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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회사 정원에 있는 산책로.

“이랑 씨! 회사엔 왜 온 거예요? 제가 여기에서 일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소민아는 기쁨보단 놀라움이 더 컸다.

신이랑이 눈을 내리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인터넷에서 회사 위치를 검색해봤죠. 민아 씨한테 문자 보냈는데 답장이 없더라고요.”

소민아가 핸드폰을 살펴보니 정말 문자 하나와 부재중 전화 한 통이 와있었다.

“미안해요. 아까 잘 때 무음으로 해놓았었는데 깜빡했네요. 참, 밥은 먹었어요? 제가 식사 대접해 드릴까요?”

신이랑이 말했다.

“내가 가져왔어요.”

소민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랑 씨...”

“내가 직접 만들었어요.”

소민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

신이랑은 그녀를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민아 씨 입맛에 맞춰 만들었어요. 민아 씨가 좋아하는 매운 닭 날개도 있어요...”

소민아는 워낙 먹성이 좋은 사람인지라 그 말에 약간 마음이 움직였다. 하지만 남자가 직접 요리를 해온다는 건 분명 의도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맛있다 해도 그의 마음을 이대로 받을 수는 없다.

“이랑 씨, 미안해요... 저 이미 남자친구 있어요!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인데 제가 많이 좋아해요. 어제 고백받았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제 이랑 씨 호의 더는 못 받겠어요!”

신이랑의 눈동자에서 반짝이던 빛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럼... 우리 친구는 할 수 있을까요?”

“...”

신이랑 같은 거물 작가가 이렇게까지 자세를 낮추다니.

“당연하죠. 이랑 씨는 제 중학교 시절 우상이었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어요. 다만 조금 놀라긴 했어요. 이랑 씨처럼 대단한 사람은 도도하고 차가운 줄 알았거든요. 이랑 씨와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건 제 영광이에요...”

신이랑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래요.”

소민아는 그가 상처받았을까 봐 조심스레 말했다.

“저희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요. 지금 사람 별로 없을 거예요.”

“네.”

소민아의 걸음이 그리 빠른 편이 아니라 신이랑은 일부러 속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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