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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내일 문 앞에 조명 몇 개 더 달아야겠어. 그리고 마침 회사에서 새 기술을 개발했어. 그것만 쓰면 내가 없을 때 집에 들어온 사람 모두의 정보가 네 핸드폰으로 전송돼.”

도둑 방지가 아니라 그녀를 감시하는 게 목적인 황당무계한 말이다.

...

어둠 속에 숨은 범인은 고개를 들고 밝았다가 어두워지는 위층 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검은 모자 아래 그 눈동자엔 고통과 원한이 가득 담겨있었다.

얼마 후 미세하게 새어 나오던 달빛이 완전히 검은 구름에 가려졌다.

이어 하늘에서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물이 몸을 적시니 차가운 한기가 온몸을 뚫고 들어갔다.

새벽 네 시,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지고 하늘에선 번개가 쳤다.

옆방 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장소월은 몸을 뒤집으며 이불 속에서 옆에 누운 남자를 툭툭 찼다.

“전연우... 별이한테 가. 또 울어.”

발길질에 잠이 깬 전연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조명을 켰다.

그는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와 잠옷을 입고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전연우가 옆방에서 아이를 달래고 있음에도 울음소리는 더 커져만 갔다. 장소월은 하는 수 없이 일어나 별이에게 향했다.

번개가 치고 우레가 울며 비가 내리면 별이는 울음을 그칠 줄을 모른다.

장소월이 다가갔다.

“내가 할게. 언제 집 보수공사 하는 거야? 방음이 너무 안 돼. 비 오면 별이가 너무 울잖아. 계속 이렇게 울다간 몸 상할지도 몰라.”

전연우가 말했다.

“알았어. 내일 기 비서한테 와서 보라고 할게. 나 담배 한 대 피울 거야.”

별이는 장소월의 품에 안겨서야 천천히 조용해졌다.

비가 조금씩 그치자 장소월은 창문을 열어 시원하게 환기를 시켰다.

장소월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를 보고는 손가락으로 콧등을 톡톡 두드렸다.

“남자애가 왜 이렇게 겁이 많아?”

“엄... 엄마...”

장소월이 입꼬리를 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네가 만약 내가 낳은 아이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난 네 엄마가 아니야. 넌 내 아이가 아니고.’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그 순간, 장소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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