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을 하며 다시 물었다.“그래도 한광 하이테크 같은 우수한 회사를 매수하려는 사람이 저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을 텐데요?” 한승재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네, 그렇습니다. 지금 많은 회사들이 저희 회사를 매수하려고 온갖 방법을 써가면서 저희 회사 내부 상황을 파악한 뒤에 가격을 깎으면서 매수하려고 달려들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그 사람들은 기술의 ‘기’ 자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강 회장님도 아무것도 모르는 외문한 기업에게 자신의 회사를 넘겨 주지는 않으실 거 아닙니까? 한광 하이테크의 신뢰는 제가 어렵게 쌓아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이 회사가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한테 매수당해서 오로지 돈의 도구로만 쓰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한승재는 진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강 회장님, 경성에서 기술 업계라고 하면 모리 하이테크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게 오늘 제가 찾아와서 매수를 부탁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한광 하이테크는 이제 더 이상 가망이 없으니, 다른 회사를 찾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강 회장님이 계신 모리 하이테크면 소원이 없습니다.” 한승재의 성실한 답변에는 전혀 꿍꿍이가 없어 보였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였다면 큰 감동을 얻었을 것이다. 특히 강책처럼 마음이 여리고, 열정적인 사람이라면 더욱 더 도울 것이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답했다.“네, 제가 매수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지금 한광 하이테크의 시장가치가 어느정도 되는 지 잘 모릅니다. 사실 저희 모리 하이테크도 도가집안을 벗어나기 위해 배상을 많이 한터라 큰 돈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한승재는 계산을 하고는 “만약 지금 시가라면 50억 정도 됩니다.” 라며 답했다. 강책은 마음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절묘한 타이밍이였다. 도국영에게 30억을 받고, 아침에 조가집안과 강 씨 집안에 각각 10억을 받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서 강예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강 회장님께서 돈이 많이 급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사실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려 급하게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50억이 필요한 거고요.” 강예리는 깜짝 놀라고는 “한광 하이테크는 꾸준하게 높은 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에요, 근데 매수를 한다고요? 문제 있는 거 아닙니까?” 라며 물었다. 옆에 있던 기윤미가 “강 회장님, 조심하세요.” 라며 말했다. 강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걱정 마세요, 별 일 없을 겁니다.” 한편, 한승재가 돌아가는 길에 로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회장님. 성공했습니다! 강책 그 놈 바보같이 한번에 걸리던데요? 한광 하이테크가 정말로 파산 위기인 줄 아는 것 같아요.” 전화기 너머로 로형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약하기로 한거야?” “네, 내일 한광 하이테크로 와서 계약서에 사인 하기로 했습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시가 50억으로, 강책이 딱 맞출 수 있는 숫자로 불렀어요. 아마 속으로는 기뻐하고 있겠죠?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 줄도 모르고 말이죠, 하하하하!” “잘했어, 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놓치 말아야 할거야. 그리고 강책 그 놈은 그렇게 쉬운 놈이 아니야. 아직 정식으로 계약하기 전에는 확실하지 않아.” “저도 알고 있습니다! 내일 끝까지 연기해서 강책이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좋은 소식 기다릴게.”통화가 끝나고 로형민의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곧이어 기쁜 마음으로 담배를 피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이때, 로라가 다가왔다.“오빠, 무슨 좋은 일 있어?” “계획이 아주 순조로워, 강책이 내일 의향 계약서에 사인하러 온데. 이제 미끼 한번 물면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할거야!” 로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책 그 새끼가 유사와 아버지를 죽이더니 이제 우리 남매 손으로 직접 복수를 할 수 있겠어. 때가 되면 실컷 괴롭힐 수 있겠어.” 라며 답했다. 로라의 반응에 로형민
한승재는 한광 하이테크의 현상황에 대해 소개했고, 시장가치를 계산하며 50억이라는 수치를 내놓았다. 이어서 한승재는 의향 계약서를 가져와 강책에게 보여주었다. 매 문장마다 한승재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계약서에서는 조금의 가식도 보이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이라면 분명히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강책은 계약서를 살피고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한 회장님께서는 정말 믿음직스러운 파트너입니다. 걱정 하지마세요,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게 되어도 회장님께서는 여전히 한광을 지키고 계시게 될겁니다.” 한승재는 감동한 표정을 짓고는 “강 회장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라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의향 계약서 작성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법적 규정으로 강책은 시가의 5분의 1인 10억을 계약금으로 선불해야하며, 매수 절차에 따라 2주 안으로 남은 돈을 지불해야한다. 2주라는 시간동안 매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계약 파기가 가능하지만 계약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계약 기간 동안 한광 하이테크는 강책에 맞춰 절차를 진행해야하며, 다른 어떠한 회사에게도 매수건을 넘길 수는 없게 된다. “베르 하이테크로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겠습니다.” 한승재는 처음 듣는 회사에 잠시 멈칫했다.“잠시만요. 회장님, 베르 하이테크라면 어떤 회사인지요? 모리 하이테크가 매수하는 거 아니였습니까?” “모리 하이테크가 매수하는 거 맞습니다. 베르 하이테크는 모리 하이테크의 종속 기업입니다. 회사의 지분 또한 모두 제 명의입니다.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한승재는 “아, 그래요?” 라며 부하에게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베르 하이테크는 강책의 소유로 밝혀졌다. 한승재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 모리 하이테크가 아니여도 크게 상관이 없었다. 모든 조사가 끝나고 한승재와 강책은 마지막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서로의 지장을 찍었다. 이제 두 회사 모두 무작정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한승재는 강책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악수를 청했다.“강
돈이 채워지니 일 실행도 훨씬 쉬워졌다. 사람들은 로형민의 지시대로 각자 분배받은 돈으로 한광 하이테크의 주식을 무작정 사들였다. 3일 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50억이라는 시가에서 80억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돈을 쓰면서 자신의 회사를 사는 것 같아보이지만, 사실 한승재는 대리 소지인으로 사실상 한광 하이테크의 회장은 로형민이기 때문이다. 한광 하이테크의 주식을 사들인다고 해도 한승재가 아닌 로형민의 주머니 안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어서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는 오르고, 다시 돈을 나눠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한광 하이테크의 주식을 사도록 지시했다. 즉, 로형민은 자신의 돈을 가지고 놀면서도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가 올라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시가가 80억까지 오르고 곧이어 130억까지 도달했다. 열흘 뒤, 시가는 몇 배로 늘어나 200억까지 상승했다. 로형민은 사람들에게 들킬까 싶어 초반에는 부하들에게 주의를 줬지만, 후반에는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계속 돈을 굴렸다. 한 순간,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는 업계에서 큰 뉴스가 되었다. 높은 가치를 자랑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상 다른 수단을 쓴 ‘빈털털이’ 라는 것은 모두가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리고 큰 돈을 들여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게 된다면 빠른 시일 안으로 주식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100억이라는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이상, 다른 회사들은 그저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리 하이테크는 달랐다. 강책은 이미 한광 하이테크에 대한 매수 의향 계약서에 사인을 한 상태였다. 만약 구매를 원하지 않는 다면 10억이라는 계약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법적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면 규정 위반으로 법에 심판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성 같은 지역에서 무작정 계약을 파기하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모리 하이테크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곳도 없었다. 이번 매수로 인해 모리 하이테크는 또 한번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
어게인 하이테크 사무실 안.로형민은 샴페인을 들고는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 “사흘 뒤에 저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겁니다! 자, 한잔 합시다!” 라며 외쳤다. 그리고 샴페인을 열어 파티같은 분위기를 즐겼다. 사람들 모두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요며칠동안 여러분들의 도움 덕에 강책을 낭떠러지까지 몰아갈 수 있겠어요. 걱정하지마세요, 만약 강책을 처리만 한다면 보너스 두둑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 특히 한승재 씨는 회사의 부회장 자리에 앉게 될 겁니다!” 한승재는 잔을 들어 로형민의 말에 답했다.“회장님의 무한한 신뢰에 감사 인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그저 회장님께서 시키신 지시대로 실행했을 뿐 입니다. 모두 회장님의 철저한 계획 덕분입니다!” 이어서 사람들은 술을 계속 퍼마시면서 분위기를 즐겼다. 잠시 뒤, 로라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곧이어 그녀에게도 술잔이 생겼다.“오빠, 대단하던데? 강책 같은 놈을 겨우 10일 안에 무너뜨리게 하고 말이야. 지금 강책은 증발 한 것 처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모리 하이테크 안에서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모양이야.” 한승재가 답했다.“무슨 수가 있겠습니까?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거겠지요.” 로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잔을 올렸다.“강책 그 놈을 꼭 처리하겠다는 오빠의 계획에 성공을 축하하며!” 사무실 전체의 분위기가 다시 한번 더 후끈 달아올랐다. 어게인 하이테크는 항상 강책에 의해 압박을 느끼고 있었기에 모두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도가집안의 별장 안.도영승과 도국영도 마찬가지로 미소를 짓고 있다. 도영승이 먼저 입을 열었다.“로형민도 대단해. 정말로 해낼 줄은 꿈에도 몰랐어, 주식공격으로 강책을 궁지에 몰아 넣다니 말이야. 간이 크지 않고서야 이 계획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도국영이 답했다.“게다가 저희에게 30억을 빌려갔다고 하지만 사실상, 단 한푼도 쓰지 않고 강책을 처리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저희도 손해는 없어요.” 두 사람 모두 기뻐했다. 강책
한편, 조가 집안 별장 안.조가 집안의 아들 조해인이 뒷짐을 지고는 로비에서 계속 왔다갔다 거렸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조해인의 아내 기윤미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당신 뭐하세요? 왜 이렇게 안절부절해요? 그리고, 좋은 소식이에요? 왜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아요.”조해인은 입술을 쭉 내밀고는 “강책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어요!” 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기윤미는 조해인을 째려보고는 “당신이 왜요?” 라며 물었다.“지금 누구라도 강책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 알고 있을 거에요. 그 놈은 분명히 자기가 싼 값에 이익을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계약했겠지만 결국 폭탄이라는 걸 깨달았을 거에요. 게다가 한광 하이테크에 로형민이 뒤에서 조종을 할 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사실, 예전에 강책이랑 사이가 별로 안 좋아서 시원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지금 강책은 조가집안이랑 같이 편을 먹고 도가집안을 상대하는 중이잖아요, 자칫하다 정말로 파산하게 되면 저희도 손해보는 거라고요! 그리고 연진이를 생각해서라도 강책을 이대로 냅둘 수는 없어요. 근데 또 다른 방법이 생각 안나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빠져나갈 생각이에요?” 기윤미는 고개를 저었다.“저도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이번 판은 이미 승패가 정해져있어요. 강책이 초반에 구매 의향 계약서를 썼을 때 부터 이미 끝난 거라고 보면 돼요. 저도 강책한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어요. 그 좋은 회사가 왜 매수를 하겠다고 강책을 찾아왔겠어요? 근데 강책은 좋은 사람하려고 억지로 계약을 하다가 이 사단이 난거에요. 아, 로형민이 강책의 약점까지 모두 파악해서 일을 저지른 거 보니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했나봐요. 이번 판은 강책이 졌어요.” “계약 파기도 안되는 거겠죠?” 기윤미가 조해인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가능하죠, 근데 만약 계약을 파기한다면 5년동안 매수금지령이 떨어져요. 그리고 머지않아 모리 하이테크는 경성을 떠나야할지도 모르고요. 이게 더 잔인할 지도 모르죠
정단은 사무실 문 앞에서 계속 발을 굴렀다. 초인종과 노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억지로 문을 열려고 해도 문 안에서 잠구는 바람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양자리가 강책에게 식사를 전해주는 시간 외에는 어느 누구도 강책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이 강책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는 지 알 수 있었다. 정단은 강책의 건강과 정신상태를 걱정하며 한편으로는 강책이 안 좋은 선택을 할까 두려웠다. 많은 회장들이 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하면 자살을 선택하듯이, 강책이 사무실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자살을 선택할까봐 초조했다. 결국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한승재와 강책의 면담을 안내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만약 강 회장님이 죽는다면 나도 같이 따라갈래.” 이때, 양자리가 남은 밥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정단은 건든 흔적이 없는 밥과 반찬들을 발견했다. 그게 강책의 심리가 불안정하여 입맛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양자리 씨!” 정단이 양자리에게 뛰어가 물었다.“강 회장님 지금 어떠십니까? 많이 불안정하시나요?” 양자리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그렇습니다.” “뭐가 그냥 그렇다는 겁니까? 양자리 씨, 저희는 강 회장님을 잘 돌봐드려야하는 의무가 있어요. 절대로 다른 일이 생기면 안된다는 겁니다. 아니면 정신과 의사라도 불러볼까요?” 양자리는 고개를 젓고는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정신과 의사를 찾는 다고 해도 저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 강책은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양자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지금은 회장님께서 혼자 회복하실때 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거에요.” 정단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강책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아내가 임신 중에 있으니, 쉽게 건드렸다가는 더 안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남은 금액을 청산하는
모두의 예상외로 강책은 멀쩡했다. 수염이 자라고, 정리 안된 모습이 아니라 깨끗한 모습으로 그들 앞에 섰다. 하지만 이 일을 겪고 얼굴에 안색은 딱히 좋지 않았다. 곧이어 양자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정단은 강책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왔다. 강책의 비서 역할을 하며 지내온 시간들을 즐겼던 그녀로써 강책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정단은 이 순간 조차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신이 참 미웠다.“강 회장님!” 정단은 눈물을 흘리며 크게 강책을 불렀다. 회사에 남은 직원들도 모두 눈물을 머금었다. 사실 이 모든 건 강책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강 회장님, 저희가 응원하겠습니다!”“포기하지 마시고, 꼭 일어나셔야 합니다.”“따가운 시선에도 넘어지지 마세요, 저희가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직원들은 강책에게 하나둘씩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꺼냈다. 강책은 옆으로 보지도 않은 채 귀가 안들리는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모두 강책이 충격 때문에 반응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를 나오고, 강책은 차에 탔다. 어떠한 사람도 데려가지 않고, 그저 양자리만이 한광 하이테크로 가는 길을 함께했다. 만약 매수를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더라면 재무부서 직원이 적어도 한명은 따라가야 했다. 하지만 단 한명도 따라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강책은 계약 파기를 결정한 것이 분명했다. 매수를 한다고 해도 결국 로형민의 돈장난에 속아 220억이라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게다가 모리 하이테크도 겨우 6-7억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270억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계약 파기가 제일 정확한 선택이다. 하지만 계약 파기로 인해 매수가 무산된다면 5년동안 매수금지령이 떨어질 것이고, 경성에서 쫓겨나 다른 곳에서 모리 하이테크를 키워야 한다. 파산은 곧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직원들 모두 로비로 달려갔다. 멀어져가는 강책을 바라보며 억울한 감정이 그들을 휘감았다. 좋은 인품을 가진 회장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