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사람들이 다 최서준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에 엄광휘는 괜히 마음이 통쾌했다.손씨 가문의 연회에서 최서준을 보고 겁을 먹었던 일이 덜 짜증스러워질 정도였다.버러지 같은 자식. 이제 네가 진릉에서 아는 사람은 다 내가 잡아 왔다.눈앞의 세 미녀를 보면서 엄광휘는 다른 복수 방법을 떠올렸다. 어차피 내일이면 죽을 목숨이니 그들이 죽기 전에 한번...“한수영, 들어보니까 너 한평생 시집도 안 가고 정조를 지켰다면서? 네가 정말 그렇게 순결한지 내가 알아봐야겠어. 그리고 너희 둘도. 조급해하지 말아. 다 즐길 수 있게 해줄 테니까.”엄광휘는 사악하게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주름이 가득한 손을 내뻗었다.“엄광휘! 창피하지도 않아?!”한수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확 변했다.내공을 쓸 수 없는 상황의 한수영은 아무런 힘이 없었다. 피하지도 못하고 그저 뒤로 슬금슬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윤청아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내공을 쓸 수 있다고 해도 그녀는 엄광휘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저 떨리는 임지아의 손을 꼭 그러안을 뿐이었다.언니로서 동생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하지만 물러난다고 해도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 그들은 이미 구석까지 밀려났다.죽기 전에 이런 모욕까지 당해야 한다니.세 사람은 서로룰 마주 보면서 똑같은 생각을 했다.혀를 깨물고 죽더라도 이 자식한테 놀아날 수는 없다.이때,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엄씨 가문을 덮쳐왔다. 그러자 엄광휘는 그대로 흠칫 굳어버렸다.“엄씨 가문의 병든 개야, 나와서 벌을 받아라!”이윽고 땅이 흔들리더니 감옥이 무너졌다.그리고 최서준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이 자식, 정말 죽으러 왔네?”순식간에 엄씨 가문 사람들이 나타나 최서준을 둘러쌌다.엄씨 가문 사람들은 최서준이 올 거라는 것을 알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엄씨 가문 가주는 당당하게 최서준을 도발하면서 말했다.“이 자식아, 감히 엄씨 가문에 와? 전에 널 봤을 때는 약간 무서웠지만 오늘 넌 죽은 목숨이야!”“머저리 같은 놈, 이렇게나 멍
“최 대가님, 또 만났네요. 구해줘서 고맙습니다.”윤청아는 내공을 회복한 후 최서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윤청아를 본 최서준은 약간 놀랐다. 용감하고 위풍당당한 이 여자를 도강에서 만난 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런 장소에서 말이다.심지어 자기 별칭까지 알고 있다니, 최서준은 약간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허공에 떠 있는 무혼전 고수는 최서준을 보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버러지일 뿐이다.아무리 발악해 봤자 버러지다.최서준을 죽이고 다른 사람도 죽일 것이다.희망을 주고 다시 잔인하게 그 희망을 빼앗을 것이다.그게 바로 진정한 쾌락이 아니겠는가.킬러는 이런 광경을 보는 것을 즐겼지만 엄광휘는 아니었다.엄광휘는 하늘을 향해 절을 하면서 말했다.“무혼전의 대가가 이곳에 있는데 감히 너 따위가 뭐라고 나대는 거야. 정말 죽고 싶어? 어르신, 얼른 이 자를 죽이십쇼.”최서준은 엄광휘를 무시했다.엄광휘 같은 것은 손가락 하나만 써도 죽일 수 있다. 진정한 상대는 허공에 떠 있는 살수구다.최서준은 천천히 날아올라 노인과 같은 높이에 도달했다. 한씨 가문을 들렀을 때, 최서준은 무혼전의 살수구가 한씨 가문을 침입한 원흉이라고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최서준의 추측이 맞았다.노인은 맞은편의 최서준을 쳐다보았다. “하, 며칠 동안 안 보이더니 실력이 더 강해졌네. 그러니 감히 내 앞에 나타나는 거겠지. 심지어 나를 마주보다니... 하지만 아무리 강해져도 깨지 못하는 벽이 있다는 걸 알려주지. 나는 같은 급의 고수들도 수없이 죽여왔거든.”노인이 뭐라고 계속 얘기하려고 하는데 최서준이 그의 말을 잘랐다.“늙은 개 같은 게, 말은 다 했어?”그 말에 엄씨 가문 사람들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최서준 갑자기 무슨 용기로 무혼전 어르신을 늙은 개라고 부르는 거야!”“그냥 죽기 전에 허세를 부리고 싶었던 거 아니야? 그나마 자존심을 지키려고 말이야.”엄광휘도 화가 나서
두 그림자가 빠르게 부딪혔다. 쿵.괴성과 함께 허공에서 두 실루엣이 합쳐졌다가 이내 빠르게 갈라졌다. 거대한 충격파가 두 사람이 처음 부딪힌 곳에서부터 퍼져갔다.공중이라서 다행이지 바닥이었다면 이 진동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몇 없을 것이다. “이럴 수가. 며칠 지났을 뿐인데 이렇게 빨리 성장했다고?”살수구가 놀라서 소리 높이 얘기했다. 주름이 가득한 그의 얼굴에는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살수구는 잘 알고 있었다. 최서준의 내공은 금방 성장한 게 아니었다. 내공으로 몸을 꽉 감싸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것을 보면 이미 힘 조절에 대해 확실히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아까 그와 주먹을 맞대었을 때도 실력이 비슷하지 않았던가.아무리 같은 무후라고 해도 금방 무후 급이 된 애송이와 무후 급이 된 지 오래된 사람은 다르다.아무리 며칠간 노력해서 내공을 쌓아 무후가 되었다고 해도 그 내공을 안정시키고 이 힘을 조절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절대로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란 말이다.이 자의 재능은 미치도록 무서울 정도다.그러니 절대로 살려둘 수 없다.살수구의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는 기운을 끌어모아 크게 땅을 굴렀다. 그러자 어느새 그의 실루엣이 사라졌다. 이것이야말로 무후의 실력이었다.최서준은 감각을 곤두세워 살수구의 위치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살수구는 손성호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이었다. 최서준은 한치도 긴장을 늦출 수 없어서 온몸에 기운을 두르고 방어하고 있었다. 살기가 느껴지자 최서준은 허공에서 몸을 숙여 공격을 피했다.최서준이 서 있던 곳에 살수구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어느새 또 사라졌다.‘또 온다.’최서준이 또 신속하게 피했고 그가 있던 자리에는 또다시 살수구의 실루엣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또!’최서준은 계속해서 몸을 피했다.엄씨 가문 사람들은 고개를 들고 최서준이 허공에서 공격을 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가 피하고 나면 그가 있던 자리에는 항상 살수구
“설마 그날 최서준을 구한 게 금무명인가... 어떻게 그럴 수가. 금무명이 실종된 지 몇십 년이 지났는데 진릉에 갑자기 나타날리가...”살수구가 생각했다.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 된다. 이러다가는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 금무명의 대황접랑권법은 계속될수록 힘이 더욱 강해진다. 만약 주먹을 백번 휘두른다면 그 위력은 처음의 10배가 넘을 것이다.그 생각에 살수구는 덜컥 겁이 났다.무혼전 킬러 랭킹 9위의 그가 갓 무후급이 된 아이를 못 이기다니.이럴 수는 없다.이 판을 뒤엎어야 한다.하지만 한번 말려버린 이상 이 판을 뒤집기는 힘들었다.‘방법은 하나뿐이야!’살수구는 자기 가슴을 쳐서 피를 냈다.혈사!이건 본인에게 데미지가 더욱 큰 비법이다.하지만 살수구는 본인이 다친다고 해도 꼭 최서준을 죽이겠다고 마음먹었다.피가 흩어짐에 따라 살수구의 머리 위에는 핏빛으로 물든 검이 나타났다.“이건 거의 기적이야!”“사람 맞아? 저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야?”“최서준은 이제 죽었네.”엄씨 가문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검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하지만 엄씨 가문과는 달리, 윤청아 등 사람들은 최서준이 노인을 제압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 검을 보자마자 다시 긴장하게 되었다.“죽어라!”살수구가 외치가 커다란 검이 그대로 최서준을 향해 날아갔다.“겉멋만 들어서는.”최서준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주먹을 휘두르며 위력을 쌓았다.그러더니 검과 최서준의 주먹이 부딪혔다.쿵.하늘을 울리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검의 그림자가 최서준의 주먹에 산산조각 났다. 그 기운이 그대로 살수구의 몸을 꿰뚫었다.살수구는 뒤로 몇 미터 물러나 허공에서 나뒹굴었다.“이럴 수가. 저렇게 큰 검을 막을 수 있다고?”“막은 게 아니라 주먹으로 부순 거야. 최서준... 무서운 사람이네.”“가주님이 잘못 선택하셨어. 이런 존재랑 싸우다니... 엄씨 가문은 이제 끝장이야.”엄씨 가문 사람들은 놀라운 장면을 보면서 절망에 빠져들었다.무혼전의 어르신도
또!살수구 같은 존재도 그 일에 관해 얘기하기만 하면 죽임을 당한다. 이렇게 보면 그해의 일은 평범하고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았다.그게 누구든지, 어떤 세력이든지, 최서준은 꼭 그들을 찾아서 모조리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했다.신이라고 해도 지옥까지 끌어내릴 것이다.머릿속에 한성 보육원의 사망자들을 떠올린 최서준은 굳게 결심했다.그는 살수구의 시체를 엄씨 가문 앞에 던져버리고 천천히 날아올랐다.그러자 윤청아 등 사람들이 그를 따라왔다.“최 대가,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하죠?”한수영이 남아있는 엄씨 가문 사람들을 보면서 물었다.“다 죽이세요.”최서준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명령했다. 한수영은 바로 망설임 없이 사람들의 목을 베었고 윤청아도 스승님의 복수를 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최 대가님, 제발 살려주세요. 최 대가님을 죽이려던 건 가주님이고 전 그냥 말을 따랐을 뿐이에요.”“그러게요, 최 대가님. 가주님을 죽이고 무혼전의 어르신도 죽였으면서 왜 저희까지 죽이려고 하십니까.”엄씨 가문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빌었다. 최서준은 그런 그들을 차갑게 내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살려달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죽기 전에 그렇게 빌었을 것이다.게다가 최서준이 판을 뒤엎을 때까지 그들은 기고만장하게 입을 놀리지 않았던가. 그들은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하려고 억울한 척하는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엄씨 가문 사람은 두 종사의 손에 다 죽었다. “오늘부터 한씨 가문이 진릉의 무림 가문입니다!”최서준은 그 한마디로 한씨 가문의 지위를 단단하게 해주었다.“최 대가님, 감사합니다.”한수영이 얼른 감사 인사를 올렸다.한씨 가문은 거의 무너져가다가 최서준 덕분에 다시 살아나 이제는 모두의 머리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오늘부터 나는 이곳에서 살 거예요. 그러니 소문을 내줘요. 무혼전의 사람도 나한테 도전하고 싶거든 다 오라고 해요. 그리고 지아 씨, 장철수 감독의 영화에 지아 씨가 출연하면 나도 출연할 겁니다.”최서
하지만 최서준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최서준이 아무 반응이 없자 장철수가 계속 얘기했다. “촬영지는 이미 다 선택해 놓았어요. 하지만 첫 번째 장면만 진릉에서 찍고 이외의 장면은 다 대하의 다른 곳에서 찍을 예정입니다. 그러니 그때가 되면 저희랑 같이 돌아다녀야 합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하지만 진릉에서 벗어나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최서준은 간단하게 생각한 후 가능하다고 얘기했다.“그래, 좋아요. 이건 대본이에요. 숙지해 둬요. 내일이면 첫 촬영입니다. 내일 봐요. 난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갑니다.”장철수는 그렇게 얘기한 후 대본을 내려놓고 떠났다.그리고 문을 나서자마자 기자들한테 둘러싸였다.“장철수 감독님, 한 마디 해주세요!”많은 기자들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제 새로운 영화에 관심해서 감사합니다. 지금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그저 가장 중요한 역할의 배우가 캐스팅되었으니 다들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장철수는 간단하게 얘기한 후, 밴을 타고 떠났다.“최서준이 장철수 감독의 에일리언에 출연하기로 했대!”“그것도 장 감독님이 직접 대본을 가져다주셨어!”“최서준의 출연료가 200억이라는데?”세 개의 실시간 검색어가 각 플랫폼을 뜨겁게 달구었다....진릉 명문가, 이씨 가문.임지석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이진희도 있었다.“최서준을 이기고 싶은 거 아니에요? 이곳에 들어가서 말을 잘해야 할 거예요.”이진희가 앞장서서 얘기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원 몇 개를 지나 드디어 영당에 도착했다.이씨 가문의 가주, 이승건이 기다리고 있었다.“저 사람이 바로 이븐 재단의 이사장, 이승건 님이셔.”이진희가 간단하게 소개하자 임지석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안녕하십니까, 저는 임지석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네가 바로 임지석이야? 최서준과 임지아를 쓸어버리고 싶다면서?”이승건은 두 사람이 그를 찾아온 이유를 알고 물었다. 이승건이 얘기한 사람 중에 자기의 여동생인 임지아도 있
진릉시 외곽.장철수는 전체 스태프를 동원해서 이곳에서 촬영하기로 했다. 그의 취향은 독특한 편이었다. 진릉의 수많은 여행지를 포기하고 이런 곳을 골랐으니 말이다.그러다가 갑자기 10대가 넘는 차량이 다가오더니 사람이 우르르 몰려왔다. 그들은 모두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어느새 물 샐 틈도 없게 촬영장을 둘러싸 버렸다.장철수 촬영지의 경호원이 나섰다.“뭐 하는 사람입니까. 여기는 영화 촬영지입니다. 끼어들지 마세요.”수적으로 완벽히 열세인 경호원이었지만, 그들은 최대한 다른 이들을 막으려고 애를 썼다. “너희를 찾아온 거야. 얘들아, 가자!”사람들 중에서 앞장선 사람이 외치자 다른 사람들도 함께 달려들었다.10명이 겨우 넘는 경호원들은 이런 불청객 앞에서 종잇장처럼 쓰러져버렸다.“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우두머리는 그렇게 으름장을 놓고 촬영지로 쳐들어갔다.촬영하고 있던 장철수 감독은 일을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뭐 하는 사람이야.”우두머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철수 감독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그들이 갑자기 갈라지면서 길을 텄다.그들 사이로 걸어오는 것은 세 사람이었다.가장 앞장선 것은 이승건이고 그의 뒤로 이진희와 임지석이 따라왔다.“당신은 누구죠?”장철수는 이승건을 몰랐기에 예의 바르게 물어보았다.“이분은 이븐 그룹의 이사장이에요. 장철수 감독님, 고작 감독 주제에 진릉에서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요?”이진희가 나서서 얘기했다.“진릉에서 그렇게 날 모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당신은 날 출연진에서 퇴출한 걸 두고두고 반성해야 할 거예요!”“이븐 그룹의 이승건?”장철수는 그런 이름을 처음 들어봐서 의아해했다.“그래서 뭐 하시는 거죠? 제가 실수한 건 없는 것 같은데요.”“장철수 씨, 이진희가 내 조카라는 걸 정말 몰랐어요?”이승건이 차갑게 얘기했다.“조카면 뭐가 어때요. 그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으니 감독으로서 결론을 내린 겁니다. 설마 캐스팅도 눈치를 보면서 해야 하나요?”장철수는 아직 사
이때 최서준이 바로 임지석의 뺨을 후려쳤다.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의 임지석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이렇게 사람들이 총을 들고 최서준을 겨누고 있는데, 최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지석의 뺨을 후려쳤다.“회장님, 저 자식을 죽여주십쇼!”임지석은 뺨을 부여잡고 일어나 화가 가득 난 목소리로 말했다.“죽일지 말지, 언제 죽을지, 이 모든 것은 다 내가 결정하는 거야.”이승건은 뺨을 맞은 임지석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최서준의 앞으로 걸어가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말했다.“내 아들 이도건, 네가 죽인 거냐?”“그렇다면 어쩔 건데.”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왜 내 아들을 죽인 거야. 고작 이 여자 때문에? 나, 이승건의 하나뿐인 아들을 죽였다고?:이승건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다.“죽을 만 했으니까.”최서준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죽은 사람의 아버지 앞에서 죽을 만 했다고 말하다니.“하하, 최서준, 넌 이제 끝장이야. 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나 본데, 이분은 진릉시에서 가장 큰 재벌인 이씨 가문의 가주, 이승건 님이야! 그런데 감히 이분 앞에서 그런 말을 해? 하하하, 신이 와도 널 구하지 못할 거야!”임지석은 아까 뺨을 맞았다는 것도 다 잊고 미친 듯이 웃었다.장철수도 다가와 최서준을 말리면서 말했다.“서준 씨, 일단 흥분하지 마. 무슨 오해가 있었던 거 같은데 좋게 넘어가자고.”“꺼져!”이승건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는 당장 부하의 총을 빼앗아 최서준을 겨누었다.탕...이승건은 연이어 7발을 쏘면서 권총의 총알을 다 썼다. 하지만 최서준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상상은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7개의 총알이 일제히 최서준 앞의 허공에 떠 있었다.“죽여버려!”이승건의 명령에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일제히 총을 쏘기 시작했다.어느새 현장에는 총성이 가득 울려 퍼졌다. 화약 냄새와 자욱한 안개가 이곳을 뒤덮어버렸다.그러자 이진희와 임지석도 깜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