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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소민아는 뒷담화를 하다가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얼굴이 화끈거렸다.

늘 얼굴 두껍게 당당했던 소민아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소민아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그를 바라보았다. 하얗고 깨끗한 얼굴에 옅은 쌍꺼풀까지 있어 꽤나 청초하고 준수했다.

지금까지 만났던 소개팅 남자 중에서 외모는 가장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다.

“소민아 씨...?”

“네... 맞아요.”

소민아가 그를 쳐다보았다.

“제 엄마 소개로 나오신 분 맞나요?”

“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에 들어가서 앉죠. 바깥은 추워요.”

소민아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창가 옆에 자리 잡고 앉은 뒤, 멋쩍은 듯 목덜미만 만지작거리는 남자를 보고는 소민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제 소개를 할게요. 전 소민아라고 해요.”

“신이랑이에요.”

소민아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엄마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라는 데엔 이유가 있었어. 엄청 내성적이네. 이런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오자 두 사람은 임의로 몇 개 선택해 주문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버스 타고 오는데 길이 너무 막히더라고요.”

“네.”

짧디짧은 한 글자뿐인 대답에 소민아는 너무 난처해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컵을 들어 물을 마시며 애써 어색함을 감추었다. 외모는 확실히 그녀의 이상형에 가깝다. 그저 말수가 조금 적을 뿐이다.

너무나도 불편했다!

한참이 지나도록 어떻게 한마디도 내뱉지 않는단 말인가.

설마 무슨 나쁜 꿍꿍이라도 있는 건 아니겠지.

음식이 모두 오르자 소민아는 조심스레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신이랑 씨, 우리 오늘 왜 만났는지는 알고 있죠?”

“선이요.”

“알고 있네요! 모르시는 줄 알았어요. 응당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를 들어 직업이라든가, 사는 곳이라든가, 재산이 얼마라든가, 차와 집은 갖고 있는지 등등...”

신이랑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전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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