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81 - 챕터 1390

2631 챕터

제1381화 아직도 사귀는 건가?

아직 쌀쌀한 날씨에 임춘식은 몸을 살짝 떨었다.뭐야? 왜 아직도 안 내리는 거지?궁금함에 임춘식이 차 안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비굴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전동하와 진지한 표정의 소은정.마치 대표님에게 아부를 하는 신입 직원 같기도 했다.오, 재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네?방금 전까지 조금 으슬으슬했던 몸이 사르르 녹아내렸다.내가 아는 소은정 대표라면 지금쯤 주제를 알라며 따귀 정도는 날려줘야 할 텐데...제발 때려라... 그럼 이렇게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을 것 같으니까...하지만 다음 순간.잔뜩 화 난 표정으로 전동하의 얼굴을 꽉 쥔 소은정은 그의 볼에 거친 뽀뽀를 해주었다.그 순간, 뽀뽀를 받은 전동하도 이 모습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임춘식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허? 이게 뽀뽀야?이건 그냥 물어뜯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전동하와 달리 임춘식은 눈이 썩는 듯한 기분이었다.하, 소은정한테 저런 면도 있었나? 너무... 적극적이잖아.한편, 전동하가 잔뜩 억을한 표정으로 볼을 닦아내려던 그때, 소은정이 그의 팔을 잡았다.“닦지 말아요. 내가 집에 갈 때까지 이 모습 그대로여야 해요. 안 그럼... 알아서 해요.”하, 이별의 키스를 원한다고 했지? 그렇다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주지.풉, 지금 화내는 거야?전동하가 웃음을 터트렸다.그런데 은정 씨 어떡하죠? 이러는 은정 씨 모습도 너무 귀여워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별의 키스는 꼭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네. 절대 안 지울게요.”전동하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볼에 남은 선명한 자국을 다시 확인한 뒤에야 소은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한편, 밖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임춘식은 그저 의아할 따름이었다.뭐지... 열애 중인 건가? 아니면 곧 헤어질 위기인 건가? 헷갈리네.생각을 마친 임춘식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혹시... 봤으려나?차에서 내린 소은정이 성큼성큼 건물로 들어가고 임춘식이 부랴부랴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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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오랜만이야

하지만 그의 질문에 소은정은 씩 입꼬리를 올렸다.“생각보다 동하 씨한테 관심이 많으시네요? 이럴 거면 그냥 아까 직접 물으시지 그러셨어요?”소은정의 반박에 임춘식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그거야 그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훔쳐보는 데 정신이 팔렸으니까요...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두 사람은 어느새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하지만 소은정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문 앞에 서 있기만 했다.난 평생 문 같은 건 직접 열어본 적 없어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임춘식이 결국 먼저 문을 열어주었다.참... 가끔씩 잔인할 정도로 무섭지만... 이럴 땐 진짜 공주님 같단 말이지. 하지만 사무실로 들어간 소은정은 이미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누군가를 발견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오랜만이네...이제 4년도 채 지나지 않은 일인데 박수혁과 결혼했던 게 마치 전생에서 일어난처럼 느껴졌다.한편, 그녀를 발견한 박수혁 역시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녀를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는 그의 모습에 소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그와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를 선택했다.묘한 분위기를 느낀 임춘식은 그제야 방금 전 그의 제안에 왜 박수혁이 응하지 않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두 사람이 서로 뽀뽀하고 안기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고 싶진 않았겠지.신경 쓰여서 죽겠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있는 저 표정 좀 봐...박수혁, 당신도 진짜 피곤하게 산다.잠시 후, 화상 통화가 연결되었다.유럽풍 건물이 스크린에 나타나고 잔뜩 흥분한 표정의 직원이 입을 열었다.“임 대표님. 지금 저희는 마지막 작업만 앞두고 있습니다. 이곳은 이 근처에서 차량 유동량이 가장 많은 구역입니다. 저희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모든 시민들에게 저희의 자율 주행 기술이 얼마나 완벽한 지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AI의 반응속도는 인간의 150배 가량으로 그 어떤 긴급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이때 직원이 카메라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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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사고 때문에

한편, 차량은 여전히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차량 막힘, 앞차량의 속도가 너무 느린 등 여러 “사고”가 있었으나 AI는 이런 상황을 모두 분석하여 다른 차선으로 옮기는 등 사람 못지 않은 센스를 보여주었다.이때, no people은 천천히 사거리 신호등 앞에 멈춰섰다.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전 스타일 때문일까?그 뒤를 따르던 차량의 운전자의 마음이 급해졌는지 갑자기 액셀을 밟기 시작했다.뒤차량의 속도를 분석한 no people가 속도를 약 20% 올린 그 순간, 인도에 갑자기 5, 6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나타났다.자율 주행 시스템의 반응속도는 1초, 하지만 장애물과의 거리가 3m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그런데 지금 여자아이와 차량이 떨어진 거리는 겨우 0.5m 가량, 인간이 운전대를 잡았다면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방금 전까지 여유롭던 운전자 역시 창백해진 얼굴로 직접 브레이크를 밟으려 했지만 그의 반응속도가 AI를 따라갈 리가 없었다.방금 전까지 화기애애하던 차량 안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리고...안 돼. 이건 무조건 부딪힐 거야.절망감에 모두가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차량이 천천히 멈춰섰다.관성에 의해 차 안에 앉은 사람들의 몸이 살짝 앞으로 쏠렸지만 부상은커녕 큰 충격마저 느껴지지 않았다.심지어 조수석에 앉은 직원의 손에 들린 커피도 그대로일 정도로 부드러운 정차였다.네 사람이 여전히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던 그때, 여자아이의 엄마가 아이의 손목을 홱 잡아당긴 뒤 그들을 향해 미안하다는 듯한 미소를 전했다.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사고가 원만히 회복되고 차량은 다시 천천히 움직이며 신호등을 통과했다.그리고 결국 신호등에 걸리고 만 뒤차량 운전자가 거칠게 핸들을 내리쳤다.“뭐야! 왜 이렇게 꾸물거리는 건데!”도로가 다시 평화를 되찾고 소은정 임춘식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단 2, 3초 사이에 소은정의 손은 식은땀으로 흥건해진 상태였다.만약 사고가 일어났다면 프로젝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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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비교 불가

잠시 후, 차량이 목적지에 도착했다.레이싱 모드에 맞게 AI 시스템은 섀시 높이를 조절했다.레이싱장에 들어서니 차량의 고급스러움이 더 부각되었다. 모든 걸 뒤삼킬 것 같은 블랙홀 같은 컬러가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운전석에 앉은 직원과 모든 데이터를 기록해야 하는 테스트 담당직원을 제외하고 다른 두 사람이 차량에서 내렸다.레이싱장, 레이싱카들은 자신이 이 구역의 최강자라는 걸 과시라도 하 듯 으르렁거리는 엔진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유독 no people만은 침착한 모습이었다. 화려하게 코팅된 레이싱차들 사이에서 no people은 거의 0에 가까운 존재감이었지만 그 모습이 결코 약해 보이진 않았다.오히려 자신의 실력으로 모든 걸 증명하겠다는 듯 이상하리만치 자신만만한 느낌이었다.역시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던 운전석 직원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오늘 레이싱의 역사가 새로 쓰여지게 될 것입니다.”마치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듯 자신만만한 미소였다.한편, 사무실.박수혁을 향해 고개를 돌린 임춘식이 미소를 지었다.“레이싱에 있어선 박 대표님도 전문가가 아니십니까? 박 대표님이 소유하고 있는 그 차량과 비교하면 어떻죠?”박수혁이 소유하고 있는 레이싱카는 그와 함께 대회에서 3회 연속 우승이라는 성과를 따냈지만 지금은 이미 은퇴하고 차고에서 먼지만 들이마시고 있는 상황이었다.성능만 본다면 박 대표 차 정도는 돼야 no people과 비교가 될 것 같은데...임춘식의 말에 눈썹을 치켜세운 박수혁이 날카로운 눈동자로 no people을 훑어보기 시작했다.“비교 불가죠.”비교 불가?깔끔한 평가였지만 임춘식은 그의 차량이 더 좋다는 건지 아니면 no people이 더 낫다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박수혁의 차가운 표정에 더 캐묻지 못하고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오늘의 경기는 레이싱 트랙이 아닌 야외에서 진행되었고 주최측은 마니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명 “악마의 길”이라고 불리는 산을 선택했다.좁은 도로폭, 조금의 실수로 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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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2억

정교한 AI 시스템이 도로의 전체적인 상황을 분석해 가장 완벽한 솔루션을 계산해 냈다. 바위를 비롯한 장애물, 가파른 길, 뒤 차량의 추월 등 모든 상황을 분석한 no people은 여유로운 자신만의 질주를 이어가고 있었다.하지만 소은정은 걱정이 되지도 기대가 되지도 않았다.이 경기에서 no people가 우승할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레이싱은 인간이 스릴을 즐기기 위해 개발된 스포츠다. 비록 기술적인 부분도 큰 영향을 차지한다고 해도 자율주행은 레이싱 업계를 뒤흔들 수 없을 것이다.만약 AI에게 운전대를 맡긴다면 우승을 거두었을 때 그건 선수 개인의 영예일까 아니면 AI의 영예일까?이런 우승을 거둔 선수가 과연 진정으로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물론 답은 아니다일 것이다.반면, 박수혁은 또 다른 이유로 경기 영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소은정이 커피를 마시려던 그때, 왠지 집요한 시선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에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역시나, 박수혁이 차가운 눈동자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복잡한 감정이 가득 담겨있는 듯 하면서도 아무 감정도 들어있지 않은 것 같은 묘한 눈동자에 소은정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한편, 이때가 기회라는 듯 계산 결과가 나온 걸까? no people은 어느새 추월모드를 개방해 앞을 달리고 있는 차량들을 뒤로 재치고 있었다.야생의 거친 매력이 포인트인 레이싱에서 no people은 너무나 조용했고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으므로 다른 선수들도 처음엔 no people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었다.운전자도 이름 한 번 들어보지 못한 노네임드고 차량 자체도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으니까.하지만 경기 중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no people이 드디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이제 no people 앞에 있는 차량은 단 두 대.1위인 차량은 선수의 스킬과 노련함이 영상을 통해서도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완벽한 주행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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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챔피언에게 져버렸네

이대로라면 no people가 1위 차량을 추월하는 건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1위 차량 레이서도 드디어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기 시작했다.저 지구력과 스피드, 보통 내기가 아니네...다음 순간, 도로의 폭이 확 넓어지고 no people가 조용히 속도를 높였다.추월을 코앞에 둔 그때, 1위 차량이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no people기 왼쪽으로 움직이면 1위 차량도 왼쪽으로, no people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1위 차량도 오른쪽으로 향했다.AI 자율 주행의 가장 큰 장점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수치를 분석하고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따른 최적의 결과값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하지만 얼핏 완벽해 보이는 AI에게도 아주 큰 단점이 있었다.바로 승부욕이 없다는 것이었다.계산 능력은 압도적이지만 적어도 현단계의 AI는 자주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즉, 운전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왜 운전을 하는지 왜 이겨야 하는지를 능동적으로 생각할 수 없으며 그저 닥친 상황에 따라 대응을 할 뿐이다.마지막 100m를 남겨두고 1위 차량은 드디어 미꾸라지식 주행을 멈추었다. 기회를 잡은 no people가 속도를 올리려던 그때, 1위 차량은 미친 듯이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목적지의 바로 앞쪽은 수백미터 낭떠러지인 벼랑,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 속도를 높여야 하면서도 떨어지지 않기 위해 감속할 준비도 충분히 해야 한다는 걸 의미했다.하지만 1위 차량은 마치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는 듯, 오늘 대회의 우승만 거둘 수 있다면 저 벼랑 밑으로 추락해도 좋다는 듯 미친 듯이 질주를 이어갔다.드론을 통해 전달되는 영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주먹을 꽉 쥐기 시작했다.1위 차량의 질주와 스킬은 레이싱 매니아들의 피를 뜨겁게 끓게 하기에 충분했고 그의 엔진 소리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신경을 흔들었다.1위로 결승점을 통과한 차량이 벼랑과 약 2m 정도 거리를 남겨두고 드디어 멈춰섰다.차량이 멈춰설 때까지 숨을 죽이고 있던 관객들이 다음 순간 미친 듯이 포효하기 시작했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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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처참한 패배

한편 회의실.임춘식이 초상 맞은 듯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다.“이럴 수가...”분명 그가 이길 수 있었다. 그 흰색 차량이 미친 듯이 달리지만 않았다면 분명 그의 승리였을 텐데...반면 소은정은 이 결과를 진작 예상하고 있었던지라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AI에게 자주적인 정신력을 부여하지 않는 이상 그들은 인간의 승부욕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의 대뇌는 AI 시스템처럼 민첩한 반응은 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단 한 번의 경기 결과를 위해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승부욕과 뜨거운 심장이 있다.커피를 한 모금 마신 소은정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2억. 입금하는 거 잊지 마요.”말을 마친 소은정이 핸드백을 챙기고 일어섰다.테스트는 나름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렀다. 비록 레이싱에선 1위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재미 요소를 위해 임시로 끼워넣은 것뿐.적어도 현단계 AI 자율 주행이 갖추어야 할 요소는 모두 갖추었으니 레이싱 경기에서 졌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임춘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대표님, 식사 같이 하시죠. 어차피 저도 곧 퇴근시간이고요.”그리고 고개를 돌린 임춘식이 박수혁을 향해 끊임없이 눈을 깜박였다.뭐 박수혁은 그런 임춘식의 호의 따윈 중요하지 않다는 듯 여전히 무표정한 모습이었지만 말이다.소은정도 한 발 더 앞으로 나가며 손을 저었다.“아니에요. 전 집에 가서 먹으려고요.”한편, 임춘식은 꼼짝도 하지 않는 박수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아니,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고?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소은정의 손이 문고리에 닿으려던 순간,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박수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내일 성 회장 생일 파티라던데. 너도 갈 거야?”오호... 한 수 남겨두고 있었던 거야?흥미진진한 상황에 임춘식이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박수혁의 질문에 소은정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가야지. 친할아버지 이상으로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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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내가 갈게요

두 사람의 묘한 스킨십을 바라보고 있자니 박수혁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질투라는 감정이 미친 듯이 치고 올라왔다.걷잡을 수 없이 몰려드는 어두운 면을 그저 개방하여 쥐도 새도 모르게 전동하를 죽여버릴까 생각도 했었다.그런데 그 다음엔?두 사람이 가장 사랑하고 가장 뜨거울 때 전동하를 제거한다면 전동하는 죽은 연인으로서 영원히 소은정의 가슴에 남게 될 것이다.그렇게 전동하가 영원히 소은정에게 특별한 존재로 남게 될 걸 생각하면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아니지... 널 그렇게 만들어줄 순 없어. 그거야말로 내 진정한 패배니까.......한편,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 동안 애정행각을 벌였고 만난 지 5분이 넘어서야 차량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소은정의 시야에 미칠 듯이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는 박수혁의 모습이 들어왔다.하지만 그녀가 의아함을 느끼기도 전, 입금 문자가 도착하고 방금 전 짧은 눈맞춤은 잊은 듯 소은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오호, 생각보다 빠릿하게 움직여줬네?“뭐가 그렇게 좋아요?”그런 그녀를 힐끗 바라보던 전동하가 물었다.“돈 땄으니까 당연히 기쁘죠.”“누구 돈이요?”“임춘식 대표요.”“은정 씨가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거 보면 나름 꽤 많이 땄나 봐요?”“2억이요. 자, 우리 외식해요, 오늘!”“집에 밥 다 해놨단 말이에요. 다음에요.”전동하의 대답에 소은정이 눈이 커다래졌다.“그렇게나 빨리요? 회사로 간 거 아니었어요?”“별 큰일이 아니었거든요. 전화로 해결했고 난 바로 장 보러 갔었어요.”“와... 진짜 현모양처 그 자체네요.”소은정이 진심으로 감탄했다.그리고 조금 망설이던 소은정이 한 마디 덧붙였다.“마이크 키우면서 이렇게 된 거예요?”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장난기를 느낀 걸까?혀를 차던 전동하가 운전 중에 소은정을 힐끗 바라보았다.“놀리지 말아요. 오늘 저녁에 혼나고 싶지 않으면.”전동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지만 소은정도 쉽게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었다.“본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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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이별 위기

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은 한유라뿐만이 아니었다.김하늘, 성강희, 박우혁까지 일렬로 서 있었다.역시 전동하가 문을 열 거라는 건 예상치 못했는지 다들 흠칫했고 그중에서 그나마 빨리 정신을 차린 김하늘이 안쪽으로 들어오며 입을 열었다.“전 대표님도 계셨어요? 그럴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그 뒤를 따른 한유라도 거들었다.“그러게요.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반면 성강희는 그를 힐끗 바라보다 코웃음을 친 뒤 집안으로 들어갔다.죄책감은커녕 지금 이 장소에 전동하도 있다는 게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다.그리고 박우혁은 그를 한참 바라보다 성강희에게 속삭였다.“두 사람 아직 안 헤어졌어요?”그 질문에 성강희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니까. 아마 곧 헤어지지 않을까?”대놓고 앞담화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전동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다 들립니다.”“알아요.”성강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난 우리 은정이 절친이자 한때 은정이를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기도 하다고. 전동하의 도발 따위 두렵지 않아.전동하 당신은 우리 은정이랑 헤어지면 남남이지? 난 평생 우리 은정이 친구일 거거든?박우혁이 가식적인 표정으로 전동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처음 댁에 찾아뵙는 건데 선물 하나 안 챙기고 죄송합니다.”하지만 말과 달리 안쪽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에는 죄책감 따위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당당했다.주위를 둘러보던 네 사람의 시야에 베란다에 있는 소은정의 모습이 들어오고 인기척을 느낀 소은정이 그들을 향해 식지를 내보였다.아, 일 얘기 중이구나.소은정의 제스처를 바로 캐치한 그들이 고분고분 식탁 앞에 앉았다.한편 이 상황에 가장 머리가 아픈 건 바로 전동하였다.휴, 어쩌겠어. 여친 절친은 달래라고 있는 존재인걸...그는 비서에게 식자재를 좀 더 구매하라고 분부한 뒤 술 냉장고에서 술 몇 병을 꺼냈다.순간 성강희의 눈이 반짝였다.“샤또 디켐이네요? 오,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술은 은정이한테도 아까워서 못 주는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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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국민 바람남

곧이어 소은정의 시선이 박우혁에게 향했다.김하늘, 성강희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박우혁은 일 때문에 바쁠 텐데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지?“대스타님, 요즘은 한가하신가 보네요.”소은정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박우혁이 싱긋 웃었다.“왜 안 바쁘겠어. 나 지금 제작자로 일하고 있는데... 연예계 바닥도 참... 답답하더라. 인기 많을 땐 다들 다가오더니 조금 시들해지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뒷담화나 하고 말이야.”“왜? 왜 널 욕하는데?”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말하자면 길어...”전동하를 도와 식탁에 음식을 내려놓던 김하늘이 싱긋 웃었다.“왜겠어. 우혁 씨가 출연 중인 예능에서 한 여자 연예이랑 비공식 커플 같은 관계로 있었다가 다른 여자 연예인을 병원에 데려다주는 사진이 찍혔거든. 지금 완전 바람둥이라고 욕 제대로 먹고 있지 뭐.”저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수척해진 얼굴의 박우혁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프로그램에서 서로 놀리고 장난치는 건데 그걸 진짜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진짜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난 그 여자랑 무슨 사이라고 단 한 번도 인정한 적 없어. 다들 그냥 스스로 상상해 낸 거라고.”팬들은 조금의 빌미만 보여도 사귀는 것 같다면서 온갖 증거를 짜깁기하는 능력이 아주 특출한 단체였다.그래서 요즘 남자 연예인들은 아무리 예능이라도 여자 연예인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관례처럼 전해지고 있었다.관객의 기대가 높아질 수록 리스크도 더 커지니까.반면, 박우혁과 엮인 그 여자 연예인은 신인이라 노출 포인트를 단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그래서 내키진 않았지만 다들 이 바닥에서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기에 침묵으로 묵인했다.그런데... 그저 몸이 불편한 다른 여자 연예인을 병원에 데려다주는 모습이 사진 찍히며 여론은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거의 국민 바람남으로 낙인찍혀버린 박우혁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일낙천장.뭐라고 해명을 하려고 해도 그럼 왜 진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냐며.지금 사고가 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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