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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막장 드라마

임양수의 옆에는 차가운 인상의 여자가 동행하고 있었다. 큰 키에 가녀린 몸매, 그리고 검은색 드레스에 빨간 입술, 무척 시크하고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였다.

사람들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양유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소은정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임양수가 데려온 여자는 소은정과 무척 많이 닮아 있었다.

예쁘지만 차가운 분위기 속에 음침한 기운도 섞여 있었다.

소은정도 뭔가 눈치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연일까?

김하늘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소근거렸다.

“너희 어머니 설마 쌍둥이를 출산하신 건 아니지? 내 머릿속에 자꾸 막장 드라마가 그려지잖아.”

소은정이 그녀를 흘기며 말했다.

“이상한 생각하지 마. 우리 엄마 딸은 나 하나야.”

“그런데 왜….”

김하늘이 말끝을 흐리자 소은정은 담담하면서 직설적으로 말했다.

“메이크업.”

그 여자는 얼핏 보기에 소은정과 아주 닮았지만 그건 그냥 분위기였을 뿐이다. 자세히 보면 그들의 이목구비는 전혀 닮지 않았다.

소은정은 냉철한 분위기의 소유자였지만 이목구비는 여성스러웠고 자주 웃기 때문에 딱딱한 분위기는 없었다.

하지만 이 여자는 소은정보다 더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마치 일부러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조성하려고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김하늘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

“설마 저 여자 일부러 너 따라한 거야? 우리 그냥 먼저 돌아갈까?”

“어르신 생신이신데 우리가 가버리면 심정이 어떻겠어? 구석진 곳에 앉아 있더라도 자리는 지켜야지.”

오늘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이었으면 돌아가도 무방하겠지만 상대는 성 씨 어르신이었다. 두 가문은 오랫동안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고 어르신은 소은정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김하늘도 말실수를 느꼈는지 입을 다물었다.

양수진은 오랜만에 본 아들의 볼에 연신 입을 맞추며 호들갑을 떨었다.

양유진 사모님은 잠시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수습했다.

임양수가 데려온 여자는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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