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가겠습니다.”한문호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자 노인이 천천히 얘기했다.“아, 당신 손자인 한종수도 최서준 손에 죽었죠.”그 말에 한문호는 빛으로 변해 바로 비경에서 나갔다....최서준은 기호국의 결계에서 벗어나 동쪽으로 계속 날아갔다. 그러다가 기호국이 더는 쫓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땅에 내려앉았다.지금의 최서준은 온몸이 피로 가득했다. 무군의 결계를 뚫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힘의 반동에 최서준은 이미 중상을 입고 말았다.다만 기호철이 왜 쫓아오지 않은 것인지는 약간 의아하긴 했다.“왜 쫓아오지 않았는지 궁금하지?”금무명이 머릿속에서 가볍게 물었다.“네.”“아무리 무군끼리 싸운다고 해도 결계를 잘 사용하지 않아. 왜냐하면 결계가 부서질 때 입는 피해가 아주 크니까. 그래서 무군들이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상대할 때 결계를 쓰는 거야. 무군이라고 해도 결계가 부서지면 며칠은 쉬어야 해. 심각할 때는 내공을 잃을 수도 있어. 기호철 같은 경우에는 거의 죽은 것이나 다름없어. 이 결계를 회복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할 거야. 지금 중상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너를 쫓아오겠어.”금무명의 설명을 들은 최서준은 그제야 이해했다.그는 단약 한 알을 삼키고 방향을 살피더니 진백은의 헬스장으로 갔다.그러다가 최서준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이 시간에, 경성의 길에 아무 사람도 없다니!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역시나, 앞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는 온몸을 검은 천으로 감싸고 있었는데 두 눈만 내놓고 있었다.“누구지?”최서준이 차갑게 물었다.“곧 죽을 사람이 뭘 그렇게 알고 가려고 그래. 넌 그저 널 죽이는 사람이 무혼전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남자는 그렇게 얘기한 후 바로 그림자로 변해 최서준을 향해 돌진했다. 소리소문없이 깔끔한 공격이었다.‘무혼전!’최서준은 중상을 입은 터라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용연검을 거머쥔 그는 다시 빛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올랐다.길에서 싸우는
“누가 그래, 내가 무후 여섯 번째 단계라고.”최서준이 차갑게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검은 그림자가 이상한 느낌을 느낄 때, 최서준이 또 주먹을 내뻗어 그림자를 가격했다. 이윽고 검을 반대로 쥔 최서준은 빠르게 움직여 검을 검은 그림자의 목에 꽂아버렸다.그 순간, 검은 그림자의 목에서 붉은 피가 솟구쳤다.검은 그림자는 목을 부여잡고 뭐라 얘기하려고 했지만 기도에 칼이 박혀있는 터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는 최서준의 그림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흥, 무후 일곱 번째 단계 따위가 날 죽이려고 들어? 계란으로 바위 깨는 격이네.”최서준은 차갑게 그의 시체를 바라보면서 말을 내뱉었다.물론 검은 그림자가 기운을 흘리지 않아서 최서준은 그가 무군 급의 고수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무후 일곱 번째 단계의 자객이라니. 그래서 최서준은 그대로 검은 그림자를 죽이기로 결심한 것이다.여전히 허공에서 추락 중인 시체를 보면서, 최서준은 손을 튕겨 불꽃을 만들어내더니 이내 시체에 불을 붙였다.그러자 검은 그림자의 시체는 바닥에 닿기도 전에 재만 남아버렸다.최서준은 마지막 장면을 확인하고 피로 가득한 옷을 갈아입은 후 진백은의 헬스장으로 돌아갔다.최서준을 본 진백은은 급급히 달려왔다.“최 대가님,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기씨 가문에서 어젯밤 내내 경비를 서던데요.”진백은 같은 사람들도 기씨 가문에 일이 생겼다는 것을 눈치챘다.“괜찮아. 아, 천룡파에 8대 용왕이 있다고 했는데, 기씨 가문이 그중 하나일 가능성은 없나?”최서준이 갑자기 생각이 들어서 물었다.“최 대가님, 그건 정말로 모릅니다. 천룡파는 경성의 가장 큰 조직이긴 하나 8대 용왕 같은 사람들은 외부에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편입니다. 그저 그런 지위만 갖고 있는 거죠. 일은 다 아랫사람이 하고 있습니다.”“경성처럼 큰 곳에는 각 구역마다 작은 두목이 있습니다. 그 작은 두목들은 자기들의 보스가 있고 그 보스에게도 더욱 높은
노인은 바로 손바닥을 쳐들고 최서준의 얼굴을 공격하려고 했다.최서준은 가까스로 반응하여 손을 들어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두 사람 사이에서 흉흉한 기운이 맴돌았다. 최서준은 노인의 공격에 바로 날아가 버렸다. 벽 몇 개를 뚫고서는 헬스장의 유리까지 깨버렸다.‘또 무군이라니!’최서준은 크게 놀랐다. 최서준을 이 정도로 멀리 밀어낼 수 있는 사람은 무군 뿐일 것이다.헬스장은 두 사람의 격투에 휘말려 바로 폐허가 되기 직전이었다. 다행인 것은 밤이라 아무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옆에서 보던 진백은은 상처를 입긴 했지만 그래도 목숨이 붙어있었다. 최서준은 온몸에 힘을 주고 하늘로 날아올랐다.“어딜 가려고!”노인도 같이 날아올라 최서준을 따라갔다.두 사람은 고층 빌딩 사이를 누비며 어느새 몇 킬로미터 상공에 날아올랐다. 한문호는 그제야 속도를 올려 최서준을 막아 나섰다.“걱정하지 마. 우리 대하에는 규정이 있으니까. 우리는 무고한 일반인을 함부로 해치지 않아. 네가 굳이 이곳으로 오지 않았어도 난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이 없었으니까.”한문호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얘기했다.“다만 너 같은 놈이 일반인들의 목숨을 걱정할 줄은 몰랐어.”전에 만난 기호철은 일부러 몸을 숨기고 기운을 흘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또 결계를 사용하여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기호철과 비교하면 무혼전 주인인 한문호는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무군의 기운을 세상에 흩뿌리면서도 결계를 만들지 않고 있었다.무거운 위압감이 그를 짓눌렀다. 아무리 최서준이라고 해도 이런 위압감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한문호는 쏜살같이 최서준의 옆을 지나쳤다. 그러자 최서준의 가슴께에는 기다란 상처가 났다. 그건 바로 한문호가 손가락으로 헤집은 상처였다.한문호가 손을 들자 손톱 사이에 최서준의 피와 살이 섞여 있었다. 그는 자기 손을 바라보더니 바로 손을 튕겼다.그와 동시에, 한문호의 기운은 경성의 많은 수련인들의 주의를 끌었다.“누구지?”“이건 무군이야!”수많은 그림자
“최서준이 그 최씨 가문의 후손일 수도 있다는데 혹시...”한 무군이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됐어, 소문일 뿐이야. 진짜라고 해도 무혼전 주인의 손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을 거야.”다른 무군이 생각하다가 얘기했다.“하긴, 상대가 무혼전이니 말이야.”...경성의 비밀스러운 곳.“큰일 났습니다!”한 남자가 사무실로 달려 들어오면서 외쳤다. 사무실 안에는 두 노인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중앙에 놓인 찻잔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갑자기 쳐들어온 남자를 보던 노인은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더니 얘기했다.“너한테 몇 번이나 얘기했니.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진중하게 행동하라고 했잖니.”쳐들어온 사람은 바로 청룡이었다.청룡은 혼난 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어르신, 최서준이 경성에 왔습니다. 지금 허공에서 다른 사람과 싸우고 있습니다!”“뭐? 누구랑? 어디서?”그 말을 들은 노인은 바로 찻잔을 내팽개치고 물었다.“어르신, 진중하게 행동하셔야죠. 최서준은 그저 경성의 하늘에서 무혼전의 주인인 한문호와 싸우고 있는 것뿐이에요.”남자는 진성철이 한 말을 따라 하면서 얘기했다.“뭐? 한문호? 얼, 얼른 가! 내 명령을 전해! 얼른 두 사람의 전투를 중지시켜!”“네!”그러자 기지에서 전투기 한 대가 날아올라 순식간에 날아갔다....“최서준은 왜 반항도 하지 않고 저렇게 당하는 거지?”“고작 무후일 뿐이잖아. 한문호 같은 무군한테서 어떻게 도망치겠어. 한문호가 아니라 내가 나서도 꼼짝 못 할 걸?”“하긴, 결국은 경험도 적은 애송이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개미일 뿐이야.”서로 친한 무군들이 한데 모여서 얘기하기 시작했다.또 한문호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최서준의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그는 마치 허공에 걸려있는 샌드백처럼 맞기만 하고 반격을 할 수 없었다.한문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최서준, 너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지?!”최서준은 아주 볼품없는 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잘 살펴보면 그렇게
최서준이 어떻게 해명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전투기 한 대가 먼 곳에서 날아왔다.이윽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대하에서는 개인적인 전투가 금지되어 있으니 다들 돌아가라!”무술인들이 허공에 서 있고 전투기가 옆에서 그 싸움을 말리는 장면이라니. 일반인들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최서준도 그 장면을 보고 약간 놀랐다.하지만 한문호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또다시 최서준한테로 달려갔다.진성철은 LED 스크린 앞에 서 있었다. 스크린에는 그들이 싸우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한문호가 명령을 듣지 않자 진성철은 화가 나서 얘기했다.“음성 실시간으로 접속시켜!”“네!”“멈춰라!”진성철의 목소리가 전투기에서 울려 퍼졌다.그 목소리를 들은 한문호는 약간 멈칫했지만 여전히 최서준을 향해서 달려갔다. 그는 최서준을 죽일 생각으로 모든 기운을 끌어올렸다.최서준도 그 기운을 알아차리고 소름이 돋았다.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조금이라도 이상하다면 최서준은 바로 용문비경으로 모습을 감추려고 했다. 용문비경의 존재를 들킨다고 해도 말이다.“한문호! 그만두지 못해! 최서준은 대하 현무다. 만약 정말 최서준을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모두 죽을 준비를 해야 할 거야!”진성철의 목소리가 전투기에서 울려 퍼져 이윽고 허공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뭐? 이 자식이 현무라고?”“진작 알아차렸야 했는데. 최현무, 최서준은 같은 사람이야!”무군들은 그 말을 듣고 놀라서 수군거렸다.진성철의 협박이 먹혔는지, 한문호는 그대로 허공에 멈춰서서 차갑게 얘기했다.“어르신,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 무인들의 일에 끼어들면 안 되는 겁니다. 애초에 대하가 약속한 것 아닙니까? 무인들의 일은 무인들끼리 해결한다고, 대하에서는 끼어들지 않겠다고 말입니다.”“말은 그렇게 했으나 최서준은 현재 현무 소속이고 대하의 사람이다. 두 사람이 같은 실력으로 싸운다면 몰라도, 지금은 누가 봐도 네가 실력 차이로 압도하고 있는 것이잖아!”아무리 일반인이라고 해도 진성철의 목소리는 여
최서준은 진성철이 농담을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저 어색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성철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곁에 있는 남자를 소개해 주었다.“여기는 청룡이다. 현무와는 첫 만남이지?”최서준은 옆의 남자를 훑어보았다, 검은 정장을 입은 그 남자는 최서준보다 나이가 있어 보였는데 대충 서른 좌우로 보였다. 그리고 무후 아홉 번째 단계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무군이 될 수 있을 정도였다.이 사람이 청룡이라니. 최서준은 청룡이 나이가 많은 어르신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젊은 사람일 줄은 몰랐다.“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최현무 님.”청룡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그 모습을 본 최서준도 같이 손을 내밀었다.“됐어. 앞으로의 일은 네가 현무한테 얘기해. 어차피 다 무술인들의 일이니까 말이야.”소개를 마친 진성철은 밖으로 나갔다.최서준은 약간 의아했다. 고작 청룡을 소개해 주기 위해 부른 거냐고 생각하고 있을 때, 청룡이 먼저 입을 열었다.“최현무 님, 아직 모르겠지만 경성에 동천복지가 발견되었습니다.”“동천복지요?”최서준이 의아해했다.“바로 비경입니다. 하지만 이 동천복지는 다른 비경과 다르게 주인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술계의 규칙에 따르면 먼저 발견한 사람이 임자죠. 하지만 동시에 비경을 발견한 사람이 많아 그로 인해 싸움이 일어났고 점점 일이 커지더니 결국 무군 급의 고수들이 서로 대치하게 되었지요. 알다시피 요즘처럼 영기가 부족한 세상에서 무군은 거의 가장 강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하의 안정을 위해서, 대하가 이 소란을 잠재웠습니다. 하지만 여러 종문과 가문의 압력 때문에, 대하는 이 비경을 국가 소유로 돌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이런 규정을 내왔죠.”“어떤 규정이죠?”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바로 며칠 후 각 종문과 가문에서 사람들을 비경으로 보내 실력 있는 자가 이 기회를 가져간다는 뜻입니다.”“그렇다면...”“맞습니다. 어르신의 뜻은 현무가 대하를 대표하
진백은은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걱정스레 물었다.“최 대가님, 괜찮으시죠?”“난 괜찮아. 하지만 넌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진백은이 이렇게 된 것은 최서준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었다.“어쩔 수 없죠. 정리를 마치고 다시 개업해야죠.”실망에 빠진 진백은의 표정을 본 최서준이 물었다.“진백은, 아니면 나랑 같이 일이라도 해 볼래?”최서준의 말에 진백은은 금세 흥분해서 고개를 끄덕였다.“최 대가님 곁에서 일한다니, 당연히 좋죠.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나요!”“간단해. 난 천룡파를 뒤엎고 너를 보스로 앉힐 생각이다.”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각 명문가를 통해서 그해의 내막을 알기는 이제 거의 불가능했다. 기씨 가문과 한바탕 소란이 있었으니 다른 가문에서도 경계할 것이다. 기호철이 얘기한 대로, 다른 가문에도 그 비수처럼 최서준의 신분을 검증하는 보물이 있다면 이제 길은 하나뿐이다. 뒤에서 조직을 움직여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경성에서 오래 구른 천룡파라면 그해의 일에 대해 알 수도 있지 않을까.“제, 제가 말입니까?”최서준의 말을 들은 진백은은 약간 걱정이 되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말이야.”...사각타워 내부.한 그림자가 타워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한문호였다.“한문호 님, 대단합니다.”그 앞에 나타난 그림자는 바로 전의 장로였다.“장로님, 대하가 나서서 최서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하의 앞에서 최서준을 죽일 수 없었습니다.”한문호는 해명하려고 노력했다.“흥, 죽일 수 없었던 게 아니라 죽이기 싫었던 건 아닙니까?”장로의 말에 한문호는 어깨가 무거워졌다.“장로님, 대하가 한씨 가문을 인질로 삼았습니다. 전...”“흥, 결국 겁을 먹은 것이군요. 만약 당신이 그 자식을 갖고 놀지 않고 바로 죽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겁니다. 대하가 나중에 안다고 해도 결국 잊힐 것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겁니다. 이게 다 당신이 시간을 질질 끌어서 생긴 일입니다!”“장로님, 진정하세요. 밤에 다시 한번 다녀오
“묘음파도 똑같은 공지를 내보냈습니다.”“뭐라고?”한문호와 장로가 동시에 물었다.“묘음파는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이 없지 않았나. 다른 종문과도 큰 접점이 없는 곳인데 왜 이런 공지를...”그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보아하니 이 자식, 우리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군요.”한문호가 분노에 꽉 차 입을 열었다....경성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중년 남자와 한 청년, 두 그림자가 들어섰다. 두 사람은 클럽에 들어와 풀 안의 남녀들이 춤추는 것을 지켜보았다.두 사람은 바로 최서준과 진백은이었다.“어디 있지?”최서준은 이런 곳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오기 싫어할 정도는 아니었다.클럽 내부의 소리는 아주 컸지만 두 사람이 대화하는 데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저기요.”진백은은 무대 위쪽의 한 룸을 가리켰다. 그 안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진백은은 최서준을 데리고 이곳을 책임지는 천룡파의 보스를 만나러 온 것이다. 두 사람이 룸 입구에 다다랐다.“최 대가님, 정말 이래야만 합니까?”일이 코앞에 닥치자 진백은은 조금 두려워졌다.“네 생각은?”최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최서준의 올곧은 눈빛을 마주한 진백은은 그제야 용기가 생겨 룸의 문을 발로 박찼다.그 소리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파묻혀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지 못했다.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몸을 일으켰다.진백은을 본 사람들은 멍해서 물었다.“진백은 님이 왜 여기에...”진백은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문을 닫아걸었다.“진백은, 뭐 하자는 거지?”소파에는 얼굴에 상처가 나 있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서 있었지만 그 남자는 이런 상황에도 놀라지 않은 듯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제야 다른 사람들은 이상함을 느끼고 최서준과 진백은을 둘러쌌다.“다른 뜻은 없어요. 그저 그 자리를 내가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렇게 된 이상 진백은은 어쩔 수 없이 최서준이 말한 대로 따라야 했다.“진백은, 지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