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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문을 박차고 나간 엔데스 명우 때문에 거대한 소리가 났다.

소은지의 모든 가면은 이 순간에 모두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넋 나간 인형처럼 제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소월은 들어오면서 소은지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아가씨, 여섯째 도련님과 대드시면 손해 보는 건 아가씨입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소은지의 턱에 생긴 빨간 자국들을 보면서 소월의 눈에는 괴로움과 가련함이 생겼다.

그러나 소월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매번 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에게 대들 때, 결국 손해 보는 건 소은지 자신이었다.

소은지는 입가에 쓴 미소를 지으면서 되물었다.

“그럼, 소월 씨는 내가 그 사람에게 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빌면? 빌면 그 결과는 더욱 안 좋았다.

그동안 소은지가 맡았던 재판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중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었다. 엔데스 명우처럼 도도하게 남의 어깨 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이란 게 전혀 없었다.

자기의 연약함으로 그들 마음이 약해지기를 바라는 건 전혀 무용지물이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에게는 연민이라는 감정이 전혀 없었다.

“그러면 최소한 매번 여섯째 도련님과 같이 계실 때만큼은 다치지 않게 자기 자신을 잘 돌봐야 하잖습니까?”

이 말을 들은 소은지는 소월이 참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가씨 친구분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파리에서 정씨 가문은 정말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여섯째 도련님께서 친구분을 데려온 건 절대로 아가씨를 협박하려고 한 건 아닐 겁니다.”

그저 정씨 가문하고 모종의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소은지는 눈을 감으면서 자신의 혼란과 고통을 숨겼다.

‘정말 소월이 말한 대로였으면 좋겠네...’

...

세월은 덧없이 흘렀고 눈 깜짝할 새...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 보름 동안 파리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그 속에 엮인 사람들은 다 감지했다.

특히 이번에 정국진이 돌아온 후, 순간 엔데스 가문이랑 사이가 틀어졌다!

이런 대치 상황에 대해 모든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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