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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식사를 마친 뒤, 장소월은 강용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녀는 그의 성적 향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번에 치른 지리 시험에서 강용은 그녀가 준 필기대로 공부해 꽤 높은 점수인 89점을 받았다. 마지막 두 문제의 풀이 과정에서 몇 점을 깎였다.

문과는 모두 암기 과목이라 그에겐 별로 어렵지 않았다.

예전 성적이 형편없이 낮았던 건 그저 공부와 담을 쌓았기 때문이었다. 공부하겠다는 결심만 선다면 강용은 그 누구보다도 잘할 것이다.

오후 세 시, 장소월은 흥취반 수업에 갔다.

강용도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했다.

강용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소월을 찾아갔다가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곧바로 다른 사람이 된 것마냥 책가방을 바닥에 던지고는 의자를 뒤로 젖히고 두 다리를 책상 위에 걸쳐놓았다. 널찍한 교복 바짓자락이 종아리까지 내려왔다. 말 안 듣는 불량학생 기운이 짙게 풍겨 나오고 있었다.

“어디에 있어?”

허철이 걸어왔다.

“또 왔어? 너 계속 이렇게 괴롭히다간 쟤 미쳐버릴지도 몰라. 그만둬. 장소월은 지금 아무렇지도 않잖아? 학교에서 쫓겨난 것도 쟤와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강용은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툭툭 털며 입술을 꽉 깨물고 허철과 시선을 마주했다. 방서연은 그의 손목을 잡고 구석으로 끌어간 뒤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얌전히 사람으로 살 것이지, 꼭 말도 못 하는 개가 되고 싶어 한단 말이야.”

강용이 짜증이 잔뜩 섞인 얼굴로 일어나 책상을 쾅 내리치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학생들을 한 바퀴 훑어보았다.

“앞으로 똑똑히 기억해. 장소월을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야. 누가 감히 내 뒤에서 허튼소리를 지껄인다면 학교 뒤 호수에 집어넣어 그 더러운 뇌를 깨끗이 씻어내게 만들 거야.”

강용이 말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장소월에게 카드를 건네며 비아냥거렸던 곽원주였다.

당시 강용은 학교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장소월에 관한 일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듯했다.

곽원주는 강용에게 짓눌려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강용은 학교에 오기만 하면 한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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