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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두 시간 반의 영화가 끝난 뒤, 그들은 사람들로 붐비는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갔다. 구석까지 밀린 그녀는 누군가에게 발을 밟혔다.

“아아, 내 발.”

신이랑이 그녀를 비좁은 공간 속에서 끌어냈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조금만 참아요.”

“네.”

소민아는 그의 등 뒤 안전한 공간에 자리 잡았다. 꼭 맞잡은 창백하게 하얀 그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녀는 그의 건장한 몸집을 눈앞에 두고 숨을 죽였다. 심장이 당장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1층에 도착하자 소민아는 그의 손에 이끌려 엘리베이터에서 나갔다.

나간 뒤에도 신이랑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소민아는 그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아까 영화를 볼 때 자주 눈을 감고 있기도 했었다.

그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왜 그래요? 어디 불편하세요?”

신이랑이 부드럽고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소민아는 조금 전 영화를 볼 때 엄마로부터 받았던 문자가 떠올랐다.

“이랑 씨, 또 머리가 아픈 거예요?”

머리 아파하는 그의 모습은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더없이 온순하고 귀여웠다.

신이랑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집에 가서 약 먹으면 돼요.”

그의 말투는 늘 이런 식인가보다. 느리고 부드러우며 친절하다.

소민아가 말했다.

“그럼 안 되죠! 저랑 같이 약 사러 가요. 머리 아픈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저도 잘 알아요. 매번 늦게까지 야근할 때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벽에라도 부딪히고 싶더라니까요.”

“가요. 제가 약 사줄게요.”

“난...”

소민아는 신이랑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렇게 급히 앞으로 걸어가는 소민아는 온통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신이랑의 눈빛을 느끼지 못했다.

머지않은 곳 검은색 승용차 안, 기성은과 소피아가 앉아있었다. 차가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섰을 때, 소피아는 건물에서 나오는 소민아를 발견했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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