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영루 보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갑자기 전투의 의지를 잃었다. 그들은 그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많은 사람들은 도망가면서도 정형석을 욕하는 걸 잊지 않았다.“흥! 이 진법을 갖고 싶다면 죽을 각오는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게다가 이건 나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우리 다섯 명이서같이 결정한 거야. 왜 나만 욕하는 건데!”정형석이 분노하면서 입을 열었다.암영루 보스는 본인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도망가는 것을 보면서 만족스레 웃었다.“무영이 이 벌레들을 다 처리하고 나면 그다음은 너희들이다!”정형석은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무군이 다른 무후들을 무차별 살해하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만약 무영이 이들의 전력이 되어준다면 이 다섯 무군은 다 죽을 것이다.정형석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얼른 도망갈 준비를 했다.“지금 도망가려고 했지? 늦었어!”암영루 보스가 큰소리를 쳤다.그는 높게 날아올라 은근한 기운을 피워냈다.그건 바로 암영루 보스의 결계였다.결계에 들어선 다섯 명은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꼈다. 도망치려고 해도 이미 불가능한 상태다.정형석은 어두운 표정으로 하늘 위에 있는 암영루 보스를 보면서 천천히 얘기했다.“당신 정말 우리랑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는 거야? 약속하지. 지금 우리를 놓아주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고.”“웃기지 마. 우리를 습격할 때 이런 결말도 생각했었어야지.”암영루 보스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무군 세 번째 단계면서 우리를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가 죽기 살기로 달려들면 당신들도 화를 피하지 못할 거야.”정형석은 암영루 보스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협박성이 섞여 있었다.“선배님, 뭐하십니까! 얼른 그 보물을 꺼내서 쓰세요!”옆에 있던 정형석의 후배가 얘기했다.둘 다 정양부의 사람이라 그는 정형석에게 특별한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정형석,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른 써요.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으니까요
“이 구슬이 터지면 너도 죽을 텐데, 정말 그걸 터뜨릴 셈이야?”암영루 보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떠보면서 물었다.“그럼 시도해볼래?”정형석은 물러서지 않고 차갑게 암영루 보스를 쳐다보았다.그 순간, 하늘 위의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있었다.바닥에서는 대하인들의 시체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암영루 지하 깊은 곳.여섯 명은 겨우 진법의 끝에 다다랐다. 하지만 빛으로 된 막이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그 막 뒤에는 돌아가고 있는 팔괘진이 있었다.“이곳이 바로 비경의 컨트롤 중심인가요?”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입을 열어 물었다.“아마도 맞을 겁니다.”옆에 있던 인무석이 말했다.그리고 손을 들어 막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막 위로 파문이 일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요해졌다.“이 막이 이렇게 단단한 줄은 몰랐네요. 우리가 다 같이 힘을 합쳐서 해봅시다.”여섯 명은 모두 무후 아홉 번째 단계의 고수들이다.청룡과 최서준이 같이 서 있었고 인무석과 조씨 가문의 조문걸이 같이 서 있었으며 다른 두 사람은 바로 진후택과 정양부의 제자였다. 원래는 정양부의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였었는데 그들은 이미 거의 다 죽었다. 결국 살아남은 한 사람이 진후택과같이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최서준은 그제야 진후택이 무후 아홉 번째 단계의 고수라는 것을 깨달았다.역시나, 아무 출신도 아닌 사람들이 더욱 독하게 연마하는 법이다.인무석의 말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진법이 눈앞에 있다고 해도 이 막을 부수지 못한다면 결국 그림의 떡이 아니겠는가.최서준은 이 막을 뚫어도 진법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다.그는 다른 다섯 명과 힘을 합쳐 막을 향해 힘을 퍼부었다.하지만 인무석은 여섯 명의 무후가 힘을 합쳐도 이 막을 뚫을 수 없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그들의 기운이 막에 닿자 막에는 약간의 파문이 일 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버렸다.“다시 해 봐요!”인무석은 믿을 수 없다는 태도로 얘기했다.이윽고
반나절이 지났다. 경매에서 섦여했던 것처럼, 파진기는 정말 이 막을 깨뜨릴 수 있었다.막이 사라지던 순간, 네 사람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중앙에 있는 팔괘진을 노렸다.하지만 최서준과 청룡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최서준은 이 팔괘진을 손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았기에 움직이지 않았고 청룡은 아까 최서준의 말을 듣고 나서지 않은 것이었다.네 사람 중, 진후택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막을 깨뜨린 것이 진후택이니 언제 쳐들어가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도 진후택이다. 진후택이 손을 뻗는 순간 뒤에서 그를 잡아당기는 힘이 느껴졌다.진후택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버렸다.그건 바로 정양부의 제자였다.진후택은 인무석과 조문걸은 경계하고 있었지만 정양부의 제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진후택은 속으로 본인의 처지가 정양부 제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본인을 먼저 건드리자 진후택은 화가 났다.“죽고 싶어?”다행인 건 부상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다는 것이었다.진후택은 뒤로 날아가다가 소리를 지르고 다시 앞으로 달려나갔다.어느새 두 사람의 전투가 시작됐다.인무석과 조문걸도 대치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최서준이 인무석에게 텔레파시를 날렸다.“인무석 씨, 그래도 정이 있으니 알려드릴게요. 이 진법은 저희가 가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그 목소리를 들은 인무석은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조문걸은 인무석이 왜 갑자기 물러난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흥분해서 달려들었다.그는 손을 뻗어 팔괘진을 잡으려고 했다.‘흥, 결국 이 비경은 내꺼야!’최후의 승자는 본인이라고 생각하던 때, 조문걸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의 손은 그 팔괘진을 통과해버렸다. 그러니까 만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조문걸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다시 손을 뻗었지만 결과는 같았다.그러자 조문걸은 완전히 미쳐버렸다.“이럴 수가 없어! 안 돼!”조문걸은 그 자리에서
본인은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두 사람은 앞으로 가서 손을 내뻗었다.하지만 직접 겪어보고 나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최서준은 시도해보지도 않았다.최서준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머릿속에서 연석진이 말했다.“저들은 무군이 아니라서 안 되지만 넌 다를 거야.”“왜죠?”“넌 이미 무후의 최고급 경지에 다다랐어. 조금만 있으면 곧 무군이 될 거야. 게다가 넌 용문비경을 갖고 있잖아. 이 비경에 들어온 후로 용문비경이 이 비경의 기운을 흡수하고 있다는 걸 못 느꼈어?”최서준이 기운을 감지해보자 확실히 그렇긴 했다.최서준은 연석진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연석진의 말대로 조용히 팔괘진을 향해 걸어갔다.“시도해보려고요?”청룡이 담담하게 물었다.다섯 명은 이미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이곳은 암영루의 가장 깊은 곳이니 오래 있으면 잡힐 위험이 높으니 말이다. 만약 밖에 있던 무군들이 쳐들어온다면 그들은 도망갈 사이도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왔는데 시도는 해보고 가야죠.”최서준은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다.청룡은 최서준을 기다리기로 했고 조문걸과 인무석 등 사람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어 나갔다.그들은 본인이 안 되니 최서준도 안 되리라 생각했다.청룡도 최서준이 될 거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막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얘기했다.“얼른 시도해요. 곧 적이 쳐들어올지도 몰라요.”최서준은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팔괘진 옆에 간 후 손을 뻗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만질 수가 없었다.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최서준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최서준의 손에서 갑자기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그 빛은 점점 밝아지더니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았다.청룡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다 눈을 감고 말았다.눈을 감은 그들은 이름 모를 동물의 비명을 들었다.다시 두 눈을 떴을 때, 팔괘진이 사라졌을 뿐만이 아니라 최서준도 같이 사라지고 말았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청룡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멍
역시나 전설은 진짜 존재하는 거였다. 진법을 제어하면 비경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비경을 손에 넣은 최서준은 이 안에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치 용문비경에 있을 때처럼 말이다.최서준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다.그가 머리를 굴리자 이번에는 용문비경 속에 나타났다.원래 두 공간만 볼 수 있던 곳에 이제는 세 번째 공간이 나타났다. 바로 이 비경이다.‘잠깐.’하지만 최서준이 손에 넣은 비경이 용문비경 속에 나타난 거라면 무군의 능력인 결계는?최서준은 어느새 자기 실력이 또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결계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것이 전혀 없었다.최서준이 연석진 앞에 나타나 물었다.“선배님, 저 무군이 된 것 같나요?”최서준이 아리송해서 물었다.“이 기운을 보면 분명 무군이 된 건데, 게다가 금방 무군이 된 사람들과는 달라. 넌 잘 모르겠어?”연석진은 최서준을 보고 어이없어하면서 대답했다.“금방 무군이 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요?”최서준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응. 네 기운을 보면 한 무군 세 번째 단계는 될 것 같은데.”연석진이 기운을 훑고 나서 얘기했다.세 번째 단계? 세 개의 공간?설마...최서준은 또 머리를 굴려 세 공간을 하나로 만들었다.이윽고 최서준은 또 원래로 돌아왔다. 눈앞의 연석진은 전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무황급의 고수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라니.최서준의 마음속에 가설들이 세워졌다.하지만 지금은 세세하게 연구할 때가 아니다.최서준이 머리를 굴리자 그는 어느새 부유성의 지하에 다시 나타났다.청룡의 눈앞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사라졌던 최서준이 갑자기 등장했다.“무슨 일이에요? 설마 진법을 손에 넣은 겁니까?”청룡이 앞으로 나서서 최서준에게 물었다.최서준은 숨기지 않고 청룡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대하에 드디어 비경이 생긴 겁니다!”청룡이 최서준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심으로 최서준을 위해, 대하를 위해 기뻐하고 있었다.청룡의 말을
조문걸이 먼저 입을 열었다.“청룡, 와서 도와줘요. 이 무군은 미쳤어요. 무조건 우리를 죽이겠다고 합니다. 밖의 다른 동료들은 이미 이 사람의 손에서 죽었어요. 지금 안 도와주면 우리는 다 죽을 겁니다.”먼저 떠난 네 사람은 밖에서 일어난 일들을 몰랐다. 암영루 문 앞까지 와보니 밖은 온통 시체가 산처럼 쌓여있었다.대하인들도 있었고 암영루 사람들도 있었다.무영은 최서준을 보더니 멍해 있다가 말했다.“인서준! 얼른 저 사람들을 공격해! 그러면 내가 너를 보스한테 추천해줄 테니까 말이야!”“내 이름은 최서준이다. 잘 기억해.”최서준은 무영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 그러자 무영이 흠칫하더니 물었다.“그럼 너도 이 세계에 침입한 침략자인가?”“우리한테는 너희가 침략자야.”최서준은 무영의 질문에 꿈쩍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감히 우리를 갖고 놀아? 고작 무후밖에 안 되는 게, 내 앞에서 진짜 신분을 드러내? 죽고 싶은 거야?!”무영은 네 사람을 뿌리치고 바로 최서준에게로 달려왔다.열심히 인서준을 도왔는데, 다른 세계에서 온 침입자였을 뿐만이 아니라 이름도 가짜였다니.무군인 무영은 무후가 자기를 속였다는 것에 대해 화를 참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죽여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무군인 무영이 다가오는데도 최서준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청룡이 옆에서 입을 열었다.“현무! 조심하세요!”하지만 최서준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그러다가 무영이 눈앞까지 왔을 때, 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그러자 무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이, 이게 무슨 일이야!”무영은 귀신을 본 사람처럼 비명을 질렀다.무영 뿐만이 아니라 인무석과 다른 사람들도 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무영은 무군이다.그런데 최서준은 그런 무영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고 있었다.네 사람은 저도 모르게 같은 생각을 했다.최서준이 진법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고!조문걸이 입을 열었다.“당신이 정말 이 진법을 갖게 된 거야?”최서준은 대답도 하지 않았다.최서준이 손을
정양부의 제자인 정형석은 최서준이 이 비경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진법을 손에 넣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강해질 수는 없다.게다가 최서준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정형석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고개를 돌려 최서준을 쳐다보면서 경악했다.“설마... 무군이 된 겁니까? 그럴 리가 없는데... 설마... 아니... 무후였으면서 어떻게... 이건 불가능한 일인데...”정형석은 그제야 이해했다.암영루 보스도 최서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군 세 번째 단계인 그도 최서준의 기운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설마...암영루 보스는 얼른 기운을 퍼뜨려 진법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진법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이럴 수가!’그 팔괘진은 암영루 보스가 수년 동안 가지려고 해도 갖지 못한 물건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이곳에 쳐들어와서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 진법을 손에 넣었다.정형석의 제자는 정형석의 옆에서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선배님,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얘기해 주세요.”“그런 전설이 있었다. 비경을 자기 결계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 천재는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라고!”그 말을 들은 정형석의 제자는 깜짝 놀랐다.진법은 무군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그러니까 결국 이들이 죽 쒀서 최서준한테 준 꼴이 되었다.최서준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중요하지 않았다.“너도 날 죽이고 싶어 한다면서?”최서준은 차갑게 웃으면서 한석호를 보면서 물었다.“현무, 오해입니다. 난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한석호가 옆으로 비키면서 해명했다.아무리 원한이 깊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 한다.한석호는 남몰래 눈을 흘겼다.‘흥, 비경 속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이 비경을 나가면 어차피 같은 무군이야. 비경을 네 결계로 만들었다고 해서 네가 대단한 줄 알아? 웃기지 마. 넌 한씨 가문 앞에서 그저 버러지일 뿐이야. 비경만 나
“어, 언제...”최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기운으로 손안의 류구슬을 훑어보았다.이윽고 이 구슬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인지 알게 되었다.‘이렇게 작은 구슬 안에 이런 힘이 들어있다니.”연석진 마저 놀라서 얘기했다.“이 물건은 전성기 때의 내 전력과 비슷해.”연석진은 그 구슬에게 꽤 높은 평가를 내렸다.연석진은 무황급의 고수니까 말이다!“최서준, 우리를 풀어주면 여기서 있던 일은 절대 발설하지 않을게요. 맹세합니다!”정형석은 마지막 패까지 최서준에게 뺏긴 채 빌 수밖에 없었다.정형석은 최서준이 이곳의 사람들을 다 죽일까 봐 걱정했다.이 안의 소식이 대하에 퍼진다면 최서준은 경성 명문가들의 공격을 한몸에 받을 테니까 말이다.게다가 최서준이 죽인 사람들은 각 명문가의 후계자들이다.정형석의 제자도 자리에서 빌었다.“우리 정양부는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습니다. 우리를 놓아주세요!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고 피로 맹세하겠습니다!”정형석은 그 말을 듣고 약간 움찔했다.피의 맹세는 평생 어기면 안 되는, 어기면 바로 죽는 맹세다.정형석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최서준을 상대로 대충 얘기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제자가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지금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도, 정형석이 비경을 손에 넣는다면 그도 모든 사람을 다 죽일 것이다.“제발 허락해 주세요.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고 피로 맹세하겠습니다!”정형석은 제자의 말을 반복했다.“그래.”최서준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피의 맹세를 하겠다고 했으니 따로 걱정할 건 없다.두 사람은 손으로 가슴을 찔러 심장 부근의 피를 묻혔다.그리고 이구동성으로 피의 맹세를 했다.그걸 본 최서준은 두 사람을 놓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아무 출신도 아닌 마지막 무군, 서웅을 바라보았다.동질감 때문일까. 최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웅, 현무에 들어와 내 곁에 있을 생각이 있나요?”“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서웅은 옆에서 그들을 지켜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