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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

전연우는 침묵했다. 인정하기라도 한 듯 말이다.

장소월은 뒤에 있던 베개를 그의 얼굴에 던졌다.

“진짜 역겨운 변태 새끼. 짐승만도 못한 새끼.”

장소월이 욕해도 전연우는 개의치 않는 얼굴로 바닥에서 베개를 주운 뒤 먼지를 털어서 그녀의 등 뒤에 놓아주었다.

“의사 선생님이 너무 흥분하면 안 된다고 하셨어.”

“대표님, 죽 사 왔습니다.”

기성은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소월 씨, 오랜만이에요.”

기성은의 뒤에 인시윤이 있었다. 그녀는 과일바구니를 들고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인시윤은 전연우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진 걸 발견했다.

“연우 씨가 소월 씨를 찾았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프랑스까지 찾아와봤어요. 소월 씨가 무사한 걸 보니 마음이 놓이네요.”

인시윤이 언제 왔는지, 조금 그들이 나눈 대화를 어디까지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장소월은 곧바로 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사실 은근히 거리를 두었다.

사실 장소월은 인시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전연우가 좋은지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질문을 할 자격이 없었다.

아이까지 있는데 안 좋을 게 뭐가 있겠는가?

“너무 급하게 와서 가져온 게 없네요. 그래서 밑에서 과일 좀 샀는데 먹을래요? 내가 사과 깎아줄게요.”

장소월은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

“고맙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미안해요, 미리 연락도 안 하고 와서. 조금 놀랐겠어요. 혹시 쉬는 데 내가 방해한 건 아니죠?”

“아뇨.”

장소월은 그녀가 병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굳어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침대 옆에 앉아있는 전연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시윤은 전연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장소월이 기억하기로 인시윤은 아주 대범하고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인시윤에 대한 장소월의 기억은, 인시윤이 빨간 머리를 했을 때 멈춰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인시윤은 긴 머리를 잘라서 단발이었다. 홍콩 영화에서나 볼 법한 스타일에 옷차림마저도 정숙한 것이 사람이 완전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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