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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장소월이 전연우의 옆을 지나가자 그는 웃으며 그녀 손목을 잡아 품에 끌어안고는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여보... 난 강지훈과 달라. 다시는 저놈과 접촉하지 않을게. 이번이 마지막이야. 응?”

그 목소리는 마치 약물처럼 만신창이가 된 그녀의 심장을 치유했다. 그의 체취를 맡으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이 온몸에 깃들었다.

그녀는 마치 깊은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물을 벗어나려 해도 결국엔 파도에 밀려 다시 돌아가곤 했다.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넌 항상 그렇게 말뿐이잖아. 송시아도 안 만나겠다고 했으면서 먹이 하나만 던져주면 나 버리고 가서 만나잖아. 강지훈도 마찬가지야. 나랑 한 약속 언제 한번 제대로 지킨 적 있어? 10조짜리 계약이랑 나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뭐 선택할래?”

전생의 장소월이었다면 감히 이런 질문을 입에도 담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에게 너무나도 치명적인 질문이었다.

묻지 않아도 그의 선택이 무엇인지는 똑똑히 알 수 있다.

10조가 아니라 6억짜리 계약도 그녀의 목숨과 맞바꿀 수 있을 것이다.

‘전연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처참하게 버릴 것이다.

그녀는... 정말 너무나도 미약한 존재였다.

장소월이 돌연 그를 밀어냈다.

“의미 없는 질문이네. 알고 싶지 않아. 별이 보러 가야겠어.”

“돈은 없으면 다시 벌면 돼.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내 아내야.”

장소월의 발걸음이 문 앞에서 멈춰서고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평온하게 내뱉은 그 말이 그녀의 심장을 움직였다.

그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도우미가 남원 별장 정원에서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있던 그때, 어둠 속에서 은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검은 후드를 입고 마스크를 한 탓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오 아주머니세요?”

도우미가 소리쳤다.

돌연 그 그림자는 당황하며 도망쳐버렸다.

“도둑이야! 도둑 들었어요!”

도우미가 몇 번을 소리치자 경호원이 달려왔다. 하지만 날이 너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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