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68화

이유영이 저에게 복수를 하려고 선택한 길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그래도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는 건 강이한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차에 올라탄 강이한은 한숨만 쉬고 있어 좁은 공간의 분위기마저 침울하기 그지없었다.

이시욱은 그런 제 상사를 보다가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듯 고개를 돌렸지만 그 심란한 마음을 또 어지럽히기는 싫어서 결국 입을 다물었다.

강이한은 지금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끝내 이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하고도 야속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강이한은 다급히 말을 꺼냈다.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는 거야?”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묻는 강이한에 이유영의 호흡도 무거워졌다.

핸드폰 하나를 사이 두고 들려오는 불안정한 호흡은 강이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둘 사이에는 늘 그렇듯 팽팽한 긴장감이 오가고 있었다.

“들었나 보네 이미.”

“다 알았으면서 왜 또 박연준 그 자식이랑 같이 다니는 거야?”

한 사람의 인생을 직접 계획하고 10년 동안이나 이용한 사람과 다시 손을 잡는 이유영을 강이한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어낼 수도 없어 더 어려운 사람이 바로 박연준이었고 10년의 계획도 성공시킨 그가 또 무슨 짓을 꾸미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강이한은 이유영을 그에게서 떼어놓고 싶었다.

“내가 누구랑 손을 잡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이유영!”

강이한은 숨을 몰아쉬며 언성을 높였다.

이유영이라는 이름 세글자뿐이었지만 강이한이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또 이유영에 대해 얼마나 실망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는 말투였다.

“네가 보낸 물건들은 다 버렸어. 그리고 우리 월이 앞으로 보낸 자산들은 진우 시켜서 처리하고 있으니까 곧 다시 너한테 돌아갈 거야.”

여전히 냉기가 서려 있는 이유영의 말에 숨이 막혀오던 강이한은 이제는 심장 언저리까지 아파왔다.

“그거 월이한테 주는 거야.”

“네 딸 아니니까 잊어.”

강이한이 무슨 말을 해도 이유영의 태도는 변함없이 차가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