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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이유영이 박연준의 실체를 알았을 때, 박연준은 머릿속이 너무나도 복잡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자만 이유영이 돌아서는 순간, 박연준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용당하더라도 이유영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강이한이 차가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

그는 이유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은 마치 추운 설산과도 같아서 뼛속까지 시렸다.

“이유영, 나랑 가자.”

강이한이 강압적인 태도로 얘기하면서 손을 뻗었다.

이유영은 그제야 강이한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 순간 강이한이 마주한 이유영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가웠다.

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예전에 이유영에게 있어서 이 손은 아주 따뜻하고 그녀에게 미래를 가져다주는 손이었다.

예전의 그녀는 강이한을 아주 믿었었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것이 완전히 변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면서 느껴지는 부담감에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그러더니 이유영이 웃었다.

강이한의 손을 잡지 않고 오히려 박연준에게 기대면서 얘기했다.

“강이한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사람들이 다 보는 곳에서, 게다가 제 약혼자가 보는 앞에서 이러는 건 선을 넘지 않았어요?”

“...”

“이러면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잖아요.”

비꼬는 듯한 말투에 강이한은 심경이 뒤틀렸다.

“이유영!”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 박연준의 약혼녀?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무리 정국진의 딸이라고 해도 그렇지...’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유영의 계획이었다.

서주는 파리와 달랐다. 청하시와도 다르다.

서주는 그녀가 알고 있는, 가장 혼란스러운 곳이다. 그녀는 이 심연 같은 곳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

예전에는 강이한이 이유영의 곁에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강이한은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지 않았다.

강씨 가문이 이유영을 좋아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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