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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프랑스의 야경은 국내의 야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88층에서 내려다보니 수많은 조명이 저마다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반면 남자의 눈빛은 저 하늘에 걸려있는 달보다도 더 차가웠다.

전연우는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 뒤 자욱한 연기를 내뿜었다. 송시아가 다가와 분노에 씩씩거리며 남자에게 따져 물었다.

“이건 내가 두 번째로 당신에게 고개 숙이는 거예요.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연우 씨, 두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

송시아는 다시 태어나 그를 성세 그룹 대표 자리에 올려놓은 뒤 그보다 0.1퍼센트 더 많은 주식을 쥐고 있으면 그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보니 모든 일은 그녀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듯했다.

전연우는 장소월에게 매달리고 있는 반면, 송시아는 매일 오매불망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그녀는 전연우가 피라미드 꼭대기에 오르는 사다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전연우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얼굴은 백윤서와 비슷했지만, 윤서에게선 송시아와 같은 사람을 짓누르는 포스는 없다. 하지만 송시아의 일 처리 방식이 그와 비슷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일적으로 그가 원하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없다면 송시아는 그에게 있어 분명 꽤 괜찮은 선택이다.

전연우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간섭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여자가 자신의 앞에 나서 억압하고 옥죄는 건 더더욱 못 견뎌 한다.

“우린 일 이야기만 할 수 있어. 개인적인 일은...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난 연우 씨 미래의 와이프예요. 이래도 자격이 부족해요?”

송시아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지금 두 사람의 모습은 영락없는 부부가 모순이 생겨 부부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욱한 연기가 그의 어두운 눈동자를 감쌌다. 그는 손가락으로 툭툭 재를 떨어뜨리고는 말했다.

“내가 너와 결혼할 거라는 거 어떻게 확신해?”

“연우 씨, 지금 가진 부와 명예 누가 줬는지 잊었어요? 예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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