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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날이 밝아오도록 밤새 뒹굴었음에도 전연우의 정력을 사그라들 줄을 몰랐다. 그는 욕실에서 씻고 나온 뒤 진한 색 셔츠들 속에서 꽃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검은색 셔츠를 골랐다. 장소월이 그에게 사준 것이었는데 처음엔 이런 화려한 건 싫다고 투덜거렸으나 매번 별다른 고민 없이 빼내는 옷이다. 요즘 그는 거의 그녀가 사준 셔츠 두 장만 돌려 입는다.

장소월은 6시에 깬 이후로 줄곧 잠들지 못했다. 별이의 이마를 만져보니 열이 나는 것 같아 아이의 전용 의약 상자에서 약을 꺼내 먹였다.

이제 체온을 재보니 많이 괜찮아졌다.

“옷 갈아입어. 오늘은 나랑 회사 같이 가자.”

장소월은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전연우, 나 병난 것 같아.”

단추를 잠그던 그의 손이 멈추었다. 그가 이마를 찌푸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리 와봐.”

장소월의 이마를 만져보니 확실히 조금 뜨거운 것 같았다.

“오전 회의만 마치고 집에 올게. 그리고 바로 서철용 보낼게.”

장소월은 침대에 기대어 앉아 함께 병을 앓고 있는 별이를 바라보았다.

“됐어. 그 사람 보고 싶지 않아.”

“말 들어. 건강이 제일 중요해.”

장소월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감정이 어렸다.

“서철용 엄청 믿나 봐.”

“엘리트 개인 병원은 성세 그룹 투자로 세워진 병원이야. 그러니 서철용을 찾는 건 당연한 거지.”

전연우가 서철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직 침대에 누워있던 서철용은 시계를 보니 욕설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

“이봐, 전 대표, 지금 몇 시인지 알아? 나 아직 두 시간 밖에 못 잤단 말이야.”

서철용은 요즘 수술이 많이 잡혀있어 새벽 두 시까지 야근하곤 했었다. 금방 세수하고 누웠는데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30분 줄게. 별장으로 와.”

전연우는 서철용이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서철용은 장소월에게 또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숨돌릴 틈도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배은란은 뱃속 아이가 짓궂어 계속 발길질을 하는 바람에 조금의 소리만 있어도 잠에서 깨어났다.

하여 임신한 이후로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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