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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장소월은 이미 식사를 마쳤지만 그는 느릿느릿 시간을 끌고 있었다. 하지만 장소월도 그를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가방을 메고 한마디도 없이 자리를 떴다.

하지만 식당을 채 나서기도 전에 경호원에게 막히고 말았다.

전연우와 함께가 아니라면 그녀는 이 식당에서 한 발자국도 나설 수 없다.

장소월은 고개를 돌려 천천히 입술을 닦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모습을 보니 마지막 남은 인내심까지 바닥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가기를 포기한 그녀는 한쪽에 자리 잡고 앉아 메일함을 열어보고는 의뢰인이 보내온 기획안에 답장했다.

그녀도 바삐 일하다 보니 시간을 깜빡했다.

그녀는 화첩과 연필을 꺼내 의뢰인의 요구대로 대체적인 방향을 그렸다.

그때, 장소월의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선배님?”

핸드폰 너머로 박원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회의 있었는데 왜 아직도 안 와? 무슨 일 있어?”

그제야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오른 장소월이 말했다.

“죄송해요, 선배님. 제 개인적인 이유로 깜빡했어요. 회의 끝났나요? 저 지금 바로 갈게요.”

회의실 안에서 조용히 회의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 서현을 본 박원근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장소월이 결석한 일 때문에 그녀는 한바탕 화를 냈었다.

그들이 맡은 마지막 작품만 완성하면 예정보다 일찍 귀국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박원근이 장소월을 위로했다.

“괜찮아. 회의 내용은 내가 이미 네 메일로 보냈으니까 살펴봐.”

“고마워요. 선배님.”

“괜찮아.”

장소월은 전화를 끊은 뒤 박원근이 보낸 메일을 열어보았다.

게임 회사 쪽에서 두 번째 게임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유로 완성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아직 업무를 완성하지 못했고 전연우라는 커다란 장애물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제시간에 끝낼 수 있겠는가.

고개를 숙이자 돌연 코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제야 오늘 약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전연우는 식당에서 예전 협력한 적 있는 회사 대표를 만나 간단히 몇 마디 나누었다.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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