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무영 대사님이다. 얼른 무릎을 꿇어라.”보스는 그 노인을 데려오면서 최서준과 주송림에게 소리쳤다.“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최서준과 주송림은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 무릎을 꿇었다.주송림은 암영루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손한 태도로 그를 맞이했고 최서준도 연기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공손하게 얘기했다.“이 두 사람이 바로 우리의 목표 인물을 가져온 두 사람입니다. 왼쪽은 인서준이라고 하고 오른쪽은 주송림이라고 합니다.”보스는 그제야 몸을 돌려 그 노인에서 두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그래.”노인은 그저 담담하게 얘기하고 고개 돌려 바닥에 있는 시체를 훑어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무영 대사는 품속에서 회색의 결정을 꺼내서 기운을 살피더니 그제야 얘기했다.“음, 그래. 그 사람이 맞아. 하지만 물건은 없는 것 같군.”말을 마친 노인이 최서준과 주송림, 두 사람을 흘깃 쳐다보았다.그러자 보스가 바로 입을 열었다.“너희 둘, 시체에서 뭘 가진 적 없어? 이 결정하고 비슷하게 생긴 거 말이야.”“없습니다. 보스, 우리 둘은 이 사람을 죽인 후 바로 시체를 업고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최서준이 바로 얘기했다.“맞습니다.”주송림도 얼른 대답했다.보아하니 암영루가 이 사람을 죽이라고 시킨 건 이 사람 몸에서 무언가를 빼앗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물건이 보이지 않으니 두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얼른 잡아떼고 해명했다.“그 말, 사실이야?”보스가 되물었다.“정말입니다. 보스!”주송림이 바로 대답했다.주송림이 대답하자 보스는 최서준을 쳐다보았다.최서준도 대답했다.“정말입니다.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전 곱게 죽지 못할 겁니다.”보스의 신임을 얻기 위해, 최서준은 맹세한다고 했다. 원래도 저 시체한테서 뭘 가진 것이 없으니 거짓은 아니다.“그래, 두 사람의 말은 진짜인 것 같군. 그럼 이 자가 물건을 가진 후 다른 사람한테 줬다는 건가. 이상하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야.”무영 대사는 바닥에 있
최서준과 주송림이 떠나자 보스는 바로 뒷마당으로 갔다. 무영 대사는 그곳에서 시체를 연구하고 있었다.“무영 대사님, 아직 목표물의 몸에서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는데, 왜 두 사람한테 보상을 내리신 겁니까.”보스, 아니, 도원준이 물었다.“물건은 찾지 못했지만 확실히 이 사람이 맞아. 됐어, 앞으로 상관하지 않아도 돼. 넌 네 일이나 신경 써. 두 사람을 추천한 후, 죽은 사람의 빈 자리들을 메꿔야지.”무영 대사는 도원준에게 몇 마디 하고 그를 내보냈다.시체를 데리고 매장을 떠난 무영 대사는 회색 결정을 꺼내보았다. 역시나 시체에는 결정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질 것만 같았다.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었거나, 혹은 다른 사람한테 결정을 빼앗겼거나. 둘 중 하나다.그럴 수 있는 사람은...무영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눈빛이 어두워졌다.매장 밖이지만 여전히 그 힘을 느낄 수 없었다.무영은 너무 의아했다. 처음에는 힘의 파동이 엄청 강했는데, 그 사람이 비영성에 온 후로 반응이 점점 미약해졌지만 그래도 남아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반응조차 없다니.누군가가 흡수한 건가?그럴 리가 없다.이 결정을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무군이어야 한다.아니면 전에 성주의 집에서 느껴진 기운의 주인인가? 혹은 두 사람이 시체한테서 결정을 빼앗아내 마침 기운을 차단할 수 있는 곳에 둔 건가?무영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송림 형님, 제가 보스한테 금화 100개를 줬다고 뭐라고 하지 않으실 거죠?”어두운 골목에서, 최서준과 주송림이 돈을 나누고 있었다.“당연하지. 이건 당연히 보스한테 드려야 할 것이었어.”주송림을 생각보다 쉽게 금화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순조롭게 암영루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금상천화였다. 주송림은 속으로 기뻐했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금화 100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무영 대사님이 암영루에서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스가 엄청 공손하게 모시던데.”두 사람
최서준은 그 말만 내뱉고 바로 큰 힘에 부딪혀 몇십 미터를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바닥에서 몇 바퀴나 구르다가 멈췄다.작지 않은 부상을 입은 최서준이 일어나려고 할 때, 뒤에서 또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주송림이 최서준과 똑같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조심하라고 외쳤건만 피하지 못한 모양이었다.최서준은 일어나서 피를 몇 번 토해냈다.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암영루의 무영 대사가 서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을 공격한 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무영 대사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최서준이 먼저 물었다.무영은 그저 최서준과 주송림을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결정을 흡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어쩌면 두 사람은 결정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을지도 모른다.무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영이 더 공격하려는 생각이 없어 보이자 최서준은 바닥에 쓰러진 주송림을 부축해 주었다.주송림의 상처는 더 심각했다.그는 최서준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섰다.무영은 그제야 의심의 싹을 잘라버리고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이건 암영루의 시험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는 거지. 인서준, 잘했다. 주송림은 조금 더 연습해야겠어.”이윽고 무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를 떠났다.“이게 무슨 시험이야!”주송림은 무영이 떠난 후 불만을 토로했다.갑자기 부상을 입었으니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그러게 말이에요.”최서준은 주송림의 말에 대충 맞장구쳐주었다. 무영은 시험이라고 둘러댔지만, 최서준은 무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공격할 리가 없지 않은가. 아까 그 순간, 최서준은 하마터면 진짜 실력을 드러내고 싸울 뻔했다.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인을 지키려고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 드러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요 며칠 한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니까 말이다.그리고 무영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최서준 군,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건가.”성주 별채 홀에서, 서왕록이 최서준에게 물었다.“아닙니다. 그저 오랫동안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그럽니다. 게다가 저한테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더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최서준이 대답했다.암영루에 잠입하는 일은 서왕록에게 얘기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리 요 며칠 친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깊은 얘기를 나눌 사이는 아니니까 말이다.“어젯밤 성에서 느껴진 전투와 관련 있는 건가? 걱정하지 마. 비영성 내부라면 누구도 반역을 일으키지 못할 테니까 말이야.”서왕록은 최서준을 붙잡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리고 자신 있게 확답을 주면서 무영 대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뜻으로 얘기했다.“성주님, 아닙니다. 정말 괜찮아요. 그저 더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고 싶어서 그럽니다.”그 순간, 최서준은 성주 별채에 있는 것이 암영루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두 사람은 혈연관계도 아니지 않은가. 서왕록이 최서준을 도와 암영루와 싸운다고 해도 얼마나 도와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최서준은 자기 목숨을 다른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없었다.“그래, 서준 군이 가겠다고 고집하니 더는 말리지 않겠어.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곳으로 와서 피해도 좋아.”서왕록은 최서준이 가려는 것을 보고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곧 떠날 테지만 아침을 먹을 시간도 없는 건 아니겠지.”서왕록은 최서준이 바로 떠나려는 것을 보고 장난스레 얘기했다.최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의자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서 마지막 식사를 시작했다. 최서준이 오늘 떠난다는 말을 들은 성주의 부인은 서연경을 데리고 왔다. 같이 겸상하지 않던 서경진도 옆에 앉아서 식사를 같이했다.서경진은 계속해서 얘기하면서 최서준더러 밖에 나가서 꼭 조심하라고 했다. 최서준이 서연경을 구해준 은인이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었다.“서준 씨,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손수건
성을 나선 최서준은 두 사람을 향해 손을 저어 인사를 하고 바로 날아가 버렸다.무영의 기분은 심하게 좋지 않았다. 하늘에서 떨어진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직접 나서지 않아서였다.무영은 자기의 회색 결정을 매만졌다. 이 결정은 곧 무군 급이 될 사람을 기습해서 얻어낸 결정이었다.비영성으로 돌아와 이 결정 같지 않은 결정을 처리하려고 했을 때, 마침 다른 결정의 힘을 느껴서 이런 일을 진행한 것이다.결정이 무후 초급 단계의 녀석에게 있다는 것을 느낀 무영은 서왕록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암영루의 사람을 보내 무후 초급 단계의 녀석을 해치우려고 했다.무후 초급 단계의 사람을 몇 명이나 내보냈으니 앉아서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무영은 결정을 손에 넣은 후 무황이 될 미래를 그리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틀어질 줄을 누가 알았을까.아마 서왕록이 아니었다면 무영은 이 비영성을 다 태워서라도 그 사람을 찾아내려고 했을 것이다. 무영은 암영루에서 오래된 킬러다. 성안의 사람을 모조리 죽이는 것은 거의 식은 죽 먹기다.바래지는 술집은 딱 봐도 오래된 흔적이 가득했다. 2층의 창문가에는 수염이 가득한 한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빈 병이 몇 개 놓여 있었다. 수염 가득한 이 남자는 술집에 꽤 오랜 시간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는 창문가에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다. 마치 모든 일과 무관한 사람처럼 말이다.그 사람은 바로 분장을 하고 다시 비영성으로 돌아온 최서준이었다. 이 술집은 여전히 최서준이 자주 오던 그곳이었다. 모든 것은 그대로고, 오직 최서준의 얼굴만 변했을 뿐이다.저번에 살인 사건이 있은 후, 술집의 매출은 꽤 좋지 못했다. 많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삼삼오오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들었어? 저번에 이 술집 앞에서 사람이 죽었대.”한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최서준이 듣고 싶어서
설마 그날 무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고 있어서 암영루에서 두 사람을 부르지 않은 건가?요 며칠 동안, 주송림은 최서준을 찾아와 술을 마셨었다. 다 최서준이 계산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최서준은 주송림에게도, 암영루한테도, 다 본인이 비영성에 사는 사람이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즐겁게 놀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말이 잘 통했다. 두 사람은 얼른 암영루에 들어가고 싶었다. 적어도 최서준은 주송림 앞에서 그렇게 행동했다.오늘도 똑같았다. 아무 소식도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주송림이 걸어와서 얘기했다.“인서준, 그쪽에서 대답이 왔어. 우리 둘을 불렀어.”주송림이 멀리서부터 최서준을 향해 달려오며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윽고 술집에서 나와 주송림과 함께 암영루의 아지트로 가서 도원준을 만났다.도원준은 두 사람을 데리고 매장의 뒷마당으로 가서 무영에게 보고했다.최서준과 주송림은 처음으로 이곳의 뒷마당에 와봤다.들어가자마자 최서준은 음습한 기운이 가득한 뒷마당에 약간 놀랐다.무영은 비영성에서 손에 꼽을 만큼 큰 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 “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 인서준과 주송림을 데리고 왔습니다.”도원준은 무영 대사를 보고 공경하게 인사를 올렸다.“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최서준과 주송림도 같이 경례를 했다.“그래, 넌 먼저 가봐.”무영은 도원준을 내보냈다. 도원준이 사라진 후 무영이 그제야 얘기했다.“암영루는 두 사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늘부터 너희는 암영루의 사람이다. 하지만 그전에, 마지막 시험이 남아있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암영루의 진정한 인정을 받고 상응한 복지를 누리게 될 것이다.”“실례합니다만, 시험이 뭐죠?”최서준이 물었다.주송림도 묻고 싶어서 입술이 근질근질했다.“너희들도 암영루가 뭐 하는 곳인지 알 것이다. 그러니 시험은 암영루를 도와 간단한 암살 임무를 하는 것이다. 이건 너희의 암살 목표다. 완성 후 시체를 가져오면 너희한테 명패를 나누어주마.”말을 마친 무영은 마
최서준은 천천히 술집 옆의 여관으로 돌아갔다. 이 여관의 사장은 술집의 사장이었는데 최서준은 이곳에서 먹고 자면서 적지 않은 혜택을 받았다.방에 들어선 최서준은 기운을 훑어 방에 이상한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무영이 준 봉투를 열었다.봉투 안의 내용을 본 최서준은 약간 멍해졌다.봉투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주송림을 죽이고 그 시체를 가져오라.]암영루의 뜻은 뭐지? 서로 죽이라는 건가?최서준은 순간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서 있었다.하지만 주송림의 봉투에는 본인을 죽이고 시체를 가져오라는 내용이 적혀있을 게 뻔했다.“뭘 이해하려고 해. 킬러들을 이해할 필요 없잖아.”연석진이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얘기했다.하긴.연석진의 말에 최서준은 깨달았다. 아마 암영루에서 최서준과 주송림이 너무 친한 것을 보고 이런 임무를 준 것만 같았다. 최서준의 호의는 결국 주송림을 해치게 되었다. 최서준은 원래 주송림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먼저 손을 써야 하나.최서준은 약간 머뭇거렸다. 같이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떨던 사람을 죽여야한다니. 최서준은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일단 주송림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가 먼저 공격한다면 최서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주송림이 공격하지 않는다면 최서준은 이 술친구를 위해 암영루에 들어갈 기회를 포기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서준은 비경 속에서 정말 친구를 사귄 것이 된다.최서준은 그렇게 생각하고 선택권을 주송림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그래서 최서준은 이튿날에도 평소처럼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점심이 되었을 때, 주송림이 천천히 걸어왔다.인사를 하고 최서준의 옆에 앉은 그는 과묵했던 평소와는 달리, 뭐라 많은 얘기를 했다.하지만 두 사람 다 임무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다.주송림은 본인의 옛 이야기들을 얘기했다. 어떤 가문 출신이고, 그 가문의 독자여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컸는데 결국 어른들이 돌아간 후 돈을 흥청망청 써서 거리를 떠돌게 되었다고 말이
새벽이 되자 최서준은 옅은 살기를 느꼈다. 최서준의 기운 감지 능력은 거의 최고급 수준이다. 아주 먼 거리만 아니라면 본인을 향한 살기 따위는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생각 끝났어요?”최서준은 문도 열지 않고 옆의 방을 향해 물었다.상대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도 옅었던 살기가 더욱 옅어졌다.“결정을 내렸으면 그대로 해요.”최서준이 얘기했다.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여전히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기가 더욱 강해졌다.최서준은 더 얘기하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걸어갔다. 방어하려는 태도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는 문밖의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주송림이다.시간 선정은 완벽했다. 가장 어둡고 사람의 경계심이 낮은 시간을 골랐으니 말이다.“이건 뭐 하자는 거야, 죽여달라는 거야?”주송림 눈 속의 최서준은 반항하기를 포기하고 목숨을 바치러 온 사람 같았다.하지만 주송림의 생각은 틀렸다. 최서준이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었다. 최서준의 눈에 무후 초급 단계인 주송림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방어할 필요도 없었다. 주송림이 아무리 힘을 쓴다고 해도 최서준을 상처입히지 못할 것이다.“목숨은 잘 챙겨야죠. 오해하셨어요, 그러니 선택할 기회를 한 번 더 줄게요.”최서준의 대답을 들은 주송림은 약간 머뭇거렸다. 하지만 결국 문을 하나 사이두고 공격을 펼쳤다. 기다란 검이 방문을 뚫고 들어와 최서준의 얼굴을 찌르려고 했다.최서준은 가볍게 뒤로 피했다.주송림은 장검을 휘두르면서 그를 공격하려고 했다.주송림이 점점 가까이 오면서 살기를 드러내자 최서준은 그제야 안심했다. 주송림이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자기의 앞날을 펼치려고 하고 있으니, 최서준은 똑같이 대해줄 것이다.최서준은 바로 자기의 기운을 펼쳤다. 무후 후기의 기운을 느낀 주송림은 그 자리에 굳어버린 채 움직이지 못했다.“이게 제 진짜 실력이에요. 비영성에서 나랑 술친구가 되어주었으니 이 정도의 예의는 갖춰야겠죠.”최서준은 기운을 펼친 후 바로 주송림의 머리를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