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도 그 말을 듣고 최서준을 부러워했다.그저 생일 파티에 같이 가주기만 하면 이런 대우를 누릴 수 있다니. 질투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눈앞에서, 최서준은 생각지 못한 대답을 꺼내놓았다.“꺼져.”그 말에 기민경은 그 자리에 굳은 듯이 서 있었다.두 점원도 놀라서 멍해졌다.이렇게 좋은 기회를 발로 뻥 차버리다니.기민경 옆에 있던 남자는 듣기 싫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너 이 자식아, 너 지금 네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 몰라? 경성 기씨 가문의 셋째 아가씨라고! 일반인들은 우러러보지도 못할 사람이야! 그런데 네까짓 게 뭐라고 감히 아가씨를 거절해? 경성에서 쫓겨나고 싶어?”남자는 기민경보다 더욱 화를 내고 있었다.“정말 웃겨. 모든 사람이 다 너 같은 줄 아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최서준은 두 사람이 멍해 있을 때 바로 문다원 옆으로 왔다.“이 옷 10벌 주세요.”“네?”문다원은 순간 놀라서 멍해졌다.“10벌 현물이 없는 거예요?”최서준이 질문했다.“아니요, 있습니다...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문다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얼른 창고로 가서 옷을 챙겨왔다.“이 자식아, 허세 부리지 마. 여기 옷은 백만 원 단위의 옷인데 10벌이나? 네가 살 수 있을 것 같아?”남자는 아까 창피를 당한 것 때문에 얼른 최서준을 향해 반격하고 싶었다.최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다원이 옷을 가져오길 기다렸다. 문다원이 돌아오자 그는 카드 한 장을 건넸다.블랙 카드를 본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블랙 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기민경도 그 카드를 보더니 멍해졌다. 기민경의 제의를 거절할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이라니. 그래서인지 기민경은 더욱 최서준에게 관심이 갔다.이 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부자가 아니다.카드를 긁은 최서준은 두 사람을 무시한 채 옷을 챙겨 매장을 떠났다.남아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문다원은 2400
헬스장으로 돌아온 최서준은 진백은을 발견했다. 진백은은 공손한 태도로 최서준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2층에 있던 진백은의 두 제자는 이미 정신을 차린 상태였다. 물론 얼굴에는 여전히 멍이 남아있었지만 두 사람의 내공은 정말 눈에 띄게 늘어있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최서준에 대한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최서준을 볼 때마다 최 대가님이라고 부르면서 차도 따라주며 공손하게 모셨다.“말해, 결과가 어땠는지.”최서준은 두 제자를 내보내고 진백은에게 물었다.진백은은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한참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최 대가님, 사실 오늘 인씨 가문에 찾아갔는데 가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저를 막더니 이내 쫓아버렸습니다.”거기까지 들은 최서준은 표정이 차가워졌다. 그러자 진백은이 황급히 덧붙였다.“하지만 인씨 가문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내일 기씨 가문에서 열리는 파티 초대장을 받았습니다.”진백은은 자랑스럽게 금색 테두리의 초대장을 꺼냈다.“아주 큰 대가를 치르고 가져온 겁니다.”“이게 인씨 가문이랑 무슨 상관이 있지?”최서준이 물었다.“기씨 가문은 경성에서 경성 8대 명문가로서 인씨 가문과 같은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기씨 가문 큰아들이 생일 파티에 인씨 가문 사람들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겁니다. 그때 가서 직접 만나보는 게 어떻습니까.”진백은이 해명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원래는 뒷조사로 그해의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지만 명문가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으니 이대로 부딪혀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밤새 수련을 한 최서준은 내공이 늘지 않음을 발견했다. 선초의 공간에서 나온 후부터, 최서준의 실력은 무후 아홉 번째 단계에 그쳐버렸다. 아무리 며칠을 더 수련해도 소용이 없었다.연석진과 지금의 상태에 관해 얘기해 보았지만 연석진도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저 수련은 조급해하면 안 된다고 최서준을 위로할 뿐이었다.최서준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매일 밤 수련을 버텼다.경성의 시내는 땅값이 매우 비쌌고 고
최서준의 등장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최서준은 웨이터의 손에서 술 한 잔을 받아들고 구석으로 가서 이 파티의 주인공이 등장하기를 기다렸다.최서준은 조용히 있고 싶었지만, 세상이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너도 여기에 오다니. 어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잖아. 왜 뻔뻔하게 여기에 온 거야?”모여있던 세 남자 중에서, 한 남자가 최서준을 발견하고 비웃으면서 얘기했다.그 남자는 바로 어제 기민경과 같이 매장에 온 남자였다.최서준은 그를 무시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형, 저 사람은 누구길래 그래?”“그러게 말이야, 형. 형은 이제 기씨 가문 아가씨의 눈에 들었으니 앞날이 창창하잖아. 앞으로 우리 잊으면 안 돼!”옆에 있는 두 사람은 그렇게 얘기하더니 앞으로 가서 최서준을 막아 나섰다.“이 자식아, 우리 재명이 형이 물어보잖아. 얼른 대답해.”최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춰서서 담담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네 부하들한테 어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얘기를 안 해준 모양인데, 내가 여기 나타난 걸 보면 모르겠어? 굳이 날 건드려야겠어?”그 말을 들은 남자는 기민경이 최서준을 대하던 태도를 떠올리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하지만 지금은 부하들 앞이기에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그래도 어떻게 보면 내가 네 선배인데, 날 존중해줘야지! 그래야 내가 누나의 취향이나 이상형을 알려줄 것 아니야!”그 말에 두 부하는 바로 예상할 수 있었다.‘설마 기씨 가문 아가씨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거야?’그 생각에 두 사람은 뿔뿔이 흩어졌다.최서준은 안재명의 말을 듣고 가볍게 웃고 자리를 떴다.안재명은 의아해했다.‘나 정말 차인 거야?’최서준은 이곳에 들어왔을 때부터 감지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의 손님 중에는 무술을 한 사람이 없었다. 옆에 있는 정원에서 희미하게 기운이 느껴지는 걸 보면 그곳이야말로 진정한 연회장 같았다.무술인과 일반인으로 나뉘어서 파티하다니...최서준은 사람들을 피해 옆의 정원으로 갔다.하지만 입구에서 누군가가 최서
“꺼져!”최서준은 바로 그녀의 손길을 피하면서 담담하게 두 글자를 뱉어냈다.그러자 기민경은 바로 얼굴에서 웃음을 감추고 자신 없는 말투로 물었다.“나 때문에 온 게 아니에요?”“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 당신 때문에 온다고? 꿈 작작 꿔요.”최서준은 기민경이 매달리는 것을 보고 바로 그녀를 지나쳐버렸다.“여기가 어딘지 알아요? 매장에서는 그렇다고 쳐도, 기씨 가문의 저택에서 나를 건드리다니,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네요.”여자는 최서준의 말을 듣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기민경의 목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다.기민경 옆에 있던 남자도 빠르게 걸어왔다.“너 이 자식, 우리 동생의 눈에 들었으면 고마워서 절을 해도 모자랄 판에 감히 나대? 좋은 말로 할 때 얼른 우리 동생의 말을 들어!”남자는 이미 기민경의 만행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남자가 바로 오늘 파티의 주인공인 기민석이라는 것을 확신했다.30대로 보이는 기민석은 종사급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최서준은 속으로 젊은 나이의 종사를 배양해낸 대단한 가문이라고 생각했다.최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기민석은 더욱 큰 소리로 얘기했다.“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민경이가 다 얘기해 줬어! 네가 민경이 말에 따르겠다고 약속하면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넘어가 줄게. 그렇지 않으면 나도 무슨 짓을 할지 몰라!”최서준은 그제야 차갑게 입을 열었다.“나는 기민경 때문에 여기 온 게 아니라 당신 때문에 온 거야.”최서준의 말을 들은 기민석의 표정이 약간 변하더니 이내 점점 차가워졌다.“너 이 자식, 내가 누군지 몰라? 나 때문에 왔다고? 네까짓 게? 민경이가 아니었으면 평생 내 얼굴을 볼 자격도 없을 놈 주제에. 마지막으로 묻는다. 민경이의 말에 따를래, 아니면 죽을래!”기민석은 최서준이 시비를 걸기 위해 온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를 찾아왔다는 것은 그저 장난인 줄 알았다.하지만 최서준은 차갑게 말을 이어나갔다.“난 정말 당신 때문에 온 거야.
세 번의 공격 소리에 사람들은 모두 최서준이 쓰러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최서준이 차갑게 얘기했다.“지금은 바쁜 것 같으니, 늦은 시각에 다시 찾으러 오지.”말을 마친 최서준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응?”사람들은 그제야 쓰러진 것이 최서준이 아닌, 기씨 가문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너 이 자식...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기민석도 그제야 무언가 잘못됨을 느끼고 날아올라 최서준 앞을 막아 나섰다.“기씨 가문 사람을 건드리고 떠나려고 해? 간도 크지.”말을 마친 기민석은 바로 최서준을 향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주먹을 뻗어 최서준의 몸통을 가격하려고 했다.“기민석이 직접 나서다니. 저 자식은 끝장이야.”“그러게 말이야. 경성에서 기민석의 실력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 같은 종사 급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들었어. 아무리 저 자식이 통맥경 세 명을 때려눕혔다고 해도 종사인 기민석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야.”사람들은 최서준이 어떻게 통맥경 세 명을 해치운 건지 궁금하긴 했지만 기민석이 나서는 것을 보고 최서준을 시체 보듯 쳐다보았다.최서준은 순식간에 사라져서 바로 맞은 편에 등장했다.“기민석 씨, 나는 그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을 뿐인데, 공격할 필요는 없지 않아?”최서준은 기민석의 공격을 피하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네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을 줄 알아? 기씨 가문을 우습게 보는 거 아니야?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기민석은 최서준이 자기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얘기하면서 기운을 뿜어냈다.종사 여덟 번째 단계의 위압감이 쏟아졌다.“역시 기씨 가문의 큰아들답네. 종사 여덟 번째 단계라니. 이런 재능은 무술 가문에서도 보기 드문 천재일 거야!”“그러게 말이야. 언젠가는 기민석을 따라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불가능할 것 같아.”“저 자식이 기민석의 공격을 피하는 걸 보면 아마도 종사급 같아.”“종사급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 여덟
허공에 날아오른 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원래는 갑자기 찾아와서 무례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본인이 우호적으로 느껴졌다.이때, 기민석이 또다시 공격을 퍼부었다.최서준은 이제 더는 피하지 않았다. 그는 두 주먹을 꼭 쥐고 기민석의 공격을 기다렸다. 그리고 기민석의 주먹을 향해 맞받아서 공격했다.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기민석이 한 손에 최서준의 주먹을 잡은 것처럼 보였다.“이제 끝장이야. 기민석이 저 사람을 잡았으니 이제 저 손은 못 쓰게 되겠군.”“그러게 말이야. 하지만 그래도 대단한 녀석이야. 기민석이 세 번이나 공격하게 만들었잖아.”“살아있어야 허세라도 부리지, 지금 기민석 손에 잡혔으니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은데.”자리에 있는 종사급의 청년들이 수군거렸다.오직 무후급의 사람들만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날아올라서 무슨 일인지 확인하려던 찰나,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기민성의 팔은 종잇장처럼 바람에 휘날려 찢겨버렸다.그 모습에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너, 감히 내 팔을 뜯어버려? 넌 끝장이야!”얼굴이 파리해진 기민석은 허공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며 소리를 지르고 바로 땅을 향해서 날아갔다. 최서준은 기민석의 뒤를 따라 바닥으로 내려갔다.주위의 사람들은 불똥이 튈세라 얼른 비켜주었다.이때, 기씨 가문 저택에서 한 사람이 날아올라 바로 정원으로 돌진했다.나타난 사람은 기민석이 한쪽 팔이 사라진 것을 보고 발칵 화를 냈다.“누구야! 감히 기씨 가문의 도련님을 다치게 만들다니! 죽여버릴 거야!”노인이 뿜어내는 무후의 기운은 장내를 압도했다.노인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명문가 자제들 뒤에 서 있는 무후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다른 청년들은 아예 무시해 버렸다.종사급은 기민석을 다치게 만들 수 없다.“저 자식입니다!”기민석은 핏기가 사라진 얼굴을 하고 남은 한쪽 팔로 최서준을 가리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너 이 자식, 죽고 싶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노인은 최서준이 자기 이름을 밝히자 깜짝 놀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얘기했다.“아무리 네가 최 대가라고 해도 우리 기씨 가문에 쳐들어와서 큰 도련님을 다치게 만든 것은 용납할 수 없어!”최서준은 두 손을 펼치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얘기했다.“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계속해서 죽기 살기로 달려들면서 날 죽이겠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어.”창백해진 기민석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최서준은 가리키면서 얘기했다.“네가 최 대가라는 것을 진작 말했다면 내가 왜 너를 공격하려 하겠어!”“그래서, 내가 최서준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네 손에 죽어야 하는 건가?”최서준이 되물었다.기민석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최서준을 가리키면서 말을 더듬었다.“너... 너...”그러더니 그대로 기절해서 쓰러졌다.기민석이 쓰러진 것을 본 노인은 본인의 상처를 신경 쓸 사이도 없이 기운을 내보냈다.그리고 최서준을 향해서 얘기했다.“최 대가, 왜 오늘 우리 기씨 가문 저택에 온 거지?”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담담하게 얘기했다.“나 최서준은 경성에 와서 그 해의 최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최서준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표정이 어두워지는 건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모두 같은 일을 떠올렸다.그 모습을 본 최서준은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다만 다들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최서준은 바로 자기의 기운을 내뿜고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말해!”이때, 기씨 가문 저택에서 또 다른 기운이 흉흉하게 피어올랐다. 그 기운은 최서준의 기운을 완전히 덮어버렸고 허공에 있는 최서준을 아래로 끌어내릴 정도였다.“이건... 안돼! 무군이야! 얼른 도망쳐!”금무명이 머릿속에서 귀띔해주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기씨 가문에 무군급 고수가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최서준은 기씨 가문에서 도망쳐 나왔지만 기호철은 그런 최서준의 뒤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최서준은 어쩔 수 없이 모든 힘을 다 꺼내야 했다. 만약 기호철한테 따라잡힌다면 도망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공으로 날아가던 최서준은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기호철에게 따라잡혔다.“최서준, 왜 나를 보고 도망간 거지?”기호철은 최서준을 잡은 후 공격하지 않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몇 킬로미터 상공이라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 그들의 발아래에는 경성이 한눈에 들어왔다.“쫓아오니 당연히 도망가야죠.”“도망가지 않으면 안 쫓아갈 거였는데?”“알겠어요, 그래서 왜 저를 막은 거죠?”최서준은 의미 없는 대화를 그만두고 물었다.기호철에 이렇게 달려드는 것은 기민석의 팔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기씨 가문 도련님의 복수를 위해서라는 말은 믿을 수 없었다.“너 이 자식, 알면서 묻는 거 아니야?”“제발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세요. 전 정말 모르겠으니까요.”“그해 최씨 가문에게 있었던 일 때문에 온 거잖아.”기호철은 웃으면서 얘기했다.“그해의 일에 대해 알고 있어요? 알려주실 수 있나요?”최서준이 얼른 물었다.“당연히 알고 있지. 하지만 그 전에 한가지는 물어봐야겠어. 솔직하게 대답해. 최씨 가문이랑 무슨 사이인지, 네가 정말 최씨 가문의 후손이야?”“그건 저도 알고 싶은 일입니다.”“너 정말 몰라?”“저도 정말 몰라요. 그래서 기씨 가문에 나타나 그해의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 겁니다.”최서준의 말이 거짓말 같아 보이지는 않았기에 기호철은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발을 굴러 최서준 옆에 등장했다.“네가 최씨 가문 후손이 맞는지 아닌지는 내가 확인해줄 수 있는데, 시도해볼래?”“어떻게요?”최서준은 기호철에게서 악의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호기심을 갖고 물었다.기호철은 바로 청동무늬의 검을 꺼내 들었다. 검이라기보다는 비수에 가까웠다. 그 비수는 주변의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최서준은 그 비수가 보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적어도 기운을 모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