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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1년 8000만 원의 학비에 생활비까지... 너한텐 천문학적인 숫자 아니야? 설사 장학금을 받는다고 해도 생활비만으로도 넌 숨쉬기조차 힘들 거야.”

“네가 서울에 오면 장애인 어머니는 어떻게 하고?”

“때문에 너한테 선택지라곤 고향에 있는 지방대 하나밖에 없었어. 내 말이 틀려?”

송시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전연우가 입꼬리를 슥 올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서울에 왔다는 건 네 어머니가 장애인이 되고 3년 뒤 돌아가셨다는 걸 설명해. 그래야 서울에 올라오는 길을 선택할 수 있거든.”

“네 학력은 그저 지극히 평범한 지방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서울엔 종래로 인재가 부족해 본 적이 없어. 거기다 넌 능력도 별로 출중하지 않으니 당시 남원 그룹이 최선의 선택이었겠지.”

“내 예상이 맞다면 우리가 만나게 된 이유는 네가 남원 그룹의 직원이 되었기 때문일 거야.”

전연우는 그녀를 훤히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녀는 처음 느껴보는 당황스러움이 엄습했다.

왜냐하면... 그의 말이 한 치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시아는 애써 평온함을 유지하려 했으나 남자는 단번에 그녀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지했다.

전연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몇 년간 지켜본 결과, 확실히 여러 가지 습관이 나랑 비슷해.”

“그래서 너한테 끌려 침대에까지 올랐겠지.”

“구체적으로 무슨 습관인지는 너만 알 거야.”

“송시아, 네 주제를 똑똑히 알아둬. 설마 정말 네가 없었다면 성세 그룹도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전연우가 송시아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잠옷에 잡힌 주름을 펴주고는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

“너 송시아가 없었어도 난 분명 지금의 자리를 차지했을 거야.”

송시아의 행동은 전연우에게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완전히 분출하지 않은 건 그 역시 저번 생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송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이 빠진 채 멍하니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전연우는 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의 늘씬한 그림자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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