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왕록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도 억지를 부린 적이 없었고 아주 공손한 자세로 최서준을 대했다. 거의 최서준과 형, 동생을 할 정도였다.하지만 최서준의 예상은 틀렸다.연회가 거의 끝나감에도 불구하고, 서왕록은 원하는 바를 요구하지 않았다.그저 비영성 주변에 제대로 신경을 못 써서 양해 부탁드린다고 얘기할 뿐이었다.아침을 먹은 후, 서왕록이 먼저 작별 인사를 했다. 자기는 일을 봐야 한다고, 서경진에게 최서준을 데리고 투어를 해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다.서왕록은 최서준을 데리고 성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갔다. 물론 최서준은 부담을 주기 싫어서 혼자면 괜찮다고 했지만 성주는 무조건 데려다주겠다고 했다.최서준은 아까 기운을 심어놓은 사람을 추적하려고 했다.하지만 생각하지 못한 건, 분명 그 사람이 성안으로 들어간 걸 봤지만 지금은 그 기운의 존재를 느끼기 어려웠다.보아하니 이 성안에는 확실히 대단한 고수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 남자가 최서준이 기운을 심어놓은 것을 발견하고 일부러 지웠다면 최서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또 그 남자가 특별한 장소에 가서 잠깐 기운을 읽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생각하던 최서준은 잠시 그를 상관하지 않기로 하고 성안에서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어느새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비영성은 마을이긴 하지만 도시처럼 화려했다. 야밤정령들이 붙어있던 마을과는 천지 차이였다.가장 기본적인 생활 조건에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야밤정령 마을의 사람들은 다들 사냥한 가죽옷을 입고 있었고 아무런 생활 기기도 없었다.하지만 비영성 내부에는 수많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심지어 술집과 서점도 있었다.최서준은 호기심을 안고 서점에 들어섰다. 거기는 많은 책이 있었는데 비경의 기본 상식을 소개하는 것도 있었고 세력에 관한 책도 있었다. 심지어는 보물 지도까지 있었다.물론 이런 것을 다 믿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보물 지도를 팔다니.진짜 보물이라면 몰래 숨겨놓지 않았을까.최서준은 금화 열 개로
최서준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최서준이 나선다면 귀신을 죽일 수는 있지만 그러면 서연경도 같이 죽을 수 있었다.“조금 어려워. 하지만 내가 시도해 볼 수는 있어. 다만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해.”백연이 생각하다가 얘기했다.“나도 궁금한데, 좀 얘기해 줄 수 있어?”최서준은 이런 괴물의 일에 흥미를 가지는 듯했다.“솔직하게 얘기하면 그 귀신이 산 사람 몸에 붙어있는 이유는 아직 그 사람의 정기를 다 빨아먹지 못해서 그런 거야. 그 뜻인즉, 그 사람의 정기는 그 귀신한테 있는 거지. 내가 가서 그 사람에게 씌어서 그 귀신을 먹어버리고 다시 정기를 그 여자에게 돌려주면 그 여자는 살 수 있어.”백연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얘기했다.“귀신이 그 사람의 정기를 다시 토해낼 수 있다면 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거야?”최서준이 또 물었다. 마치 백연을 못 믿겠다는 듯 말이다.“넌 정기가 1 더하기 1인 줄 알아? 그중에서 생기는 소모는 생각 안 할 거야? 게다가 귀신이 삼킨 정기는 일반인이 견딜 수 없는 기운이야. 다시 정화해야 한다고, 알아?”최서준의 의심스러운 눈빛에 백연은 참지 못하고 쏘아붙였다.최서준은 그저 백연이 얘기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어때, 내가 나서서 그 사람을 구해줄까?”백연은 최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먼저 물어보았다.“급하지 않아. 갑자기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안 될 거고. 일단 좀 더 생각해 보고 얘기하자.”최서준은 도울 생각이 크지 않았다. 그저 이 일에 대한 가능성이 궁금했던 것이다.하루 종일 술집에 앉아 있던 최서준은 여전히 그 남자한테 숨겨놓았던 기운을 찾지 못했다. 그저 밤의 분위기를 즐기다가 다시 별채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한가하고 여유로운 날이 이틀이나 지났다. 요 며칠 서왕록은 매일 서경진을 보내 최서준을 데리고 와 아침을 같이 먹게 했다. 그러고는 최서준이 마음대로 이곳에서 돌아다닐 수 있게 했다.그러다 보니 최서준과 서왕록은 어느새인가 친해져 버렸다. 셋째 날이 되던 때, 두 사람은 천문학부터
최서준이 고개를 돌리자 길목 어구에 흰색 소복을 입은 어른과 아이가 또 나타났다.아이는 계속해서 최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빨간 눈알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와 하얀 얼굴을 얼룩지게 하고 있었다.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은 어른의 얼굴에는 오관이 없었다. 마치 흰 천을 덮어놓은 것처럼,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두 귀신은 천천히 최서준을 향해 걸어왔다.두 귀신은 어느새 최서준의 별채 문 앞까지 왔다. 하지만 최서준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다가가면서 계단의 끝에 서 있었다. 마치 그들이 최서준을 덮쳐 오기를 바라는 것만 같았다. 얼굴에 피가 가득한 아이는 최서준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최서준이 전혀 두려워하지 않자 아이가 입을 열고 얘기했다.“네 고기 엄청 맛있어 보이는데, 나 먹어도 돼? 몇 입만 먹을게. 괜찮지?”아이가 말하는 속도는 엄청 느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면서 최서준을 등지고 서 있었다. 아이는 뒤통수로 최서준을 쳐다보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윽고 아이의 머리가 괴이한 각도로 꺾이더니 최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아이의 손을 잡고 있던 어른이 갑자기 뛰쳐나와 최서준을 덮쳤다.최서준은 보지도 않고 바로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주먹으로 어른 귀신의 머리통을 가격했다. 귀신은 최서준의 주먹에 맞은 후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먼지가 되어버렸다.그 모습을 본 아이 귀신은 불현듯 화가 나서 최서준을 향해 불같이 달려들었다.최서준은 한 손으로 뒷짐을 지고 오른손 주먹만 내뻗어서 귀신을 물리쳐 버렸다.백연은 어느새 입구 계단 쪽에 나타나서 재밌는 듯 얘기했다.“이것들은 죽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 봐. 하지만 너도 사람 괴롭히는 데 꽤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최서준은 입술을 비죽 내밀고 얘기했다.“이게 어디 사람이야.”최서준이 두 귀신을 죽이자 골목은 정상으로 돌아왔다.“가. 용연 검 안에 숨어서 나랑 같이 성주 별채로 가자.”최서준이 얘기했다.“왜?”백연이 의아해하면서
최서준이 온 것을 본 서왕록은 최서준을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붙잡고 얘기했다.“최서준 군, 제발 무슨 방법이라도 좀 대 봐!”“방법은 있습니다. 다만 일이 끝나면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전에 백연과 얘기를 나눠보았기에 최서준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이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어. 서준 군, 얼른 내 딸을 구해주게. 제발. 그러면 무슨 일이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말이야.”서왕록은 자기 딸인 서연경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요, 하지만 제가 도와주는 사이에 성주님이나 사모님이나 다 나가 계셨으면 합니다. 들어오지 마세요. 이건 제 비밀이니까요.”최서준은 그들을 도와주기 전에 진중하게 요구를 건넸다.괜히 백연의 모습을 서왕록에게 들키면 오해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성주님, 저 자는 누구입니까! 조급한 상황일수록 진중하셔야 합니다. 이런 젊은 사람에게 무슨 수가 있겠습니까!”한 노인이 서왕록을 막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최서준이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당신은 누굽니까.”최서준이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나는 비영성의 신의다. 여태까지 비영성의 수많은 사람을 구했지. 너 같은 놈은 내가 누구인지 물을 자격도 없어.”노인이 허영심에 가득 차서 얘기했다.“그러면 성주의 딸도 치료해 보지?”최서준의 말에 노인은 갑자기 말문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당신이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못하는 건 아니에요. 나이만 먹어서 그런 생각은 못 했나 봅니다? 정말 성주님을 위하는 거라면 지금 성주님의 결정에 따라요.”노인이 더 뭐라고 하기 전에, 서왕록이 끼어들어서 얘기했다.“그래, 서준 군. 서준 군을 믿을게.”서왕록이 바로 얘기하고 부인을 부축해 일으켰다. 그리고 서경진과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최서준과 서연경만이 남았다.최서준은 일단 기운을 읽어서 서왕록이 사람들을 다 데리고 나간 것을 확인한 후에야 백연을 불러냈다. 이윽고 백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입
서연경은 그 말을 듣자마자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앉아서 백연을 쳐다보았다.최서준은 모든 것을 백연에게 맡긴 후 입구에 서서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입구에 서 있는 이유는 서연경 체내의 귀신이 도망갈까 봐서였다. “그러지 말고 나와서 얘기해 보자.”백연이 또 얘기했다.“이렇게 작은 비영성에서 같은 종을 만날 줄이야.”서연경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다만 그 목소리는 서연경의 것이 아닌 늙은 사람의 목소리였다.“그건 네가 시야가 좁아서 그렇지.”백연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다.“내가 궁금한 건, 우리처럼 음침한 것들이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과 같이 다니는 거지?”서연경은 입구에 있는 최서준을 보면서 백연에게 얘기했다.“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신경 꺼. 얼른 그 여자의 정기를 돌려주고 그 몸에서 나와. 그러면 곱게 보내줄 테니까.”백연은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했다. 하지만 선택지는 오직 하나였다.“그러면 내가 여태까지 해온 것들은 다 포기하라는 거야? 그게 가능할 것 같아?”서연경이 대답했다.“그건 내 탓이 아니지.”말을 마친 백연은 바로 날아서 서연경 몸으로 들어갔다.서연경은 바로 주먹을 들고 백연을 향해 맞섰다. 하지만 백연은 귀신이니, 이런 것이 두려울 리가 없었다.백연은 바로 서연경의 몸을 통과해 그들의 앞에 섰다.이윽고 최서준은 귀신들이 싸우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실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서연경의 표정으로부터 이 싸움의 상황을 대략 알 수 있었다.서연경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어느새 점점 금이 가면서 검은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맑은 두 눈동자에서 검은 기운이 서려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높게 있던 먹구름이 방 안으로 몰려들었다. 밖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게 되었다.검은 구름이 사라진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을 얘기했다.“성주님 별채에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야? 하늘의 화를 샀나?”“잘은 몰라도 누구의 화를 산 게 분명해.”최서준이 백연의 실력을 의심할 때쯤, 백연이 창백한 얼굴
앞으로는 일이 쉬웠다.최서준은 서왕록 등 사람들을 불러서 자기가 이미 사건의 원인을 해치웠다고 얘기했다.물론 서왕록이 온 후 여러 가지를 많이 물어보았지만 최서준은 아무렇지 않게 하나하나 대답해 주었다. 마치 정말 자기가 처리한 것처럼 말이다.서왕록도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최서준더러 비영성에서 살라고 얘기하기까지 했다.최서준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자기가 서연경을 치료할 때 내상을 입었다고 얘기하고 이곳을 떠나 버렸다.이제는 서왕록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할 차례다.서연경을 치료하면 서왕록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했으니.최서준은 원래 서왕록을 데리고 결정에 대한 일을 알아봐달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다.결정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서왕록은 그 결정에 대해서 신경 써서 조사할 것이고 앞으로는 이 일을 감추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몰래몰래 조사해 보는 것이 나았다.그저 최서준의 기운을 숨겨놓았던 남자를 찾기만 하면 된다. 만약 비영성 안에 있다면, 서왕록이 무조건 찾아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날 오후, 최서준은 다시 서왕록 앞에 나타났다.서왕록은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좋은 술과 좋은 음식을 잔뜩 차렸다.그리고 최서준에게 무엇을 도우면 되냐고 물었다. 최서준은 끝까지 돕겠다는 생각으로 오후에 서연경의 상태를 보러 갔다. 역시나 백연이 서연경 체내의 귀신을 처리하고 나니 낯빛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 반나절만 지났을 뿐인데, 안색이 이미 정상인으로 돌아와 있었다. 여기에는 서왕록이 갖가지 보양식을 올린 이유도 있긴 했다. 다만 아직 침대에 누운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서왕록은 뭘 묻지는 않았다. 서연경의 상황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최서준이 옆에서 설명을 붙였다.“상황을 보아하니 3, 4일만 더 쉬면 완전히 나을 것 같습니다. 그 귀신이 붙어있으면서 따님의 기력을 많이 소진했기에 정신적으로 타격이 있었을 겁니다. 지금 귀신을 처리하고 기력은 돌아왔지만 아마 정신적으로 며칠 더
최서준은 앞으로의 일은 자기한테 맡기면 된다고 했다. 서왕록은 자기한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했지만 최서준은 완곡하게 거절했다.역시나 결정과 관계된 일이니 서왕록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성을 나선 후, 최서준은 대충 차려입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혼자서 길을 나섰다.그곳에 도착하자 더럽고 시끄러운 매장이 있었다.한 중년 남자가 매장으로 들어섰다. 바로 변장을 한 최서준이었다.최서준은 원래 노인의 모습으로 변장하려고 했는데 노인을 제대로 흉내 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중년으로 변장했다.이윽고 얼굴에 주름이 조금 있는 중년 남자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들어가 보니 안에서는 각종 야수의 시체와 백골, 털들을 팔고 있었다. 심지어는 어린 야수들도 팔고 있었다.최서준이 들어서자 사람들이 그를 반기면서 얘기했다.“손님, 뭘 원하시죠?”누군가가 물었다.최서준은 둘러보면서 얘기했다.“전 괜찮습니다. 처음이라 일단 둘러볼게요.”최서준은 그 사람을 떼어냈다. 그러자 그 직원은 최서준을 내버려두고 다른 손님을 맞이하러 갔다.매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직원은 모든 사람을 케어할 수 없었다.최서준은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이곳에서 외부의 기운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곳은 비경에 속한 곳이 아닌, 비경과는 다른 곳 같았다.최서준은 자기 기운을 숨기려고 애쓰긴 했지만 완전히 숨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반 시간 정도 지난 후, 최서준은 자기가 이곳의 기운을 읽을 수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이름 모를 야수의 결정에서 뿜어내는 기운이 원인이었다. 2층의 지붕 위에 있는 것이었는데 최서준이 그 결정과 가까이할수록 기운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매장을 나가기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발견했다.이 결정은 마침 이 가게를 덮고 있었다.게다가 최서준은 가게 안에서 자기를 습격했던 남자를 발견했다. 아주 가까이에 있었지만 최서준은 그 기운을 읽을 수 없었다. 그것
“혹시 무슨 문제인가요?”그는 최서준이 약간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눈이 낮은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한 직원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최서준 귓가에 속삭였다.“고객님, 혹시 부끄러우신 거면 매장의 다른 활동에 참여해 보겠습니까?”“한번 들어보죠.”최서준은 흥미를 가진 것처럼 대답했다.그러자 직원은 확신을 갖고 얘기했다. “손님은 잘 모를 테지만, 우리 매장에는 임무가 있습니다. 보아하니 평범한 분은 아닌 것 같은데, 고용을 당할 생각이 있는지요?”직원이 그렇게 물은 후 최서준을 쳐다보았다.“계속 얘기해 봐요.”최서준은 흥미진진하다는 듯 듣고 있었다.역시 제대로 된 곳을 찾아온 게 분명했다.“바로 한 사람을 죽이고 그에 상응한 대가나 금화를 받는 겁니다. 만약 정말 임무를 받고 싶다면 제가 손님을 모시고 저희 보스를 만나러 가도록 하죠. 제 보스가 바로 이 매장의 관리인입니다.”그 직원이 얘기했다.“그럼 길을 안내해요.”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바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따라오세요.”그 말을 들은 남자는 최서준을 데리고 앞으로 갔다.최서준은 어느새 직원을 따라 2층의 한 방으로 들어가 그들의 보스를 만나게 되었다. 바로 비영성 문 앞에서 만났던 그 남자였다.“보스, 이 고객님이 임무를 받고 싶다고 하십니다.”직원이 보스를 향해 얘기했다.“응, 알겠어. 내려가.”그는 직원에게 금화 한 보따리를 던져주었다. 안에는 금화가 몇십 개 들어있는 것 같았다.어쩐지 직원이 충성을 다 한다고 했더니, 돈이 최고였다.“임무를 받고 싶다고? 그럼 그 전에 일단 네 소개를 해야 해. 그리고 나서 널 고용할지 안 할지 결정할 거야.”남자는 고용인에 대해 일정한 요구가 있는 것 같았다.아마 지붕에 있는 결정 때문에, 이곳의 사람들은 최서준의 진짜 실력을 잘 모를 것이다. 물론 최서준은 항상 실력을 무후 첫 번째 단계로 조절하고 있었다.“보스, 안녕하세요. 저는 인서준이라고 합니다. 무후 첫 번째 단계입니다. 전에 야수에게 당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