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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센서등이 번쩍이고 있는 긴급 계단 통로.

장소월이 벽에 기댄 채 거대한 그림자에 깔려 있었다.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코끝을 맞댄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계단에서 해볼까?”

희미하게 빛나는 센서등이 전연우의 서늘한 얼굴을 비추었다. 그 눈빛은 평소보다 훨씬 더 부드러웠다. 장소월은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에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녀가 노기 어린 눈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전연우, 이러지 마. 사람이 올 거야.”

전연우는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아가, 딱 한 번만, 응?”

장소월은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복도를 보니 가슴이 꽉 막혀왔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날 괴롭히지 않겠다고 했잖아.”

전연우가 한 손으로 벽을 짚고 고개를 숙이자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온몸을 마비시킬 듯한 전류가 찌릿찌릿 전해졌다. 야릇한 분위기가 복도에 만연했다.

이곳에서 하겠다고?

미친놈.

장소월은 오늘 치마를 입었다. 어쩌면 모두 다 그의 계획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와 함께 머물게 된 이후부터 그녀의 옷장엔 온통 각양각색의 롱 원피스거나 스커트로 채워졌는데 모두 종아리 절반 정도까지 오는 기장이라 다리가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 그는 짐승 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

그의 강력한 힘에 눌려 장소월은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막고 있으니 손바닥으로 뜨거운 온도가 전해졌다. 그의 체온은 끊임없이 올라갔고 그의 눈동자는 이글거리는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럼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문지르기만 할게.”

“싫어! 악!”

장소월이 반응하기도 전에 전연우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마주 보는 두 사람의 시선 아래, 그의 허리 위에 치마를 헤치고 나온 장소월의 두 다리가 올려졌다. 그 위험한 자세에 장소월은 넘어질까 봐 자기도 모르게 그의 목을 잡았다.

“나쁜 놈! 뭐 하는 거야! 빨리 내려와!”

엘리베이터에 가까운 곳이라 혹여 누가 들을까 두려워 소리도 지를 수 없었다.

전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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