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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천극이라는 이름의 그 책은 소민아가 중학교에 다닐 때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다. 그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경로라곤 고작 인터넷에서 겨우 찾은 몇 개 짤막한 인터뷰가 전부였다. 그건 신이랑이 출간한 첫 책이었는데 단숨에 소설 랭킹 1위에 올랐고 10만 자까지 올렸을 땐 구독량이 100만으로 치솟아 올랐다. 2주 뒤엔 웹툰까지 만들어졌다.

당시 그야말로 전국의 학교를 뒤집어놓았었다. 소민아에겐 그 소설 자체가 그녀의 청춘이었다.

소민아는 중학교 시절 신처럼 숭배했던 사람이 지금 이 시간 자신의 눈앞에 앉아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것도 그녀의 맞선 상대로서 말이다!

세상에!

정말이지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꿈인지 생신지 확인하려 밥상 밑에서 몰래 자신의 다리를 꼬집었다.

소민아는 너무 흥분된 나머지 벌떡 일어나 신이랑의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사인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신비주의 작가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절대 이랑 씨 정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을게요.”

누군가와 이렇게까지 가까이 접촉한 적은 처음이라 신이랑은 약간 불편한 듯 몸을 뒤로 젖혔다. 하지만 그녀가 싫지만은 않았다.

“그래요. 다음에 가져다줄게요.”

소민아가 흥분하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지금 사인해주면 돼요. 이럴 줄 알았다면 이랑 씨가 쓴 책을 가지고 나왔을 텐데.”

그 순간 머지않은 곳에 있는 서점을 발견한 그녀는 무언가 번뜩 생각나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올게요. 절대 가면 안 돼요.”

신이랑이 뛰어가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네.”

소민아는 식당을 나가 맞은편 서점에 들어간 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천극>과 검은색 펜을 하나 사고 뛰어나왔다.

“제 이름이랑 소민아 선녀 대박 기원이라고 써주세요.”

“네.”

신이랑은 마치 기계 사람처럼 빈 공간에 소민아가 요구한 구절을 써주었다.

살펴보니 그의 글씨도 외모처럼 청초하고 깨끗했다.

“이렇게요?”

그의 말투는 느릿하고도 부드러워 전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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