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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전연우가 또 무슨 미친 짓을 한 건지 알 수 없었다. 방문이 열리자 문을 억지로 부순 사람은 톱을 들고 떠났다.

장소월은 잠이 덜 깬 채로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긴 머리카락은 헝클어졌고 섹시한 쇄골 사이에 반달 모양의 아름다운 주얼리가 드리워졌다. 장소월은 무덤덤한 눈빛이었다.

“또 뭘 하려는 거야?”

전연우는 침대맡 서랍에 약병 하나가 놓인 걸 보았다. 그걸 들어서 보니 수면제였다. 그러니까 장소월이 지금까지 잔 이유는 수면제를 먹었기 때문일 것이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여러 명의 조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전연우 씨, 이분 괜찮아 보이시는데...”

전연우가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일단 나가 있어요.”

방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장소월은 전연우의 눈빛을 읽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온 건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멀쩡한 문을 부수다니.

전연우가 커튼을 열자 눈 부신 빛이 안으로 들어왔고 장소월은 손을 들어 햇빛을 가리면서 눈을 감았다.

“지금이 몇 신 줄 알아?”

풀어헤쳐진 긴 머리카락이 장소월의 얼굴을 가렸다. 햇빛을 받은 피부는 투명할 정도로 하얘서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

“오빠가 날 여기 가뒀는데 내가 자는 것 빼고 뭘 할 수 있겠어?”

그녀에게서 생기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장소월은 마치 당장이라도 시들 것 같은 장미꽃 같았고, 힘없이 축 처진 꽃잎은 언제라도 시들 것만 같았다.

장소월은 다시 누웠다. 그러나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연우가 다시 그녀를 일으켜 앉혔다.

“옷 입어. 나랑 같이 내려가서 밥 먹자.”

전연우는 그녀의 손을 꽉 쥐었다. 그의 눈동자에서 영문 모를 분노가 불타올랐다.

장소월은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진짜 오빠라도 된 것처럼 아빠를 대신해 날 가르치려 들지 마.”

장소월은 자기 손을 빼내면서 비아냥댔다.

“내게 오빠는 영원히 한낱 강간범일 테니까.”

전연우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문까지 박살 낸 걸 보면 어젯밤 했던 말이 효과가 있는 듯했다. 전연우는 그녀가 방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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