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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전연우가 허리를 굽혀 조금 전 장소월의 책에서 떨어져나온 사진을 주웠다.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다. 이어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가 송시아에게로 향했다.

“내 허락 없이는 병원에 오지 말라고 말했잖아.”

전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늘한 기운이 또다시 병실에 감돌았다.

송시아는 전연우가 자신에게 손을 대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장소월한테 해코지라도 할까 봐 그렇게 걱정돼요? 걱정하지 말아요. 장소월 한 명 따위는 내가 관심을 쏟을 가치도 없으니까요. 지금 제가 찾아온 건 장소월이 아니라 당신 때문이에요!”

“나랑 했던 약속 잊으면 안 돼요!”

“나야말로 연우 씨 미래의 조강지처란 말이에요! 이대로 놔두다간 당신이 영혼까지 잃어버리게 될까 봐 온 거예요.”

전연우가 말했다.

“내 일에 간섭하지 말고 네 앞가림이나 잘해.”

“연우 씨! 오늘 저 여자를 따라 나간다면 난 회사 주식을 거두어들일 거예요. 지금 손에 쥔 모든 것이 누가 가져다준 건지 잊었어요?”

송시아가 그의 등 뒤에서 소리쳤다. 하지만 남자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또다시 그녀를 무시해버린 채 자리를 떴다.

송시아는 너무나 많이 바뀌어버린 이번 생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백윤서도 죽지 않았고, 장소월도 전연우와 결혼하지 않았다. 이런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녀 역시 그런 걸로 전연우를 협박하고 싶지 않았다.

전연우는 아무런 협박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다. 오히려... 그를 협박하는 사람을 모두 없애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런 건 무섭지 않았다. 송시아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건 그녀의 전연우가 이젠 저번 생에서 사랑했던 그 전연우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지금의 전연우는 그녀에게 있어 너무나도 낯설었다.

전생에서 전연우는 장소월에게 조금의 친절함도, 조금의 관심도 보여주지 않았다.

저번 생에서의 일이 똑같이 이번 생에서도 반복되어야만, 그는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걸까?

백윤서는 죽어야 마땅하다!

인시윤도 그녀의 앞에 나타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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