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무영 대사님이다. 얼른 무릎을 꿇어라.”보스는 그 노인을 데려오면서 최서준과 주송림에게 소리쳤다.“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최서준과 주송림은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 무릎을 꿇었다.주송림은 암영루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손한 태도로 그를 맞이했고 최서준도 연기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공손하게 얘기했다.“이 두 사람이 바로 우리의 목표 인물을 가져온 두 사람입니다. 왼쪽은 인서준이라고 하고 오른쪽은 주송림이라고 합니다.”보스는 그제야 몸을 돌려 그 노인에서 두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그래.”노인은 그저 담담하게 얘기하고 고개 돌려 바닥에 있는 시체를 훑어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무영 대사는 품속에서 회색의 결정을 꺼내서 기운을 살피더니 그제야 얘기했다.“음, 그래. 그 사람이 맞아. 하지만 물건은 없는 것 같군.”말을 마친 노인이 최서준과 주송림, 두 사람을 흘깃 쳐다보았다.그러자 보스가 바로 입을 열었다.“너희 둘, 시체에서 뭘 가진 적 없어? 이 결정하고 비슷하게 생긴 거 말이야.”“없습니다. 보스, 우리 둘은 이 사람을 죽인 후 바로 시체를 업고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최서준이 바로 얘기했다.“맞습니다.”주송림도 얼른 대답했다.보아하니 암영루가 이 사람을 죽이라고 시킨 건 이 사람 몸에서 무언가를 빼앗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물건이 보이지 않으니 두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얼른 잡아떼고 해명했다.“그 말, 사실이야?”보스가 되물었다.“정말입니다. 보스!”주송림이 바로 대답했다.주송림이 대답하자 보스는 최서준을 쳐다보았다.최서준도 대답했다.“정말입니다.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전 곱게 죽지 못할 겁니다.”보스의 신임을 얻기 위해, 최서준은 맹세한다고 했다. 원래도 저 시체한테서 뭘 가진 것이 없으니 거짓은 아니다.“그래, 두 사람의 말은 진짜인 것 같군. 그럼 이 자가 물건을 가진 후 다른 사람한테 줬다는 건가. 이상하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야.”무영 대사는 바닥에 있
최서준과 주송림이 떠나자 보스는 바로 뒷마당으로 갔다. 무영 대사는 그곳에서 시체를 연구하고 있었다.“무영 대사님, 아직 목표물의 몸에서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는데, 왜 두 사람한테 보상을 내리신 겁니까.”보스, 아니, 도원준이 물었다.“물건은 찾지 못했지만 확실히 이 사람이 맞아. 됐어, 앞으로 상관하지 않아도 돼. 넌 네 일이나 신경 써. 두 사람을 추천한 후, 죽은 사람의 빈 자리들을 메꿔야지.”무영 대사는 도원준에게 몇 마디 하고 그를 내보냈다.시체를 데리고 매장을 떠난 무영 대사는 회색 결정을 꺼내보았다. 역시나 시체에는 결정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질 것만 같았다.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었거나, 혹은 다른 사람한테 결정을 빼앗겼거나. 둘 중 하나다.그럴 수 있는 사람은...무영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눈빛이 어두워졌다.매장 밖이지만 여전히 그 힘을 느낄 수 없었다.무영은 너무 의아했다. 처음에는 힘의 파동이 엄청 강했는데, 그 사람이 비영성에 온 후로 반응이 점점 미약해졌지만 그래도 남아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반응조차 없다니.누군가가 흡수한 건가?그럴 리가 없다.이 결정을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무군이어야 한다.아니면 전에 성주의 집에서 느껴진 기운의 주인인가? 혹은 두 사람이 시체한테서 결정을 빼앗아내 마침 기운을 차단할 수 있는 곳에 둔 건가?무영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송림 형님, 제가 보스한테 금화 100개를 줬다고 뭐라고 하지 않으실 거죠?”어두운 골목에서, 최서준과 주송림이 돈을 나누고 있었다.“당연하지. 이건 당연히 보스한테 드려야 할 것이었어.”주송림을 생각보다 쉽게 금화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순조롭게 암영루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금상천화였다. 주송림은 속으로 기뻐했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금화 100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무영 대사님이 암영루에서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스가 엄청 공손하게 모시던데.”두 사람
최서준은 그 말만 내뱉고 바로 큰 힘에 부딪혀 몇십 미터를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바닥에서 몇 바퀴나 구르다가 멈췄다.작지 않은 부상을 입은 최서준이 일어나려고 할 때, 뒤에서 또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주송림이 최서준과 똑같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조심하라고 외쳤건만 피하지 못한 모양이었다.최서준은 일어나서 피를 몇 번 토해냈다.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암영루의 무영 대사가 서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을 공격한 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무영 대사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최서준이 먼저 물었다.무영은 그저 최서준과 주송림을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결정을 흡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어쩌면 두 사람은 결정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을지도 모른다.무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영이 더 공격하려는 생각이 없어 보이자 최서준은 바닥에 쓰러진 주송림을 부축해 주었다.주송림의 상처는 더 심각했다.그는 최서준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섰다.무영은 그제야 의심의 싹을 잘라버리고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이건 암영루의 시험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는 거지. 인서준, 잘했다. 주송림은 조금 더 연습해야겠어.”이윽고 무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를 떠났다.“이게 무슨 시험이야!”주송림은 무영이 떠난 후 불만을 토로했다.갑자기 부상을 입었으니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그러게 말이에요.”최서준은 주송림의 말에 대충 맞장구쳐주었다. 무영은 시험이라고 둘러댔지만, 최서준은 무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공격할 리가 없지 않은가. 아까 그 순간, 최서준은 하마터면 진짜 실력을 드러내고 싸울 뻔했다.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인을 지키려고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 드러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요 며칠 한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니까 말이다.그리고 무영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최서준 군,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건가.”성주 별채 홀에서, 서왕록이 최서준에게 물었다.“아닙니다. 그저 오랫동안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그럽니다. 게다가 저한테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더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최서준이 대답했다.암영루에 잠입하는 일은 서왕록에게 얘기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리 요 며칠 친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깊은 얘기를 나눌 사이는 아니니까 말이다.“어젯밤 성에서 느껴진 전투와 관련 있는 건가? 걱정하지 마. 비영성 내부라면 누구도 반역을 일으키지 못할 테니까 말이야.”서왕록은 최서준을 붙잡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리고 자신 있게 확답을 주면서 무영 대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뜻으로 얘기했다.“성주님, 아닙니다. 정말 괜찮아요. 그저 더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고 싶어서 그럽니다.”그 순간, 최서준은 성주 별채에 있는 것이 암영루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두 사람은 혈연관계도 아니지 않은가. 서왕록이 최서준을 도와 암영루와 싸운다고 해도 얼마나 도와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최서준은 자기 목숨을 다른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없었다.“그래, 서준 군이 가겠다고 고집하니 더는 말리지 않겠어.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곳으로 와서 피해도 좋아.”서왕록은 최서준이 가려는 것을 보고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곧 떠날 테지만 아침을 먹을 시간도 없는 건 아니겠지.”서왕록은 최서준이 바로 떠나려는 것을 보고 장난스레 얘기했다.최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의자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서 마지막 식사를 시작했다. 최서준이 오늘 떠난다는 말을 들은 성주의 부인은 서연경을 데리고 왔다. 같이 겸상하지 않던 서경진도 옆에 앉아서 식사를 같이했다.서경진은 계속해서 얘기하면서 최서준더러 밖에 나가서 꼭 조심하라고 했다. 최서준이 서연경을 구해준 은인이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었다.“서준 씨,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손수건
성을 나선 최서준은 두 사람을 향해 손을 저어 인사를 하고 바로 날아가 버렸다.무영의 기분은 심하게 좋지 않았다. 하늘에서 떨어진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직접 나서지 않아서였다.무영은 자기의 회색 결정을 매만졌다. 이 결정은 곧 무군 급이 될 사람을 기습해서 얻어낸 결정이었다.비영성으로 돌아와 이 결정 같지 않은 결정을 처리하려고 했을 때, 마침 다른 결정의 힘을 느껴서 이런 일을 진행한 것이다.결정이 무후 초급 단계의 녀석에게 있다는 것을 느낀 무영은 서왕록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암영루의 사람을 보내 무후 초급 단계의 녀석을 해치우려고 했다.무후 초급 단계의 사람을 몇 명이나 내보냈으니 앉아서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무영은 결정을 손에 넣은 후 무황이 될 미래를 그리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틀어질 줄을 누가 알았을까.아마 서왕록이 아니었다면 무영은 이 비영성을 다 태워서라도 그 사람을 찾아내려고 했을 것이다. 무영은 암영루에서 오래된 킬러다. 성안의 사람을 모조리 죽이는 것은 거의 식은 죽 먹기다.바래지는 술집은 딱 봐도 오래된 흔적이 가득했다. 2층의 창문가에는 수염이 가득한 한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빈 병이 몇 개 놓여 있었다. 수염 가득한 이 남자는 술집에 꽤 오랜 시간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는 창문가에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다. 마치 모든 일과 무관한 사람처럼 말이다.그 사람은 바로 분장을 하고 다시 비영성으로 돌아온 최서준이었다. 이 술집은 여전히 최서준이 자주 오던 그곳이었다. 모든 것은 그대로고, 오직 최서준의 얼굴만 변했을 뿐이다.저번에 살인 사건이 있은 후, 술집의 매출은 꽤 좋지 못했다. 많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삼삼오오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들었어? 저번에 이 술집 앞에서 사람이 죽었대.”한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최서준이 듣고 싶어서
설마 그날 무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고 있어서 암영루에서 두 사람을 부르지 않은 건가?요 며칠 동안, 주송림은 최서준을 찾아와 술을 마셨었다. 다 최서준이 계산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최서준은 주송림에게도, 암영루한테도, 다 본인이 비영성에 사는 사람이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즐겁게 놀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말이 잘 통했다. 두 사람은 얼른 암영루에 들어가고 싶었다. 적어도 최서준은 주송림 앞에서 그렇게 행동했다.오늘도 똑같았다. 아무 소식도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주송림이 걸어와서 얘기했다.“인서준, 그쪽에서 대답이 왔어. 우리 둘을 불렀어.”주송림이 멀리서부터 최서준을 향해 달려오며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윽고 술집에서 나와 주송림과 함께 암영루의 아지트로 가서 도원준을 만났다.도원준은 두 사람을 데리고 매장의 뒷마당으로 가서 무영에게 보고했다.최서준과 주송림은 처음으로 이곳의 뒷마당에 와봤다.들어가자마자 최서준은 음습한 기운이 가득한 뒷마당에 약간 놀랐다.무영은 비영성에서 손에 꼽을 만큼 큰 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 “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 인서준과 주송림을 데리고 왔습니다.”도원준은 무영 대사를 보고 공경하게 인사를 올렸다.“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최서준과 주송림도 같이 경례를 했다.“그래, 넌 먼저 가봐.”무영은 도원준을 내보냈다. 도원준이 사라진 후 무영이 그제야 얘기했다.“암영루는 두 사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늘부터 너희는 암영루의 사람이다. 하지만 그전에, 마지막 시험이 남아있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만 암영루의 진정한 인정을 받고 상응한 복지를 누리게 될 것이다.”“실례합니다만, 시험이 뭐죠?”최서준이 물었다.주송림도 묻고 싶어서 입술이 근질근질했다.“너희들도 암영루가 뭐 하는 곳인지 알 것이다. 그러니 시험은 암영루를 도와 간단한 암살 임무를 하는 것이다. 이건 너희의 암살 목표다. 완성 후 시체를 가져오면 너희한테 명패를 나누어주마.”말을 마친 무영은 마
최서준은 천천히 술집 옆의 여관으로 돌아갔다. 이 여관의 사장은 술집의 사장이었는데 최서준은 이곳에서 먹고 자면서 적지 않은 혜택을 받았다.방에 들어선 최서준은 기운을 훑어 방에 이상한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무영이 준 봉투를 열었다.봉투 안의 내용을 본 최서준은 약간 멍해졌다.봉투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주송림을 죽이고 그 시체를 가져오라.]암영루의 뜻은 뭐지? 서로 죽이라는 건가?최서준은 순간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서 있었다.하지만 주송림의 봉투에는 본인을 죽이고 시체를 가져오라는 내용이 적혀있을 게 뻔했다.“뭘 이해하려고 해. 킬러들을 이해할 필요 없잖아.”연석진이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얘기했다.하긴.연석진의 말에 최서준은 깨달았다. 아마 암영루에서 최서준과 주송림이 너무 친한 것을 보고 이런 임무를 준 것만 같았다. 최서준의 호의는 결국 주송림을 해치게 되었다. 최서준은 원래 주송림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먼저 손을 써야 하나.최서준은 약간 머뭇거렸다. 같이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떨던 사람을 죽여야한다니. 최서준은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일단 주송림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가 먼저 공격한다면 최서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주송림이 공격하지 않는다면 최서준은 이 술친구를 위해 암영루에 들어갈 기회를 포기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서준은 비경 속에서 정말 친구를 사귄 것이 된다.최서준은 그렇게 생각하고 선택권을 주송림에게 주기로 결정했다.그래서 최서준은 이튿날에도 평소처럼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점심이 되었을 때, 주송림이 천천히 걸어왔다.인사를 하고 최서준의 옆에 앉은 그는 과묵했던 평소와는 달리, 뭐라 많은 얘기를 했다.하지만 두 사람 다 임무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다.주송림은 본인의 옛 이야기들을 얘기했다. 어떤 가문 출신이고, 그 가문의 독자여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컸는데 결국 어른들이 돌아간 후 돈을 흥청망청 써서 거리를 떠돌게 되었다고 말이
새벽이 되자 최서준은 옅은 살기를 느꼈다. 최서준의 기운 감지 능력은 거의 최고급 수준이다. 아주 먼 거리만 아니라면 본인을 향한 살기 따위는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생각 끝났어요?”최서준은 문도 열지 않고 옆의 방을 향해 물었다.상대방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래도 옅었던 살기가 더욱 옅어졌다.“결정을 내렸으면 그대로 해요.”최서준이 얘기했다.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여전히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기가 더욱 강해졌다.최서준은 더 얘기하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걸어갔다. 방어하려는 태도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는 문밖의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주송림이다.시간 선정은 완벽했다. 가장 어둡고 사람의 경계심이 낮은 시간을 골랐으니 말이다.“이건 뭐 하자는 거야, 죽여달라는 거야?”주송림 눈 속의 최서준은 반항하기를 포기하고 목숨을 바치러 온 사람 같았다.하지만 주송림의 생각은 틀렸다. 최서준이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었다. 최서준의 눈에 무후 초급 단계인 주송림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방어할 필요도 없었다. 주송림이 아무리 힘을 쓴다고 해도 최서준을 상처입히지 못할 것이다.“목숨은 잘 챙겨야죠. 오해하셨어요, 그러니 선택할 기회를 한 번 더 줄게요.”최서준의 대답을 들은 주송림은 약간 머뭇거렸다. 하지만 결국 문을 하나 사이두고 공격을 펼쳤다. 기다란 검이 방문을 뚫고 들어와 최서준의 얼굴을 찌르려고 했다.최서준은 가볍게 뒤로 피했다.주송림은 장검을 휘두르면서 그를 공격하려고 했다.주송림이 점점 가까이 오면서 살기를 드러내자 최서준은 그제야 안심했다. 주송림이 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자기의 앞날을 펼치려고 하고 있으니, 최서준은 똑같이 대해줄 것이다.최서준은 바로 자기의 기운을 펼쳤다. 무후 후기의 기운을 느낀 주송림은 그 자리에 굳어버린 채 움직이지 못했다.“이게 제 진짜 실력이에요. 비영성에서 나랑 술친구가 되어주었으니 이 정도의 예의는 갖춰야겠죠.”최서준은 기운을 펼친 후 바로 주송림의 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