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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소민아는 항상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이다. 식사시간, 그녀는 쉬지 않고 계속 다른 화제를 던졌다. 신이랑이 귀찮아할 거라 여겼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는 조금의 불편한 기색도 없이 차근차근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세 마디만 초과하면 입을 다물라고 다그치는 기성은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랑 씨, 저 이제 배불러요. 다 드셨어요?”

“네. 저도 배불러요.”

“아직 이른 시간인데 나가서 영화라도 볼까요? 요즘 재밌는 공포 영화 나왔다던데, 어때요?”

“좋아요.”

신이랑이 카운터로 걸어가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지불했다.

소민아는 두 손을 뒤로 가져간 채 말했다.

“이랑 씨, 다음엔 애플 페이 한 번 써봐요. 그럼 현금 가지고 다닐 필요 없어요.”

“전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요.”

“괜찮아요. 오늘은 이랑 씨가 샀으니까 다음엔 제가 대접할게요.”

소민아는 코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가 데이트 신청했을 때 거절만 하지 않으면 돼요.”

“언제 부르든 나올게요.”

소민아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발끝을 내려다보았다. 어젯밤 쌓였던 눈이 녹아 바닥은 약간 젖어있었다.

“지금 영화 보러 가면 소설 쓸 시간 없지 않아요? 오늘 올린다고 하셨잖아요.”

“이미 다 얘기해뒀어요.”

그가 그녀를 살짝 쳐다보고는 물었다.

“안 추워요?”

참으로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괜찮아요.”

“이거 해요.”

신이랑이 호주머니에서 검은색 실장갑을 꺼내주었다.

소민아가 바로 고개를 들고 말했다.

“저한테 주면 이랑 씨는요?”

“난 안 추워요.”

“그럴 리가요.”

그녀는 어디에서 용기가 솟아올랐는지 바로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따뜻했다.

“정말 안 춥나 보네요. 그럼 제가 할게요.”

신이랑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그는 당황스러움에 다급히 시선을 돌렸다.

소민아는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이미 발까지 꽁꽁 얼어있었다. 손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됐어요. 이제 가요. 마침 이 부근에 영화관이 있어요.”

그는 키가 꽤나 컸다. 그녀가 고개를 들고 쳐다봤을 때 발갛게 달아오른 그의 귀가 눈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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