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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주현아는 일부러 그 사람만 남겨두었다. 주현아는 천천히 그 사람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 사람은 몸이 굳어서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다. 이윽고 뼈가 천천히 부러지더니 피가 뚝뚝 떨어지고 피부가 한층 한층 벗겨졌다.

주현아는 눈앞의 이 사람을 죽도록 증오했다. 빨리 죽여버리는 것도 아까웠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고통스럽게 죽여주려고 했다.

주현아는 복수의 쾌감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인 진후택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음속의 본능에 굴복하고 원하는 것을 즐겼다.

그들은 모두 막강한 실력을 갖고 만족해했다.

기절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최서준이 정신을 차렸을 때, 절은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아까 본 절은 환상인 것만 같았다. 오직 허여멀건 조각만이 허공에 떠 있었다. 조각은 약간 어두운 색이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서준을 잘 알고 있었다. 여태까지 경험해 온 것은 절대 환각이 아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은 최서준이 어떠한 시험을 통과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조각은 중력에서 벗어난 것처럼 하늘에 떠 있었다. 최서준은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운을 흘려보내니 어느새 기운이 다 회복되어 있었다. 설마 전에 제한도 이 조각이 걸어둔 것이었나? 이 모든 것의 배후가 이 조각인가?

기운으로 훑어보았지만 조각에게서는 아무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두 눈으로 확실히 본 게 아니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최서준은 원래 머뭇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너무도 이상했다. 처음에는 제한을 걸어놓았다가 지금 와서 갑자기 풀어버리다니. 최서준은 아무 상처도 입지 않고 다치지도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최서준은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하고 손을 뻗었다. 이 물건은 딱 봐도 귀한 물건 같았다.

최서준의 손이 그 회색 조각을 만지는 순간, 최서준은 낯선 공간에 나타나게 되었다.

“네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머뭇거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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