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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새벽 두 시.

강용은 방으로 돌아와 채 닫히지 않은 문틈 사이로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불빛을 바라보았다. 안에선 흐느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무언가를 애써 참아내고 있는 듯했다.

강용은 문을 열려고 뻗은 손을 결국 내려놓았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물고 복도 끝자락에 걸어가 불을 붙였다.

끝도 없이 펼쳐진 칠흑 같은 깜깜함 속에서 강용의 눈동자엔 더욱 어두운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그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하늘에서 빛나는 몇 안 되는 별을 올려다보았다.

...

다음 날, 태양이 떠오르고 날이 밝았다.

따뜻한 햇볕이 방에 내리쬐었다...

장소월은 일찍 일어나 베란다에 있는 식물에 물을 주었다. 거리에선 몇 명의 상인들이 수레를 끌고 부지런히 지나가고 있었다. 또 누군가의 집에서 만든 음식 냄새도 바람을 타고 풍겨왔다.

이곳의 사람들은 평범하고 고단해 보였지만 그녀는 그들이 살고 있는 평안하고 인간미 넘치는 삶이 부러웠다.

오늘 그녀는 집을 쓸고 닦으며 깨끗이 청소했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심심할 때, 그녀는 항상 집안일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곤 한다.

그녀는 전연우는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3일 후 그는 틀림없이 그녀를 데리러 올 것이다.

그녀가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이제 이곳의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녀는 계속 월세를 낼 생각이었다. 설사 줄곧 살지 않는다고 해도 만에 하나 또 쫓겨나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면 이곳에 머무를 수 있으니 말이다.

점심 12시까지 기다렸는데도 강용은 오지 않았다.

예전 그는 항상 아무리 늦어도 열한 시 반엔 도착했었다.

장소월도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홧김에 대명산의 스키장으로 향했다.

다음 날 새벽 5시쯤, 산꼭대기에 올라가 설산의 일출을 보고 싶었다. 그녀는 그런 풍경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버스로 한 시간가량 달리자 산에 도착했다. 그녀는 표를 산 뒤 사람들과 함께 케이블카를 탔다. 20분이 지나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이곳의 기온은 너무 차가워 장소월로 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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