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은 범인이 그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웃었다. 종사 후기밖에 안 되는 놈이 감히 무후인 최서준에게 대들다니.“그럼 은인님은 어떤 요구가 있는 겁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범인은 최서준이 자기를 빼돌린 이유가 자기한테 시킬 일이 있어서라고 생각했다.“해야 할 건 없어. 넌 지금 안전해. 이제 가도 돼.”최서준은 곧 죽을 사람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그럼 저 정말 갑니다?”그 범인은 여전히 약간 못 믿겠다는 듯 되물었다. 본인은 흉흉하고 악독한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 갑자기 선의를 베풀 리가 없으니 말이다.최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입구를 가리켰다. 문은 저기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뜻이었다.그러자 범인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문밖으로 나가 어느새 어두운 밤사이로 사라졌다. 그럼 정말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그건 아니다. 최서준은 범인이 기절해 있던 때, 그의 몸에 기운을 약간 심어두었다.제2의 최서준이 모습을 감추었다고 해도 최서준은 자기 분신이 어디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최서준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앞에서 제2의 최서준을 죽여버릴지, 주송림을 불러서 같이 해결할 건지 고민하고 있었다.결국 최서준은 주송림한테 얘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목격자 한 명은 있는 거니까 말이다.모텔로 가니 주송림은 모텔에서 쉬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최서준을 보고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인서준 군, 왜 이 저녁에 갑자기 날 찾아온 거야?”“형님, 초상화의 사람 찾은 것 같습니다.”최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다.역시나, 주송림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어디에 있는데!”“비영성 남쪽의 술집에 있어요!”최서준은 기운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 범인은 최서준이 자주 가는 그 술집에 있었다. 아마도 오랫동안 감옥에 있다 보니 술이 마시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최서준은 이 범인이 비영성을 떠날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나름 다행이었다.하여튼 이 범인은 아주 대범하게 술을 마시러
“그래, 그래.”주송림은 최서준이 본인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을 보고 흐뭇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의 일을 알게 뭔가. 이번 임무만 완성해서 암영루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 후부터는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거기서 뭘 해. 얼른 가자.”그렇게 생각한 주송림은 불쾌한 기분마저 사라졌다.“네, 형님. 제가 형님을 모시고 가겠습니다.”최서준은 바로 주송림을 데리고 그 술집으로 갔다.주송림도 2층에서 술을 마시는 “최서준”을 발견했다.조금 더 리얼해보이기 위해서, 또 더 많은 목격자를 만들기 위해서 최서준은 바로 “최서준”을 죽이려고 들었다. 하지만 주송림이 그런 최서준을 막았다.“인서준, 이곳은 보는 눈이 많아 기습 공격을 하기 힘들어. 게다가 저 녀석도 무후 초급 단계의 실력이라고 했으니 다른 기회를 노리는 게 좋을 것 같아.”“형님 말이 옳아요. 제가 조급했습니다.”최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 약간 불쾌했다.아까까지만 해도 당장 “최서준”을 죽일 것처럼 조급해하더니 지금 와서 상대방이 무후 초급 단계라는 걸 알고 두려워진 건가? 하지만 그 기운은 연석진이 만들어낸 가짜다. 사실 “최서준”의 실력은 종사밖에 되지 않는다. 한방이면 처리할 수 있는데, 이렇게 우물쭈물하다니. 최서준은 당장에라도 “최서준”의 실력을 알려주고 싶었다.“형님이 봤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까.”최서준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렇게 하자. 우리가 술집의 양옆에 잠복해 있다가 저자가 나오면 동시에 기습하는 거야. 최대한 한 방에 죽이는 거로 하자.”주송림은 자기가 생각한 완벽한 방법을 얘기해 주었다.“그래요, 형님 말대로 합시다.”이윽고 최서준은 주송림의 말대로 왼쪽에 가서 잠복했고 주송림은 오른쪽에 잠복했다.그들은 깊은 밤까지 그곳에 잠복하고 있었다.길에는 어느새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최서준”은 그제야 휘청이며 걸어내려와 계산을 하고 떠나려고 했다.“사장님, 얼마죠?”“최서준”이 물었다.“또 왔어요?
“술에 취해서 그런 모양이죠.”최서준은 얼른 그럴싸한 이유를 붙였다.“그런가 보다.”주송림은 초상화를 꺼내 사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술집에 있던 사람은 자기 단골이 문을 나서자마자 살해당한 것을 보고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어? 살, 살인이다!”한참 지나서야 정신이 든 그 사람이 크게 소리를 지르자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형님, 일단 시체를 들고 돈을 받으러 가요. 여기서 멍때리지 말고.”최서준은 바닥에 있는 시체를 들어 올리고 주송림한테 얘기했다. 솔직히 이곳에 더욱 많은 사람이 몰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그래.”주송림도 정신을 차렸다. 여기에서 깊은 생각을 할 사이가 없다. 생각은 일단 잠시 접어두고 최서준을 따라 보스가 있는 곳으로 날아올랐다.“똑똑.”매장의 입구에 도착한 최서준과 주송림은 문을 닫아건 매장 앞에서 노크했다.“누구야?”느릿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로 보스였다.“보스, 저랑 송림 형님이 돌아왔습니다!”최서준은 살갑게 그를 맞이하면서 얘기했다.“네가 누군데?”보스는 순간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저라니까요! 임무를 완성해서 돌아왔어요!”최서준이 얘기했다.역시나, 그 말에 보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임무를 완성했다는 말에 보스는 바로 매장의 문을 열어젖혔다.“뭐라고? 임무를 완성했다고? 정말이야?”보스는 약간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로 물었다. 본인이 사람 셋을 끌고 입구에 잠복해 있다가 기습 공격을 했었지만 결국 이기지 못했고, 다른 세 명의 시체조차 찾지 못했는데.‘그런 어려운 상대를 두 사람이 해치웠다고? 네 명이서 완성 못 한 임무를?’“그래요. 보스! 이거 봐요.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잖아요.”최서준은 보스가 문을 연 후 바로 홀로 걸어 들어가 업고 있던 시체를 바닥에 던져놓았다. 빨리 와서 확인해 보라는 듯 말이다.보스는 시체 앞으로 와서 시체의 얼굴을 한참동안 들여다보았다.그러자 주송림이 앞으로 가서 초상화를 펼쳐주었다.“보스, 초
“이분은 무영 대사님이다. 얼른 무릎을 꿇어라.”보스는 그 노인을 데려오면서 최서준과 주송림에게 소리쳤다.“무영 대사님을 뵙습니다!”최서준과 주송림은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 무릎을 꿇었다.주송림은 암영루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손한 태도로 그를 맞이했고 최서준도 연기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공손하게 얘기했다.“이 두 사람이 바로 우리의 목표 인물을 가져온 두 사람입니다. 왼쪽은 인서준이라고 하고 오른쪽은 주송림이라고 합니다.”보스는 그제야 몸을 돌려 그 노인에서 두 사람을 소개해 주었다.“그래.”노인은 그저 담담하게 얘기하고 고개 돌려 바닥에 있는 시체를 훑어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무영 대사는 품속에서 회색의 결정을 꺼내서 기운을 살피더니 그제야 얘기했다.“음, 그래. 그 사람이 맞아. 하지만 물건은 없는 것 같군.”말을 마친 노인이 최서준과 주송림, 두 사람을 흘깃 쳐다보았다.그러자 보스가 바로 입을 열었다.“너희 둘, 시체에서 뭘 가진 적 없어? 이 결정하고 비슷하게 생긴 거 말이야.”“없습니다. 보스, 우리 둘은 이 사람을 죽인 후 바로 시체를 업고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최서준이 바로 얘기했다.“맞습니다.”주송림도 얼른 대답했다.보아하니 암영루가 이 사람을 죽이라고 시킨 건 이 사람 몸에서 무언가를 빼앗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물건이 보이지 않으니 두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얼른 잡아떼고 해명했다.“그 말, 사실이야?”보스가 되물었다.“정말입니다. 보스!”주송림이 바로 대답했다.주송림이 대답하자 보스는 최서준을 쳐다보았다.최서준도 대답했다.“정말입니다.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전 곱게 죽지 못할 겁니다.”보스의 신임을 얻기 위해, 최서준은 맹세한다고 했다. 원래도 저 시체한테서 뭘 가진 것이 없으니 거짓은 아니다.“그래, 두 사람의 말은 진짜인 것 같군. 그럼 이 자가 물건을 가진 후 다른 사람한테 줬다는 건가. 이상하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야.”무영 대사는 바닥에 있
최서준과 주송림이 떠나자 보스는 바로 뒷마당으로 갔다. 무영 대사는 그곳에서 시체를 연구하고 있었다.“무영 대사님, 아직 목표물의 몸에서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는데, 왜 두 사람한테 보상을 내리신 겁니까.”보스, 아니, 도원준이 물었다.“물건은 찾지 못했지만 확실히 이 사람이 맞아. 됐어, 앞으로 상관하지 않아도 돼. 넌 네 일이나 신경 써. 두 사람을 추천한 후, 죽은 사람의 빈 자리들을 메꿔야지.”무영 대사는 도원준에게 몇 마디 하고 그를 내보냈다.시체를 데리고 매장을 떠난 무영 대사는 회색 결정을 꺼내보았다. 역시나 시체에는 결정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질 것만 같았다.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었거나, 혹은 다른 사람한테 결정을 빼앗겼거나. 둘 중 하나다.그럴 수 있는 사람은...무영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눈빛이 어두워졌다.매장 밖이지만 여전히 그 힘을 느낄 수 없었다.무영은 너무 의아했다. 처음에는 힘의 파동이 엄청 강했는데, 그 사람이 비영성에 온 후로 반응이 점점 미약해졌지만 그래도 남아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반응조차 없다니.누군가가 흡수한 건가?그럴 리가 없다.이 결정을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무군이어야 한다.아니면 전에 성주의 집에서 느껴진 기운의 주인인가? 혹은 두 사람이 시체한테서 결정을 빼앗아내 마침 기운을 차단할 수 있는 곳에 둔 건가?무영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송림 형님, 제가 보스한테 금화 100개를 줬다고 뭐라고 하지 않으실 거죠?”어두운 골목에서, 최서준과 주송림이 돈을 나누고 있었다.“당연하지. 이건 당연히 보스한테 드려야 할 것이었어.”주송림을 생각보다 쉽게 금화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순조롭게 암영루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금상천화였다. 주송림은 속으로 기뻐했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금화 100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무영 대사님이 암영루에서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스가 엄청 공손하게 모시던데.”두 사람
최서준은 그 말만 내뱉고 바로 큰 힘에 부딪혀 몇십 미터를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바닥에서 몇 바퀴나 구르다가 멈췄다.작지 않은 부상을 입은 최서준이 일어나려고 할 때, 뒤에서 또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주송림이 최서준과 똑같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조심하라고 외쳤건만 피하지 못한 모양이었다.최서준은 일어나서 피를 몇 번 토해냈다.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암영루의 무영 대사가 서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을 공격한 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무영 대사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최서준이 먼저 물었다.무영은 그저 최서준과 주송림을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결정을 흡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어쩌면 두 사람은 결정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을지도 모른다.무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영이 더 공격하려는 생각이 없어 보이자 최서준은 바닥에 쓰러진 주송림을 부축해 주었다.주송림의 상처는 더 심각했다.그는 최서준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일어섰다.무영은 그제야 의심의 싹을 잘라버리고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이건 암영루의 시험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는 거지. 인서준, 잘했다. 주송림은 조금 더 연습해야겠어.”이윽고 무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를 떠났다.“이게 무슨 시험이야!”주송림은 무영이 떠난 후 불만을 토로했다.갑자기 부상을 입었으니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그러게 말이에요.”최서준은 주송림의 말에 대충 맞장구쳐주었다. 무영은 시험이라고 둘러댔지만, 최서준은 무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공격할 리가 없지 않은가. 아까 그 순간, 최서준은 하마터면 진짜 실력을 드러내고 싸울 뻔했다.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인을 지키려고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 드러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요 며칠 한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니까 말이다.그리고 무영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최서준 군,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건가.”성주 별채 홀에서, 서왕록이 최서준에게 물었다.“아닙니다. 그저 오랫동안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그럽니다. 게다가 저한테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더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최서준이 대답했다.암영루에 잠입하는 일은 서왕록에게 얘기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리 요 며칠 친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깊은 얘기를 나눌 사이는 아니니까 말이다.“어젯밤 성에서 느껴진 전투와 관련 있는 건가? 걱정하지 마. 비영성 내부라면 누구도 반역을 일으키지 못할 테니까 말이야.”서왕록은 최서준을 붙잡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리고 자신 있게 확답을 주면서 무영 대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뜻으로 얘기했다.“성주님, 아닙니다. 정말 괜찮아요. 그저 더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고 싶어서 그럽니다.”그 순간, 최서준은 성주 별채에 있는 것이 암영루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두 사람은 혈연관계도 아니지 않은가. 서왕록이 최서준을 도와 암영루와 싸운다고 해도 얼마나 도와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최서준은 자기 목숨을 다른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없었다.“그래, 서준 군이 가겠다고 고집하니 더는 말리지 않겠어.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곳으로 와서 피해도 좋아.”서왕록은 최서준이 가려는 것을 보고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곧 떠날 테지만 아침을 먹을 시간도 없는 건 아니겠지.”서왕록은 최서준이 바로 떠나려는 것을 보고 장난스레 얘기했다.최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의자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서 마지막 식사를 시작했다. 최서준이 오늘 떠난다는 말을 들은 성주의 부인은 서연경을 데리고 왔다. 같이 겸상하지 않던 서경진도 옆에 앉아서 식사를 같이했다.서경진은 계속해서 얘기하면서 최서준더러 밖에 나가서 꼭 조심하라고 했다. 최서준이 서연경을 구해준 은인이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었다.“서준 씨,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손수건
성을 나선 최서준은 두 사람을 향해 손을 저어 인사를 하고 바로 날아가 버렸다.무영의 기분은 심하게 좋지 않았다. 하늘에서 떨어진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직접 나서지 않아서였다.무영은 자기의 회색 결정을 매만졌다. 이 결정은 곧 무군 급이 될 사람을 기습해서 얻어낸 결정이었다.비영성으로 돌아와 이 결정 같지 않은 결정을 처리하려고 했을 때, 마침 다른 결정의 힘을 느껴서 이런 일을 진행한 것이다.결정이 무후 초급 단계의 녀석에게 있다는 것을 느낀 무영은 서왕록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암영루의 사람을 보내 무후 초급 단계의 녀석을 해치우려고 했다.무후 초급 단계의 사람을 몇 명이나 내보냈으니 앉아서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무영은 결정을 손에 넣은 후 무황이 될 미래를 그리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틀어질 줄을 누가 알았을까.아마 서왕록이 아니었다면 무영은 이 비영성을 다 태워서라도 그 사람을 찾아내려고 했을 것이다. 무영은 암영루에서 오래된 킬러다. 성안의 사람을 모조리 죽이는 것은 거의 식은 죽 먹기다.바래지는 술집은 딱 봐도 오래된 흔적이 가득했다. 2층의 창문가에는 수염이 가득한 한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빈 병이 몇 개 놓여 있었다. 수염 가득한 이 남자는 술집에 꽤 오랜 시간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는 창문가에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다. 마치 모든 일과 무관한 사람처럼 말이다.그 사람은 바로 분장을 하고 다시 비영성으로 돌아온 최서준이었다. 이 술집은 여전히 최서준이 자주 오던 그곳이었다. 모든 것은 그대로고, 오직 최서준의 얼굴만 변했을 뿐이다.저번에 살인 사건이 있은 후, 술집의 매출은 꽤 좋지 못했다. 많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삼삼오오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들었어? 저번에 이 술집 앞에서 사람이 죽었대.”한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최서준이 듣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