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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발자국의 크기와 깊이로 봐선 여자인 것 같습니다. 경찰에 신고할까요?”

“내일 내가 처리할게.”

“네. 대표님.”

전연우는 젓가락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내가 목적이 아닐 수도 있어. 오늘 밤엔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하고 푹 자. 내일 다시 얘기하자.”

“먹어봐. 내 솜씨도 꽤 괜찮아.”

장소월이 말했다.

“입맛 없어.”

그녀의 경직된 모습에 전연우는 차분하게 달랬다.

“아침밥으로 조금만 먹어. 두 시간 뒤면 날이 밝을 거야.”

장소월이 시계를 쳐다보니 어느덧 네 시가 거의 되어가고 있었다.

“전연우, 더는 나쁜 짓 하지 마. 응?”

“그래. 안 해.”

...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빗속에서 달려 나왔다.

인정아의 눈에 손에 날카로운 돌멩이를 쥐고 피를 뚝뚝 흘리며 이성을 잃은 듯 뛰어오는 여자가 들어왔다. 인정아가 다가갔을 때 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시윤아... 왜 그래? 엄마 왔어!”

인정아는 그녀 손에서 돌멩이를 빼내려 했으나 인시윤은 더더욱 힘껏 말아쥐었다.

“장소월이에요! 장소월이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갔어요. 전연우와 함께 있어야 할 사람은 나라고요!”

“우린 결혼까지 했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과 또 결혼할 수가 있어요.”

그렇다... 온몸이 화상으로 뒤덮여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인시윤이었다.

그녀가 살아남았다.

하지만 목숨을 지킨 대가는 흉측한 괴물이 된 것이었다.

그녀의 목소리 역시 듣기 힘들 정도로 거북했다.

그녀가 거리에 나타난다면 모든 사람들이 피하기에 급급할 것이다.

“시윤아... 그놈 더는 생각하지 마! 전연우는... 처음부터 우리 집안을 이용하고 네 오빠를 이용할 생각이었어. 너랑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시윤아... 열심히 치료받으면 흉터도 다 사라질 거야! 엄마가 세계에서 제일 유능한 성형외과 의사들을 데려와서 너 예전처럼 만들어줄게...”

인시윤은 더럽고 으슥한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부부처럼 아이를 안고 있는 그들을 보았다.

“전연우가... 장소월에게 국수까지 끓여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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