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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아침을 먹고 난 후, 성주 부부는 최서준에게서 전에 없던 인간미를 느꼈다. 전에는 너무 담담한 표정만 짓고 있어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진중하다고 생각했었다.

서왕록의 아내가 서연경을 데리고 떠났을 때, 최서준은 그제야 진정할 수 있었다. 서연경에게 마음이 동한 것은 아니고, 그저 단순히 젊은 여자를 상대하기 어려워해서였다.

“최서준 군, 내가 봤을 때, 인제 그만 여기에 정착하는 게 어떻겠나. 이 성에는 있을 게 다 있어.”

서왕록은 그 상황을 보면서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

“전 아직 이루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최서준은 바로 서왕록의 말을 알아듣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최서준이 어쩔 수 없이 물었다.

“성주님, 이곳에 혹시 사형수 같은 범인도 있습니까?”

“사형수?”

서왕록은 이해할 수 없었다.

‘여기 사람들이 사형수가 뭔지 모르다니!’

“그런, 아주 큰 죄를 저질러서 죽어야 하는 사람들이요.”

최서준이 설명했다.

그 설명을 들은 서왕록은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얘기했다.

“그렇게 큰 죄를 지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여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살려뒀다가 날짜를 정해서 죽여야 하는 거지?”

그러니까, 비경에는 재판 같은 것이 없다는 뜻이다.

“네, 그러면 혹시 큰 죄를 지었지만 아직 안 죽은 사람도 있나요?”

최서준이 난감해하면서 물었다.

“있긴 해. 전에 범인을 잡았는데 범인이 자기가 한 일을 계속 부인하고 있었어. 최근에 증거를 보여주니 결국 범행을 인정하던데. 그래서 아직 죽이지는 못했어.”

서왕록이 여유롭게 얘기했다.

최서준은 짜증이 났다. 그게 바로 사형수가 아닌가.

서왕록 입가에 걸린 미소를 본 최서준은 서왕록이 일부러 그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최서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성주님, 이 사람은 저한테 맡겨주십쇼. 걱정하지 마세요. 전 이 사람이 절대로 다시는 살아서 비영성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할 테니까요.”

최서준이 빌었다.

“그래, 그럼 책임자가 자네를 데려갈 거야.”

서왕록은 최서준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바로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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