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01 - 챕터 1410

2631 챕터

제1401화 특별한 손님

그날 사건은 도시 전체를 뒤흔들었다.양수진은 성 씨 가문의 인맥을 이용해서 억지로 사건을 덮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양수는 출국했고 어린 소녀의 가정은 적지 않는 보상금을 받는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되었다.상류층 인사들에게 임양수는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었다.소은정은 경멸의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사건이 잠잠해지니까 또 돌아온 거야?”김하늘도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얌전하게 돌아온 것도 아니야. 여자친구랑 같이 돌아왔대. 군수물자 상인들과 관계가 깊은 집안의 딸이라는데 가문에는 힘이 좀 되겠지. 양수진은 언니 덕을 많이 보며 살았잖아. 아마 눈치 보는 생활도 지겨웠을 거야. 그런데 이렇게 고개를 쳐들 기회가 찾아왔으니 자랑하는 거겠지.”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군수물자 상인?”어쩐지 너무 당당하게 임양수의 귀국을 사람들 앞에 발표한다 생각했다. 이런 인맥이면 어디를 가든 환대 받을 수 있었다.일반인은 감히 접근하지도 못할 인맥이었고 그들과 인맥을 쌓은 사람들은 정계에 인맥이 있거나 해외 인사들과 접촉이 있었다는 뜻이었다.국내 일류 그룹인 SC그룹이고 소은호도 과거에 조폭들과 어울려 지냈지만 알맞은 시기에 빠져 나왔다. 너무 깊게 빠졌다가는 가문이 망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었다.휘하에 수천 명의 생계를 책임진 대그룹은 절대 그런 사업을 손에 대지 않는다.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이윤은 큰 이 사업이 오래 갈 사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SC그룹의 자산과 유명세로 이 업계에 발을 담근다고 비난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그들은 투명하고 정당한 사업만 고집해 왔다.그들은 절대 군수업에 손을 담그지 않았다.김하늘은 위스키 잔을 집어 소은정에게 건네며 말했다.“앞으로 성 씨 가문이 이 업계에 발을 들이면 아마 SC그룹이나 태한그룹도 눈치 좀 보겠어.”비록 성 씨 가문이 날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래도 손 꼽히는 기업 중 하나였다.성강희가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은 순위권에 변동은 없을 것이다.소은정은 고개를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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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막장 드라마

임양수의 옆에는 차가운 인상의 여자가 동행하고 있었다. 큰 키에 가녀린 몸매, 그리고 검은색 드레스에 빨간 입술, 무척 시크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였다.사람들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양유진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소은정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임양수가 데려온 여자는 소은정과 무척 많이 닮아 있었다.예쁘지만 차가운 분위기 속에 음침한 기운도 섞여 있었다.소은정도 뭔가 눈치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연일까?김하늘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소근거렸다.“너희 어머니 설마 쌍둥이를 출산하신 건 아니지? 내 머릿속에 자꾸 막장 드라마가 그려지잖아.”소은정이 그녀를 흘기며 말했다.“이상한 생각하지 마. 우리 엄마 딸은 나 하나야.”“그런데 왜….”김하늘이 말끝을 흐리자 소은정은 담담하면서 직설적으로 말했다.“메이크업.”그 여자는 얼핏 보기에 소은정과 아주 닮았지만 그건 그냥 분위기였을 뿐이다. 자세히 보면 그들의 이목구비는 전혀 닮지 않았다.소은정은 냉철한 분위기의 소유자였지만 이목구비는 여성스러웠고 자주 웃기 때문에 딱딱한 분위기는 없었다.하지만 이 여자는 소은정보다 더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마치 일부러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조성하려고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다.김하늘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설마 저 여자 일부러 너 따라한 거야? 우리 그냥 먼저 돌아갈까?”“어르신 생신이신데 우리가 가버리면 심정이 어떻겠어? 구석진 곳에 앉아 있더라도 자리는 지켜야지.”오늘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이었으면 돌아가도 무방하겠지만 상대는 성 씨 어르신이었다. 두 가문은 오랫동안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고 어르신은 소은정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었다.김하늘도 말실수를 느꼈는지 입을 다물었다.양수진은 오랜만에 본 아들의 볼에 연신 입을 맞추며 호들갑을 떨었다.양유진 사모님은 잠시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수습했다.임양수가 데려온 여자는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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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양유진 여사는 안나의 출현이 별로 반갑지 않은 눈치였다.그녀는 예의상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섰다.임양수가 다급히 그녀의 팔목을 붙잡았다.“이모, 저도 할아버지 좀 찾아 뵐까요? 인사도 드리고 좋은 소식도 전해야죠!”양유진 여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머뭇거리자 양수진이 언니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좋은 기회잖아, 언니. 양수 데리고 어르신께 가서 인사 드리고 회사에 출근시켜 달라고 하자. 그래야 회사에 남아서 강희도 도와주지!”양유진 여사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나중에 하자. 난 아버님이랑 일 얘기 별로 안 하거든.”“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양수 회사에 취직시킬 생각이 없는 거야? 양수도 해외에서 많이 배웠어. 강희한테 도움이 되면 됐지 방해는 안 할 거라고. 가족끼리 돕고 살아야지, 사람들이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겠어?”양 여사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난감한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보았다.평소에 도움을 주는 것도 내키지는 않아도 동생이라 모른 척할 수 없어서 계속 도와주고 있었는데 회사에 자리까지 요구하다니.양 여사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등 뒤에서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모, 저도 해외파거든요? 해외에 살다 온 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래요? 그리고 저 회사에서 누구 도움 필요 없으니 성의는 고맙지만 사양할게요!”웃으며 다가온 성강희가 양 여사를 부축하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찾으시던데 같이 가보실래요?”그제야 양 여사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버님이 연세가 드신 뒤로 성격도 까다로워지셨어. 난 먼저 가볼게.”양 여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뒤, 자리를 벗어났다.양수진은 언니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에 불쾌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언니를 탓할 수도 없었다.그녀는 안나의 손을 잡으며 너스레를 떨었다.성강희는 안나를 힐끗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고 뒤돌아섰다.임양수는 그의 태도가 불쾌했는지 다가가서 그의 팔을 잡았다.“아까 그거 무슨 표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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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포옹

한유라는 여전히 당당한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반면, 그녀에게 이끌려 온 민하준은 약간 포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지만 한유라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았다.소은정을 발견한 그녀가 이쪽을 향해 힘껏 손을 흔들었다.소은정이 김하늘과 함께 그녀에게 다가가자 한유라는 그제야 팔짱을 풀며 인사를 건넸다.“소개할게. 이쪽은 민하준 씨.”소은정과 김하늘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다 아는 사이에 왜 갑자기 소개하는 걸까? 뭔가 다른 목적이 있나?한유라는 민하준에게 친구들을 소개했다.“이쪽은 내 절친이야. 하준 씨도 몇 번 만난 적 있지? 얘가 소은정, 그리고 이쪽이 김하늘. 성강희도 있는데 어디 숨었는지 보이지도 않네….”민하준은 소은정과 김하늘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한유라가 그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하준 씨도 이제 볼일 봐. 난 친구들이랑 있을게.”민하준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소은정과 김하늘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번갈아보았다.궁금증을 참지 못한 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거야? 네 엄마는 허락하셨어?”한유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그런데 왜….”김하늘이 말끝을 흐리자 한유라가 웃으며 말했다.“매일 저 사람을 향한 마음이 커지는 것을 느꼈어. 그리고 매일 보지만 볼 때마다 달라. 그래서 오늘의 하준 씨를 너희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었거든!”소은정과 김하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닭살!한유라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어르신께 인사도 드려야 하는데 절까지 해야겠지?”김하늘이 웃으며 말렸다.“너한테 절 받다가 어르신이 되려 쓰러지시겠어. 네가 오히려 뭔가를 요구할까 봐 겁내실 것 같은데!”소은정도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맞아!”한유라는 씩씩거리며 뒤돌아섰다.“어쨌든 여기서 기다려. 곧 돌아올게.”평소 그들을 한없이 예뻐하던 어르신이었기에 인사는 필수였다.소은정은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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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어요

성강희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자리를 비켜주었다.소은정은 중심에 서 있는 전동하를 바라보았다.귀티 나는 검은색 정장에 항상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그가 오늘 따라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몰라도 그는 지금 상당히 언짢은 상태였다.전동하가 누군지 모르는 양수진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그녀는 가장 주의해야 할 상대가 박수혁뿐이라고 생각했다.이곳에 처음 온 전동하가 사람을 잘못 본 상황이었는데 군수물자 상인인 안나에게 잘 보이려고 양수진이 전동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상황이었다.“잘못 보긴 뭘 잘못 봐? 핑계도 참 저질스럽긴. 일부러 그런 거지? 오늘이 어떤 자리인 줄 알고 감히 여기까지 온 거야? 감히 안나 씨가 누군 줄 알고 건드려?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주변 사람들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었다.양수진은 쉽게 넘어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안나 앞에서 어떻게든 점수를 따고 싶었던 것이다.안나는 말없이 차가운 시선으로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성격 좋은 전동하마저 짜증이 치밀었다. 성강희에게 이런 무례한 친척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믿기지 않았다.그는 오늘 방문한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그의 눈빛에 짜증이 가득 담겼다.“말했잖아요. 그냥 사람을 잘못 봤다고요. 그리고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거든요?”“그쪽 말을 어떻게 믿어? 내가 내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 아직도 발뺌할 셈이야?”소은정은 고개를 돌리고 성강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마치 구경꾼처럼 팔짱을 끼고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야, 성강희, 좀 나서보지?”성강희가 웃으며 말했다.“내가 어떻게 감히 전 대표를 건드리겠어? 저 사람 한 마디면 온 재계가 흔들릴 텐데. 우리 이모가 멍청해서 상대를 잘못 고른 거지.”“너 동하 씨 이용해서 네 이모가 망신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지?”성강희가 살짝 굳은 표정으로 소은정을 내려다보았다.소은정은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갔다.예쁘장한 얼굴에 담담한 미소를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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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별다른 뜻 없어

“내가 무슨 틀린 말 했어?”양수진이 불만스럽게 끼어들었다.“그래서 저 여자분에게 손이라도 닿았어요?”소은정이 약간 불쾌한 목소리로 물었다.“당연히 아니죠. 머리카락도 안 건드렸거든요?”전동하는 단호하게 부인했다.“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 내가 두 눈으로 봤다니까? 어디서 발뺌이야?”그녀는 사람들이 다 들으라는 듯이 앙칼지게 소리쳤다.목 소리 큰 놈의 말이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소은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양수진에게 말했다.“사모님, 그러지 말고 경찰 부르죠?”양수진이 멈칫하며 되물었다.“경찰을?”전동하를 망신 주려고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소은정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정말 경찰이 출동한다면 연회는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그렇게까지 기분 나빠하시는데 경찰을 안 부르는 게 더 이상하잖아요? 성 씨 가문 체면도 있는데. 그리고 당사자도 여기 있으니 경찰 불러서 제대로 조사하는 게 좋겠어요.”양수진의 얼굴색이 흙빛이 되었다. 지금 거절한다면 그녀가 거짓말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하지만 경찰을 부른다면 연회는….그런 고민을 하던 찰나 줄곧 침묵을 유지하던 안나가 입을 열었다.“됐어요. 저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 이쯤하죠.”말을 마친 안나는 바로 뒤돌아섰다.양수진도 굳은 표정으로 소은정을 달랬다.“안나 씨도 그렇게 말하는데 경찰은 부르지 말자. 어르신 생신이신데 분위기 망칠 일이 뭐가 있겠어. 거기, 운 좋은 줄 알아!”말을 마친 양수진이 뒤돌아서려는 순간, 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사모님, 정말 경찰 안 부르실 거예요?”양수진이 멈칫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소은정, 이건 우리 집안 일인데 네가 간섭하는 건 좀 아니지 않니? 어르신 생신 축하하러 왔으면 얌전히 축하만 하다가 가. 소란 부리지 말고!”소은정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걸 아시는 분이 아까는 그렇게 큰소리를 내셨어요? 사람들이 모를까 봐 언성을 높인 줄 알았네요.”“너 지금 어른한테 무슨 말 버릇이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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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강 건너 불구경

양유진 여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알겠어요, 아버님. 지금 나가 볼게요.”아까는 양수진이 너무 귀찮게 해서 잠시 쉬러 들어온 건데 다시 나가게 생겼으니 그녀도 기분이 언짢았다.밖으로 나온 양 여사는 회장을 둘러보며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오늘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은 전부 재계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었고 어르신과의 친분 때문에 방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성 씨 가문은 점점 힘을 잃고 있었고 저번에도 소은정의 도움이 없었으면 회사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을 수도 있었다.그러니 양수진의 지금 처사는 우습기 짝이 없었다.그들에게 다가가던 양유진은 멀찌감치 서서 팔짱을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상황을 방관하는 성강희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아버님 귀에까지 들어갔어. 좀 조용히 하지 못해?”양유진은 다가가서 동생을 나무람했다.반면 양수진은 언니를 보자마자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갔다.“별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소은정이 계속 시비를 걸잖아!”양 여사는 소은정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잠시 침묵하던 양 여사가 다가가서 소은정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은정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대신 사과할 테니까 화 풀어. 오늘이 어떤 날인지 너도 알잖아. 오늘 지나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차갑게 손길을 뿌리쳤다.나중에 언제?오늘이 지나면 누가 이런 불쾌한 일을 다시 떠올리려 할까?양 여사는 차가운 소은정의 태도에 가슴이 철렁했다.소은정이 냉랭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양 사모님께서 제 남자친구가 귀한 손님을 추행했다고 고집을 부리시잖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들었어요. 나중에 얘기하면 오해만 커질 테니 지금 당장 해결을 보고 싶어요.”양수진은 놀란 얼굴로 소은정과 남자를 번갈아보았다.“뭐? 네 남자친구였어? 너 언제 남자친구가 생겼어? 우리 강희는 어떡하고?”그 말에 소은정은 물론이고 전동하의 얼굴까지 차갑게 굳었다.소은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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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제대로 된 사과

옆에 있던 김하늘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 사모님께서 아까 전 대표님이 여성분을 추행했다고 하셨지요. 우리 전 대표님이 일편단심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말이죠. 전 대표님이 언제 한눈을 팔았다고 그러세요? 사모님 말씀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 은정이가 바람둥이랑 만난다고 소문이 나면 SC그룹 이미지에도 타격이 클 텐데요.”그 말을 들은 양유진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동생을 바라보았다.“왜 그랬니?”양수진은 끝까지 발뺌하고 싶었지만 당사자가 옆에 있는데 계속 우겼다가는 일만 더 꼬일 것 같았다.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말했다.“오해했나 봐. 내가 잘못 본 걸 수도 있지….”“그러니까 잘못 봤는지 사실인지 CCTV 확인하자니까요? 아까 동하 씨를 대하는 태도로 보면 잘못 본 게 아닌 것 같은데요?”소은정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양수진을 쏘아보았다.시선을 회피하는 동생을 보자 양유진은 뒤늦게 상황을 이해했다.잘못 본 게 아니라 이때다 싶어 텃세를 부려본 것이었다.김하늘도 옆에서 거들었다.“CCTV 확인해 보면 끝나는 일을 왜 이렇게 질질 끌어요? 손님들도 많은데 여기서 계속 입씨름할 필요가 뭐가 있나요?”양수진은 당황한 표정으로 언니를 바라보았다.양유진은 이 상황이 어처구니 없고 화가 치밀었다.그녀는 일단 다가가서 소은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내 동생이 잘못했네. 은정아, CCTV는 확인할 필요 없겠어. 오늘 같은 날 일을 크게 만들 수는 없지 않니.”그러고는 동생을 쏘아보며 차갑게 말했다.“은정이랑 이 남자분께 사과해.”그러자 양수진이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반박했다.“사과? 내가 웃어른인데 왜 내가 사과를 해?”양유진은 화가 치밀어서 손끝이 다 떨렸다. 시댁에서 안 그래도 그녀의 친정 식구들을 반기지 않는데 양수진이 또 사고를 친 것이다.그래도 동생이라고 매번 뒷수습을 해줬지만 점점 정도가 심해지자 양유진도 버겁고 귀찮아졌다.어르신도 그녀에게 몇 번이고 동생과 거리를 두라고 경고했었다.매번 그러려니 했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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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그럭저럭

말을 마친 양수진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뻘겋게 달아올랐다.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앞에서 어린 놈에게 사과를 했으니 창피한 게 당연했다.양유진 여사는 소은정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은정아, 내 얼굴 봐서라도 남자친구 잘 달래주고 이 일은 그냥 넘어가자. 우리 가문 파티에 참석해 줘서 고마워. 기분 나빠하지 말고 즐겁게 놀다 가.”소은정은 잠시 양유진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는 전혀 불쾌한 기색이 없었다. 동생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양수진에게서 사과도 받았으니 소은정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전동하를 바라보며 물었다.“동하 씨는 이런 결과에 만족해요?”전동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는 대답했다.“그럭저럭요.”다른 사람의 사과는 사실 필요 없었다. 그가 기뻤던 건 소은정이 사람들 앞에서, 그것도 친한 친구의 가족 앞에서 그를 대신해서 화내주었다는 사실이었다.이는 그녀의 마음에 그의 자리가 점점 굳건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소은정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렇다면 오늘 일은 이쯤하죠. 하지만 사모님은 앞으로 눈치 좀 챙기셔야겠네요.”약간 무례한 그녀의 발언에 양수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하지만 티를 낼 수도 없고 싸워서 이길 수도 없으니 뭐라 할 수 없었다.저번에 소은정이 성 씨 가문을 도운 뒤로 어르신은 앞으로 소 씨 가문의 은혜를 평생 기억하고 무슨 일이 생겨도 그들에게는 양보하라고 지시했다.소은정은 양수진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전동하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가요. 저랑 어르신 뵈러 가요.”전동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떠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양수진은 씩씩거리며 그들을 쏘아보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김하늘이 넌지시 지켜보고 있었다.그녀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지어졌다.양유진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성강희를 흘겨보았다.“그렇게 구경하니까 좋아?”성강희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구경하는 것 외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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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그렇게 좋아요?

양유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너도 그만해. 내 말을 듣는 애였니? 아버님이 가장 아끼는 아이니까 쟤가 한 말이 아버님의 뜻이야.”“언니, 그게 무슨 뜻이야? 나랑 선이라도 긋겠다는 거야? 나 언니 동생이야!”조급해진 양수진이 다급히 말했다.“그냥 공개적인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 것뿐이니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것 없어.”말을 마친 양유진도 걸음을 돌렸다.양수진은 끝까지 뒤쫓아가며 매달렸다.“그럼 양수 취직은 어떻게 되는 거야? 걔 강희 도우려고 일부러 해외에서 귀국했다고.”양유진의 얼굴에도 짜증이 치밀었다.“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너도 봤겠지만 지금 아버님은 강희만 믿잖아. 내 말은 듣지도 않아.”“그럼 우리 양수는 어떡해?”“일단 다시 해외로 돌려보내. 거기서 잘 지냈잖아. 왜 돌아온 거야?”양수진은 뭔가 할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으로 언니를 바라보다가 걸음을 멈추었다.한편, 소은정은 전동하의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들고 그의 표정을 살폈다.그러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그녀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렇게 좋아요?”전동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당연하죠. 너무 기분이 좋은걸요.”“욕을 먹고도 기분이 좋을 정도면 잘못 알아본 그 여자분이 꽤 마음에 들었나 봐요?”전동하는 눈을 깜빡이다가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갔다.“그 여자는 잘 모르겠지만 은정 씨가 너무 사랑스러워서요.”그러자 소은정이 눈매를 치켜올렸다.“그래요?”“아까 은정 씨 화내는 모습 처음 봤어요. 너무 예쁘더라고요. 예뻐서 숨막힐 것 같았어요.”그의 부드러운 음성이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아닌 척하지만 어느새 소은정의 귓가가 빨갛게 상기되었다.“무슨 그런 말을 해요?”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걸음을 재촉했지만, 남자는 끈질기게 다가와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전동하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순간 소은정의 뇌리에 스치는 사람이 있었다.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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