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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어요

성강희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자리를 비켜주었다.

소은정은 중심에 서 있는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귀티 나는 검은색 정장에 항상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그가 오늘 따라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몰라도 그는 지금 상당히 언짢은 상태였다.

전동하가 누군지 모르는 양수진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녀는 가장 주의해야 할 상대가 박수혁뿐이라고 생각했다.

이곳에 처음 온 전동하가 사람을 잘못 본 상황이었는데 군수물자 상인인 안나에게 잘 보이려고 양수진이 전동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잘못 보긴 뭘 잘못 봐? 핑계도 참 저질스럽긴. 일부러 그런 거지? 오늘이 어떤 자리인 줄 알고 감히 여기까지 온 거야? 감히 안나 씨가 누군 줄 알고 건드려?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주변 사람들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양수진은 쉽게 넘어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안나 앞에서 어떻게든 점수를 따고 싶었던 것이다.

안나는 말없이 차가운 시선으로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성격 좋은 전동하마저 짜증이 치밀었다. 성강희에게 이런 무례한 친척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믿기지 않았다.

그는 오늘 방문한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

그의 눈빛에 짜증이 가득 담겼다.

“말했잖아요. 그냥 사람을 잘못 봤다고요. 그리고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거든요?”

“그쪽 말을 어떻게 믿어? 내가 내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 아직도 발뺌할 셈이야?”

소은정은 고개를 돌리고 성강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마치 구경꾼처럼 팔짱을 끼고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야, 성강희, 좀 나서보지?”

성강희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감히 전 대표를 건드리겠어? 저 사람 한 마디면 온 재계가 흔들릴 텐데. 우리 이모가 멍청해서 상대를 잘못 고른 거지.”

“너 동하 씨 이용해서 네 이모가 망신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지?”

성강희가 살짝 굳은 표정으로 소은정을 내려다보았다.

소은정은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예쁘장한 얼굴에 담담한 미소를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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