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월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하지만, 저는 아는 남성분이 없어요. 그분이 착각하셨나 보네요.”“바로 오늘 손님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계셨던 그 남성분이세요.”장소월은 단호하게 말했다.“모르는 사람이에요. 죄송하지만 이건 도로 가져가세요.”웨이터는 장소월의 단호한 모습에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았다.장소월은 문을 닫고 방해하지 말라는 버튼을 눌렀다.12층에 있는 바 전망대.“나와서 눈 구경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라고 데려왔는데 왜 돈을 뜯긴 구린 얼굴을 하고 있어?”서철용은 옆에 있는 여자를 껴안고, 주전자에 있는 차를 마주 앉은 사람에게 따라주었다.서철용은 잔을 들어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향기가 은은하고 맛은 진했다.입을 오므리고 찻잔을 내려놓았다.“같이 온 여자는 어디 갔어? 싸웠어?”바로 이때, 웨이터가 다가왔다.“안녕하세요, 손님.”전연우는 차갑게 말했다.“뭐죠?”웨이터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남자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기가 죽었다. 그의 몸에는 사람을 두렵게 하는 기운이 감돌았다.“그분께 주라고 하신 디저트를 갖다 드렸더니, 손님과 모르는 사이라고 하시네요.”가뜩이나 어둡던 남자의 얼굴은 서리가 내린 것 같았다.서철용은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두고 가세요. 이따가 저희가 직접 갖다 주죠.”“네, 알겠습니다.”웨이터는 카트를 밀고 왔다. 차를 마시던 테이블에는 디저트로 가득했고, 남은 것은 한쪽에 놓았다.전연우의 호의를 거절한 여자는 장소월이 처음이었다.서철용은 조롱하듯 말했다.“꽤 똑똑한데?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잖아. 장해진이 죽기 전까지만 버틸 줄 알았는데, 왜 지금은 그 여자한테 마음이 약해진 거야? 작작 해. 네가 한 일은 이미 돌이킬 수 없어. 장소월한테 마음을 쓸 필요가 없다고!”전연우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네 일이나 신경 써!”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로 짜증스럽게 걸어 나갔다.장소월은 확실히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을 두려워했다. 똑같은 일
두피의 통증이 가시기도 전에 장소월은 심하게 소파에 내동댕이쳐졌다.그녀는 발버둥 치며 일어나려 했지만, 전연우에 의해 눌리고 말았다.“오빠를 보고 왜 도망가? 아직도 도망가고 싶어?”전연우는 웃고 있었다. 마치 목숨을 앗아가는 악마의 웃음과도 같았다.“뭐 하는 짓이야?”장소월은 소파 구석에 움츠러든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전연우는 흰색 케이스의 아주 예쁜 케이크 하나를 집어 들고, 그녀 옆에 앉아 포장을 뜯었다.“너 케이크 좋아하잖아? 오빠가 직접 먹여줄까?”전연우는 숟가락을 들고 그녀의 입가에 건네주었다.장소월은 눈을 붉히며 말했다.“이번엔 또 무슨 약을 탄 거야?”장소월은 전연우의 반응을 살피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장소월은 손을 들어 케이크를 내팽개쳤다.“죽을까 봐 못 먹겠어! 꺼지라고!”장소월은 전연우를 밀어냈고,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그녀가 막 일어나려는데 전연우는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졸랐다. 단단하고 뜨거운 몸이 장소월에게 다가오자 그녀는 몸부림쳤다.“전연우, 이거 놔!”“죽을까 봐 무서워? 전에는 안 무서웠나? 아직 나쁜 마음을 먹기 전이니까 순순히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전연우가 손을 내밀자 장소월은 무의식적으로 공포에 질려 피했다.전연우는 목 주위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고, 그곳은 이미 빨갛게 부어올랐다.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몰라 장소월은 심장을 조이며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머리카락에서는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지만, 마음은 한없이 차가웠다.병 주고 약 주는 것은 전연우의 특기였다.아직도 장소월을 예전의 그 어린 소녀로 생각하는 것일까?한 시간 후.남자가 또 케이크를 먹여주자 장소월은 혐오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못 먹겠어.”앞으로 그녀는 케이크를 입에도 대지 않을 것이다.그녀의 순종에 전연우는 확실히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장소월은 이미 5개의 케이크를 먹었다. 한계를 뛰어넘는 양이라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고 싶어졌다.전연우는 그제야 손을 놓았고, 장
전연우는 장소월의 말을 못 들은 듯 슬리퍼를 신은 채 화장대 앞에 그대로 앉아 눈을 감더니 명령했다.“머리 좀 말려봐.”장소월은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전연우는 짜증스러운 듯 눈을 뜨고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내 말 못 들었어?”익숙한 그의 말투는 여전히 강력했다.전생에 전연우는 항상 옷을 사서 장소월에게 억지로 입혔다. 그녀가 꾸물대면 전연우는 인내심을 잃은 후, 늘 이런 말투였다.장소월은 전연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고분고분 그의 말을 들으면, 장소월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두 사람이 같은 방에 있으니 장소월은 두렵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 휴대폰에 신호까지 없으니 만약 진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장소월은 터벅터벅 다가가 헤어드라이기를 찾아 화장대 앞 콘센트에 꽂고 따뜻한 바람을 켰다.전연우의 머리카락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이마 앞쪽의 잔머리는 눈을 가렸다. 그는 눈을 감은 채 얕은 숨을 쉬며 이미 잠든 듯했다.부드러운 손길로 30분도 안 되어 말렸다.“다... 말렸어.”장소월은 헤어드라이기를 접고, 전연우는 일어나 당연하다는 듯이 침대에 누웠다.“불 꺼!”“...”장소월은 소파에 누워 이불을 움켜쥐고 불쌍하게 말했다.“나는... 불 끄고 못 자.”전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장소월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불을 껐고, 벽 구석에 있는 작은 불만 남겼다.그녀는 다시 누워 눈을 감고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새벽 4시 반.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이미 한 시간 동안 씻었다. 대체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장소월은 물을 맞으며, 온몸이 점점 가려워 났고, 목의 구석구석에도 혈흔이 잡혔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팅팅 부어올라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똑똑!”욕실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언제까지 씻을 거야? 대체 안에서 뭐 해?”장소월은 흐느끼며 말했다.“다 너 때문이야! 분명 날
또 다른 방.갑자기 펑 하는 큰 소리가 들렸다.두 사람은 모두 화들짝 놀랐고, 여자는 이불 속으로 숨어들어 감히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이불을 꼭 껴안았다.서철용은 벌거벗은 몸으로 노기를 띠며 홱 돌아보았다.“대체 어느 자식이야?”전연우는 성큼성큼 걸어 장소월을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당장 옷 입고 나와.”“나 너무 간지러워, 이거 놔!”장소월의 손은 넥타이에 의해 묶였고, 손을 목까지 뻗었다가 다시 전연우에 의해 내려졌다.“참기 힘들어도 참아!”그는 사나운 말투로 말했다.묶여있어도 함부로 움직이니 전연우는 아예 그녀를 붙잡았다.서철용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서 바지를 줍고, 이를 악물고 욕을 하면서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서철용의 머리는 헝클어졌고, 붉고 얇은 입술은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셔츠 단 추는 몇 개만 채우고 천천히 소파 앞으로 다가갔다. 서철용이 장소월의 가슴 쪽으로 손을 뻗자 전연우는 매서운 눈으로 그의 손을 잡았고, 장소월도 몸을 피했다.“뭐 하는 거야!”장소월은 방에서 장미오일 냄새를 맡았다. 이 냄새는... 발정용이었다.서철용은 짜증스럽게 말했다.“상처를 봐야 할 것 아니야?”전연우는 그제야 서철용의 손을 놓았다. 서철용은 장소월의 소매를 걷어 올렸고, 손톱에 긁힌 붉은 자국 외에도 붉은 점이 하나 더 있는 것을 보았다.“이까짓 일로 찾아와서 내 일을 방해하는 거야? 전연우!”서철용은 살기를 띤 눈빛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고작 알러지 때문에 이 지랄이야? 이 정도 상식도 없어? 둘 다 당장 꺼져!”전연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장소월을 바라보았다.“너 뭐 먹었어? 알러지가 있는 줄도 몰라?”그는 지금 무슨 자격으로 장소월에게 화를 내고 있을까?장소월은 코를 훌쩍이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그렇게 많이 먹었는데 어느 음식에 알러지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 날 해치려고 한 사람은 당신이잖아!”전연우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서철용에게 물었다.“약 있어?”“한밤중에 내가 어디 가서 약을 구
장소월은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전연우가 손을 뻗어 그녀를 풀어줄 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호텔 지배인이 얼음이 가득한 물 한 대야를 들고 들어왔다.“손님, 얼음물로 닦으면 이분의 상황이 좀 호전될 수 있어요.”“감사합니다. 이리 주세요.”전연우는 얼음물을 받았다.장소월은 두 손이 해방되었지만 감히 지금의 얼굴로 사람을 만날 용기가 없었다.너무 못생겼다! 마치 한 마리의 돼지 같았다!호텔 지배인이 나가지 않자 전연우가 물었다.“다른 볼 일이 남았나요?”호텔 지배인은 미소를 지으며 매우 친근한 목소리로 말했다.“1606 룸의 고장 난 방문은 서 선생님께서 이쪽으로 비용을 청구하라고 하셔서요. 그래서...”전연우의 범상치 않은 고귀한 분위기를 보고, 어느 재벌가의 도련님일지도 모르니, 호텔 지배인은 감히 미움을 사지 못하고, 좋은 태도로 말했다.전연우는 외투에서 검은색 지갑을 꺼내 카드를 한 장 꺼냈다.호텔 지배인은 웃으며 카드를 받았다.“이건 호텔의 구매서입니다. 방문의 가격을 확인하시죠.”“괜찮아요.”“네, 그럼 바로 처리하겠습니다.”호텔 지배인은 바로 방을 나갔다.호텔 문은 모두 방범 문이었는데 한방에 걷어차였으니, 대체 얼마나 큰 힘을 썼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전연우의 깊은 눈은 이불 속에 숨어서 나오려 하지 않는 장소월에게 향했다.“그러다 질식해서 죽겠어. 손 내밀어.”“나가, 내가 직접 닦으면 돼.”전연우의 눈이 어두워졌다.“내가 강제로 끄집어낼까? 그때 가서 아프다고 울면 난 상관 안 해.”장소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비로소 자신의 손을 이불 밖으로 내밀었다.순간, 장소월은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리고 그의 부드러운 손길.전생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전연우의 부드러운 손길이었다.전연우는 분명 자신을 싫어했는데, 왜 갑자기 변했는지 장소월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아마도 그녀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전연우에게 쓸모가 있을 것이다. 장소월이 갑자기 죽으면 전연우는 장해진을 볼
1시간도 안 되어 헬기는 서울 개인병원에 도착했다.그녀가 가장 오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나 여기 싫어하는 거 잘 알잖아?”“지금 네 처지에 병원을 가리고 있어? 죽고 싶어?”장소월은 여전히 반박했다.“다 너랑 한 패거리잖아. 날 해치려고 작당을 하는 사람들인데 내가 어떻게 여기에 가?”병원 계단을 오르던 전연우는 발걸음을 멈추었다.기성은도 있었다.장소월은 기성은이 듣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전연우에게 충성했고, 전생에도 전연우를 위해 장가를 배반한 사람이었다.전생에 기성은과 송시아는 전연우의 왼팔과 오른팔이었고, 그들이 있었기에 전연우가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전연우는 몸을 돌려 신비로운 흑요석 같은 눈으로 여자를 응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성은은 조금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아가씨, 병원에 도착한 이상 고집부리지 말고 치료를 받으세요. 더 심각해지면 어떡해요”“그건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내가 직접 택시 타고 갈 거예요.”장소월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전연우는 기성은을 보며 말했다.“가서 차 가져오세요. 서울인민병원으로 가죠.”“대표님!”“어서 가세요.”장소월은 그들의 대화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길거리 버스 정류장 앞에서 아무 택시나 잡아 조수석의 차 문을 열었다. 순간 누군가가 차 문을 쾅 닫아버렸다. 전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허리를 들어 업었다. 장소월은 그의 등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나쁜 놈, 내려 줘!”전연우는 그녀를 뒷좌석에 집어 던졌다.“기 비서. 문 잠그세요!”‘덜컥’차 문이 잠겼다.장소월은 또 차창을 열려고 했다. 전연우는 말 안 듣는 여자의 멱살을 잡아당겨 한 손으로 돼지머리처럼 부어오른 뺨을 꼬집고, 음산한 눈빛으로 위협했다.“계속 떠들면 상어 낚시 미끼로 쓰일 줄 알아.”장소월은 몸이 바르르 떨렸다.그녀가 가만히 있자 전연우도 손을 놓았다. 손가락에 연고를 덜어서 귀찮은 듯 그녀에게 발라주었다.장소월은 그가 바른
오 아주머니가 왔을 때는 이미 점심 12시였다. 직접 만두를 빚어 삶은 후 서둘러 달려왔다.장소월이 아직 자는 것을 보고 방해하지 않았다.기성은은 오 아주머니와 교대하고 잠시도 머무르기 싫어 자리를 떠났다.엘리베이터에서 기성은은 마침 강씨 집안 사람들을 만났다.강영수는 이상했다. 기성은이 왜 병원에 있을까?장소월 때문에 온 것일까?기성은은 신경 쓰지 않고 지하 1층 버튼을 눌렀다.복도에서 진봉은 서류 가방을 손에 들고 강영수의 뒤를 따랐다.“소월 아가씨는 설산에서 이틀 동안 갇혔고, 지금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앞으로 소월이에 관한 일은 제일 먼저 보고해.”“네, 대표님.”강영수는 장소월의 병실을 알게 된 후, 조용히 들어갔다.진봉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 아주머니는 난데없이 나타난 사람을 보고 물었다.“누구시죠?”그리고 강영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연회색 양복을 입은 그의 팔목과 목에는 문신이 있었다. 오 아주머니는 문신을 보고 건달인 줄 알고 경각심을 세웠다.장소월은 종래로 이런 사람과 왕래하지 않았다.강영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소월이 친구예요. 소월이... 괜찮나요?”오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잠들었어요. 어쩐 일로 오셨죠?”“별다른 일은 없고, 그저 보고 싶어서 왔어요.”‘혹시 이분이 아가씨가 말한 그 친구일까?”“혹시 아가씨가 직접 밤 떡을 만들어준 그 친구인가요?”강영수는 입꼬리를 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소월이가... 저에 관해 얘기를 한 적이 있나요?”오 아주머니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전 아가씨를 어릴 때부터 돌봤어요. 늘 곁에 친구가 없었는데 도련님이 처음이었어요. 직접 부엌에 가서 요리까지 하셨죠... 도련님일 줄은 몰랐네요!”‘내가 처음이라고?’강영수는 아직 잠들어 있는 장소월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아가씨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어요. 할 말이 있으면 저한테 전달해주세요.”“괜찮아요. 소월이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죠.”“네.”오 아주머니는 눈치 있게
누구도 자신의 가장 못생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장소월은 강영수가 찾아올 줄 생각도 못 했다.“나 배도 안 고프고, 먹고 싶지도 않아.”말이 끝나자마자 향기로운 음식 냄새에 장소월의 배가 철없이 소리를 냈다.오 아주머니는 피식 웃었다.“아가씨는 못생겨서 도련님을 보기 민망한 거예요.”“소월이 얼굴이 왜요? 전혀 이상하지 않던데요?”강영수는 일부러 속였다.오 아주머니는 강영수의 뜻을 알아차리고 말했다.“그러게요. 아가씨 얼굴 괜찮아졌어요. 붓기가 다 가라앉았다고요.”장소월은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확실히 전만큼 아프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는 그제서야 얼굴을 내밀었다. 확실히 얼굴이 부어있었지만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목에 있던 붉은 반점도 옅어졌다.장소월은 진작 배가 고팠다.“내가 먹을게.”“아직 링거를 맞고 있잖아. 내가 먹여줄게.”강영수는 숟가락을 들어 장소월에게 건넸다.장소월은 계속 거절하기 민망했다.“그럼 신세 좀 질게.”강영수는 덤덤하게 웃었다.“괜찮아.”만약 가능하다면, 강영수는 매일 장소월에게 먹여 줄 수 있었다.장소월은 이 인정을 앞으로 꼭 갚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장소월은 호호 불더니 반쯤 깨물고 물었다.“이모, 맛이 좀 변한 것 같아요.”“윤서 씨가 안에 후추를 넣으면 더 고소하다고 해서 넣었는데, 아가씨 입에 맞을지 모르겠어요. 왜요, 맛없어요?”장소월은 덤덤하게 말했다.“괜찮아요.”그녀는 원래의 맛을 더 좋아했다.강영수는 장소월의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보고 명쾌하게 말했다.“너 만둣국 좋아해? 다음에 갖다 줄게. 후추가 싫으면 빼서 준비할게.”“진짜?”장소월이 만둣국에 집착하는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오 아주머니가 장소월의 어머니는 기차역 옆의 노점상이 파는 만둣국을 좋아해, 오 아주머니가 특별히 가서 가르침을 청했다고 했다.하지만 맛은 기차역에서 먹었던 만둣국만큼 맛있지 않았다. 오 아주머니가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었지만 뭔가 빠진듯했다.“당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