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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서현이한테 들었는데 요즘 작업실에 안 나간다면서?”

장소월은 등 뒤에서 누군가 가까이 다가와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그의 손등을 꼬집었다. 함부로 손을 움직이지 말라는 의미였다.

“죄송해요. 선생님. 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선배님한테 얘기한다는 걸 깜빡했어요.”

“어디가 아픈데?”

“그냥 열이 조금 났어요. 내일이면 퇴원할 거예요.”

“요즘 비가 자주 내리니까 따뜻하게 입고 다녀. 건강이 제일 중요하잖아.”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장소월은 허태현이 전화를 끊기를 기다렸다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를 밀어내고 싶었으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일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병실엔 다른 사람들도 있어.”

“안 볼 거야.”

“나 너무 불편해. 놔 줘.”

전연우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붓기는 많이 가라앉았고 약간의 자국이 남아있는 것 외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4년 동안 수많은 고초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백옥같이 투명하고 하얀 피부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의 거친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옷 속 피부를 어루만졌다. 장소월이 이마를 찌푸린 채 그를 쏘아보았다.

“선 넘지 마.”

전연우는 그녀의 감정 따위 무시해버리고 손을 잡고 밥상 앞으로 걸어가고는 그녀를 의자에 앉히고 자신은 그 옆에 앉았다.

“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먹어봐.”

“언제 서울로 돌아갈 거야? 다른 할 일 없어?”

장소월은 입맛이 없어 밥알 몇 개를 깨작거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시간을 내어 너랑 함께 있어 주려고 왔잖아.”

“필요 없어.”

장소월은 곧바로 그 한 마디를 내뱉었다.

“하지만 난 그러고 싶어.”

장소월은 그와 계속 같은 파리 하늘 아래 머물 걸 생각하면 짜증이 몰려왔다.

“심심하면 다른 일이나 알아봐.”

장소월은 반 그릇 정도 먹고 난 뒤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소파에 가 복잡한 얼굴로 책을 읽었다.

머릿속에 이상했던 인시윤의 말이 맴돌았다. 왜 서울에 와 보라고 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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