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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엔데스 명우는 마치 어두운 저녁 길을 거니는 맹수처럼, 매 발짝이 다 사람의 가슴에 짓밟았다. 그의 타고난 압박감은 다가올수록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

엔데스 명우가 이유영에게 접근하려던 찰나, 루이스는 이유영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대표님!”

루이스는 이유영을 자기 몸 뒤에 놓고 그녀를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그 어느 때보다 강인하게 제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선 채, 추호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루이스가 지금 자기 대신 엔데스 명우의 앞을 가로막겠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엔데스 명우는 자기 눈앞에 장애물이 하나라도 있는 것 참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엔데스 명우는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살며시 이유영의 턱을 치켜들면서 살살 어루만졌다. 그에게서는 향이 좋은 상쾌한 냄새가 났는데 치명적인 위험을 갖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 대표 나에 대해 아주 잘 아네요?”

엔데스 명우의 목소리에는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이유영이 듣기에 그 웃음은 아주 아이러니하기 그지없었다!

엔데스 명우가 틀렸다. 이유영이 그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전 파리의 사람들이 다 그를 잘 알았다.

이유영은 가슴이 벌렁벌렁 미친 듯이 뛰었다.

“당신은 뭘 원하는데요?”

“저랑 같이 떠나죠. 그럼,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안전할 거예요. 어때요? 좋은 제안이죠?”

‘좋은 제안이라고? 이 사람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엔데스 명우를 보는 이유영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유영 눈빛의 변화를 감지한 엔데스 명우는 입가에 아주 싸늘하고 위험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 여자 친구네요. 성격이 똑같네요.”

“...”

‘그 여자, 은지!’

아무리 지금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크다고 해도, 소은지 얘기가 나오자, 이유영 눈 밑의 살벌함은 몇 푼 더 짙어졌다.

눈앞의 요염한 용모를 보며 이유영은 거의 이를 갈았다.

그리고 이 순간, 이유영도 소은지가 이 남자 앞에서 도대체 어떤 이유로, 어떤 고생을 겪었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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