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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엔데스 명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나도 그러고 싶어. 근데 네 아내한테 묶여서 그럴 시간이 없었던 걸 어떡해.”

자초지종을 모르는 사랑은 이 말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지현우는 엔데스 명우를 보더니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분위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하지만 이내 지현우가 얘기했다.

“두 사람이 무슨 원한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남몰래 숨을 돌렸다.

원한?

“정말 우리 둘 사이에 원한만 있을 줄 알아?”

“그게 뭐든 간에 나랑은 큰 관계가 없어.”

“관계가 없다고?”

“당연하지. 형이 뭘 하든지, 그 사람이 내 아내라는 것만 기억하면 돼.”

그렇게 얘기하는 지현우의 말투는 형제간의 대화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딱딱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그 말을 듣고 긴장해서 심장이 빨리 뛰었다.

원한이라는 키워드부터 시작해서 뒤이어지는 말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차가운 말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둘 다 웃고 있었지만 보고 있는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지는 웃음이었다.

...

소은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아무리 설유나가 엔데스 명우 때문에 어디고 갔든지, 소은지는 지현우의 힘으로 쉽게 설유나를 찾을 수 있었다.

엔데스 명우가 열심히 뭘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혹은 그가 설씨 가문 자매에게 드러낸 감정이 약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마치 지현우처럼... 두 사람 사이의 원한일지도 모른다.

바로 설선비 때문에 일어난 원한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일도 설유나 때문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시작은 엔데스 명우가 했으나 끝은 그가 맺고 싶다고 해서 맺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엔데스 명우가 소은지의 차가운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어떤 신분이라도, 어떤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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