인하러 갔다. 양자리는 회의실로 들어간 지 몇 초도 안 돼 흥분한 목소리로
오후 한 시, 모리 하이테크 회장 휴게실.강책은 로라가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약을 발라줬다. 앉아서 몸을 움직이는 로라를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로라는 옷을 여미고 강책에게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강책은 말했다. “로라 씨와 로형민 사이에 있었던 일은 완전히 해결된 셈이에요. 로라 씨도 진실을 알았고, 로형민도 하느님께 벌받아 죽었으니 로라 씨도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로라는 창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쉬고 말했다. “맞아요, 이제 걱정 없어요.” 로라는 걱정 안 한다고 말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허전했다. 로라는 사랑했던 오빠와 동생 그리고 아버지를 모두 하늘나라로 보내고 혼자 남아 매우 외롭고 쓸쓸했다. 강책은 로라에게 물었다.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됩니까?”로라는 웃으며 말했다. “계획 같은 건 없어요. 그냥 생각 없이 한 걸음씩 나아가야죠. 어차피 인수에 실패해서 어쩔 수 없어 경성을 떠나야 해요. 상처가 깊은 경성에 남아 있느니 차라리 멀리 떠나는 게 나아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경치를 보면서 마음 놓고 편히 쉴 거예요. 다시는 이런 골치 아픈 일들과 씨름하지 않을 거예요.”로라는 얼마나 절망적이길래 이런 말을 하는 걸까?강책은 물었다. “돈 필요합니까?”로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그 정도로 돈이 없지는 않아요. 강 회장님, 이번에 형민 오빠의 함정에서 빠져나왔다고 해서 영원히 무사한 것은 아니라는 거 명심하세요. 도가 집안은 여전히 강 회장님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언제든지 공격할 거예요. 폭풍우가 더 세게 몰아칠 겁니다.”강책은 말했다. “다시 한번 나를 상기시켜줘서 고마워요. 저와 도가 집안은 함께 공존할 수 없어요. 도가 집안이 저를 찾아오지 않으면 제가 찾아갈 겁니다. 저와 도가 집안 둘 중 한 쪽만 살아남을 수 있어요.”같은 시각 경성의 도가 집안 별장. 도영승은 테이블 위에 있는 컵을 ‘탁’하고 내리치고 화를 내며 말했다. “쓰레기 같은 로형민, 내 기대를 저버리다
강책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다. 로라는 강책을 애틋하게 꼬옥 껴안은 후 뒤로 물러나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감사해요. 강 회장님은 저의 마음을 움직인 처음이자 유일한 남자예요.”잠시 후, 로라는 옆에 있는 조연진에게 말했다. “아가씨 미안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다시는 경성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강 회장님 잘 잡으세요.”로라의 말에 조연진은 얼굴이 빨개졌다. 조연진은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었다. 로라는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새가 하늘을 날듯 두 팔을 벌려 비행기를 타러 갔다. 모두들 멀어져 가는 로라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지 마음이 복잡해졌다. 어떤 이는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다. 앞으로 로라와 만날 기회가 없을 수도 있고, 로라가 어디 가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도 알 수 없다. 로라가 행복하길 바란다. 강책은 비행기가 이륙한 걸 보고 나서야 공항에서 나왔다. 돌아가는 길, 조연진과 정단은 강책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특히 로라의 입술 자국이 묻은 강책의 입을 보고 두 여자는 침을 삼켰다. 두 여자도 로라처럼 강책에게 뽀뽀를 하고 싶었다. 정단은 속으로 질투했다. ‘로라, 여우 같은 계집애. 이렇게 좋은 방법을 어떻게 생각했지? 에이, 로라가 이미 써먹은 방법이니 내가 나중에 쓰면 효과 없을 거야.”정단은 돌아가는 길 내내 앞으로 어떻게 로라처럼 강책에게 뽀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이때, 조연진은 말했다. “맞다, 강 선생님. 새언니가 강 선생님이랑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다고 로라 언니 배웅해 주고 저랑 같이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새언니는 바로 기윤미이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저도 마침 기윤미 씨를 만나 뵙고 싶었는데, 같이 갑시다.”로형민이 죽은 후에는 도가 집안과 직접 대면해야 한다. 강책이 세운 계획은 조가 집안, 강가 집안과 힘을 합쳐 차근차근 도가 집안을 짓밟고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윤미와 강예리가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