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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하지만 장소월은 아니었다.

“송시아 씨는 오빠 정부잖아.”

장소월은 그 말을 할 때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전연우는 그녀를 바라보았고 장소월은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내가 자궁을 적출당했다고 해서 오빠 멋대로 몇 번이고 날 가지고 놀 수 있는 건 아니야.”

“난 사람이야. 오빠 장난감이 아니라. 나도 아프다고.”

“내가 실컷 시달리다가 죽으면 그제야 만족하겠어?”

전연우는 확신하듯 말했다.

“넌 그러지 않을 거야.”

장소월이 말했다.

“그렇게 될 거야.”

“오빠도 알다시피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잖아.”

“오늘 내게 손을 댄다면 내일... 오빠가 마주하게 되는 건 온전치 못한 시체일 거야.”

“88층에서 뛰어내리면 하나도 안 아프겠지.”

장소월의 우울증은 한 번도 완치된 적이 없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자유와 동경의 하늘이 그녀가 살아가는 원동력이었다.

만약 언젠가 날개가 뜯겨서 그에게 감금된다면 전생과 똑같아질 것이다.

그러면 사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냥 똑같이 괴로움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살게 되는 것이다.

장소월의 말들이 효과가 있었는지 전연우는 문을 박차고 떠났다.

그제야 불안이 해소됐다. 장소월은 자신이 목숨으로 그를 위협하면 전연우가 한발 물러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젠가 전연우는 그녀에게 타협을 강요하며 그녀를 독점하려 할 것이다.

옆방에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조용해졌다. 송시아는 복도 밖 베란다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가운을 여미고 조용히 그에게로 다가가 백허그했다. 그녀는 그의 등에 뺨을 붙이며 말했다.

“그 여자 찾아가지 마요. 나 질투 난단 말이에요.”

“연우 씨는 나만의 것이어야 해요.”

“난 연우 씨가 원하는 건 뭐든 줄 수 있어요. 아이도 낳아줄 수 있어요.”

전연우의 눈빛에서 한기가 감돌았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이가 아닌가?

장소월은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몸을 돌린 전연우는 새까만 눈동자로 송시아를 지긋이 바라봤다.

“내가 원하는 게 아이라는 걸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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