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큰 굉음과 함께 벤틀리 차는 최서준 옆에 있는 난간에 세게 부딪혔고 보닛은 당장에서 튕겨 나갔다.“너 시발 귀먹었어? 길 막지 말라고, 죽고 싶어?”서주연은 높은 힐을 신고 차에서 내려오더니 최서준을 보고 막무가내로 욕을 쏟아냈다. 최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첫째, 여기는 횡단보도. 둘째, 지금은 파란불이 켜졌고. 셋째, 당신 운전은 누구한테 배운 거야?”서주연은 빨간 입술을 깨물며 수치가 분노로 바뀌어 소리쳤다.“방자한 놈, 너 뭐 하는 놈이길래 감히 나를 훈계해?”“당장 나한테 사과해. 아니면 남양에서 더는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야.”서주연은 두 손을 허리춤에 걸치고 살기가 넘실대는 모습이었다. 최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지며 제대로 그녀를 손봐주려던 때, 차 안에서 갑자기 격렬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콜록콜록...”“주연아, 그만해. 우리가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은 게 먼저야. 그러니 이분을 난처하게 할 필요 없어.”“자식, 너 운 좋은 줄 알아. 다시는 내 눈앞에 띠지 마.”서주연은 매섭게 최서준을 노려보고는 차 안으로 가서 개량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를 부축하여 나왔다. 중년 남자는 얼굴이 창백하고 손수건을 들고 입을 막고는 기침을 계속했다. 그 손수건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었다. 그는 미안한 얼굴을 하고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젊은 청년, 오늘 일은 우리가 잘못했네. 얼른 가.”“아빠, 이 자식이랑 더 말 섞지 말고 지금 바로 차 불러서 손 신의한테 모셔다드릴게요.”서주연은 마음 아파하며 얘기했다. 최서준은 중년 남자를 보더니 갑자기 말했다.“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자주 가슴이 후벼 파는 듯 아프고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각혈을 하고 혈기가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죠?”“젊은 청년, 자네...자네는 어떻게 안 거지?”중년 남자는 얼굴색이 조금 변하더니 작게 한탄하며 말했다.“맞아. 몇 년 전에 심장병을 앓게 되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 치료가 되지 않네...”최서준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누가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저희 아빠가 걸린 건 심장병이 아니었나요?”서주연은 조금 놀라서 이렇게 물었다.“심장병?”손지명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럼 하나 묻죠. 지금까지 치료가 잘 되었나요? 지금의 의료수준으로 봐서는 심장병이 아니라 인공심장을 하나 바꾸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죠...”서주연은 말문이 막혔다.“제가 직언하건대 서 선생이 걸린 병은 아예 심장병이 아니고 일종의 아주 희귀한 병입니다. 이런 병은 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손지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돌아가세요. 저는 치료할 능력이 없습니다.”서주연은 다급하게 울면서 말했다.“손 신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저의 아빠를 한 번 더 봐주세요. 신의 님이 꼭 방법이 있을 거라 믿어요.”“그만해, 주연아. 내 병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어쩌면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르지.”서장호는 모든 걸 놓아버린 듯 얘기했다. 명성이 자자한 손지명까지 속수무책이라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게 없었다.손지명은 두 부녀를 보더니 갑자기 말했다.“혹시 서 선생의 병을 치료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이 사람이 만약 나서준다면, 서 선생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그 순간 서주연과 서장호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누구요?”“사람들은 잘 모르는 어린 친구입니다. 아니, 그분은 의술이 이 늙은이보다 열 배, 백배까지도 더 높은 사람입니다.” “과장된 얘기가 아니라 그의 의술은 이미 절정에 도달해 죽은 사람도 부활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여기까지 말하면서 그는 경외를 금치 못했다.“주씨 일가의 회장님을 아시죠? 그 회장님을 살리신 게 바로 이분입니다. 그때 이 늙은이도 현장에 있었죠.”“뭐라고요?”서장호 부녀는 마음이 동했다. 주동필의 상황은 그들도 잘 알았다. 사망통지서까지 다 내려왔는데 이후에는 또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들었다. 이런 귀인의 도움이 있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렇게 생각을 하던 서주연은 다급하게 물었다.“손 신의, 그
손지명의 말이 끝나자마자 서주연과 서장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마치 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특히 서주연은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름이 끼쳤다. ‘지금 뭘 들은 거지? 눈앞에 있는 이 자식이 바로 그 손 신의까지 혀를 내두르게 만든 의술이 대단한 분이란 말인가?’서주연은 비명을 지르고 믿기 어렵다는 듯 얘기했다.“어떻게 이래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예요? 손 신의, 사람을 잘못 본 거 아니에요?”“그럼 제가 잘못 봤다고 생각하세요.”손지명은 차갑게 웃고는 고개를 돌려 경외심 가득하게 최서준을 보면서 말했다.“최 신의가 저의 덕인당에 방문하여서 이 늙은이는 영광스럽기가 그지없네...”“손 어르신 별말씀을요.”최서준은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오늘은 주 씨 어르신의 몸보신을 위한 약을 가지러 왔어요.”“좋아요. 최 신의 나를 따라오시게. 이 늙은이가 직접 약재를 가져다주도록 하지.”손지명은 격동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최서준과 함께 약국 안으로 들어갔고 서주연 부녀 두 사람만 그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잘 포장된 약재를 들고 말했다.“수고스럽지만 손 어르신께서 약값이 얼마인지 계산해주십시오.”최서준이 주동필을 위해 가진 약들은 모두 보양을 위한 약재들이었기에 금보다 비싸다는 침향과 50년산의 야생산삼도 있었기에 그 가격은 합하면 적어도 3억이 넘었다.“최 신의의 말은 그야말로 이 늙은이의 체면을 구긴 것이네. 이 늙은이가 어떻게 최 신의의 돈을 받을 수 있겠나?”손지명은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손을 흔들었다.“이 늙은이가 값을 달라거든 주씨 일가한테 달라고 하겠네.”“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저도 그냥 가져가지 않겠어요. 이 책은 이라는 침서인데 도움이 될 거에요.”최서준은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손지명은 책을 받아서 몇 번 보더니 순식간에 무척 격동했다.그리고 그는 최서준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사부님, 제자 손지명 절을 올
뒤돌아가는 최서준의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틀렸어. 2000억이야!”“뭐라고?”서주연은 깜짝 놀랐다.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욕을 퍼부으려던 때 최서준의 모습이 이미 보이지 않았다. 서주연은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절망적인 울음을 쏟아냈다. 서장호가 걸어와서 위로했다.“우리 딸, 아빠는 이미 마음을 다 놓았어...”“서주연 씨, 제가 한마디 하죠.”함께 따라 나온 손지명이 차갑게 얘기했다.“당신은 너무 교만하고 안하무인입니다.”“서씨 가문이 명문이고 가업이 방대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압박하고 이익만으로 사람을 유혹하려고 하는 것은 아주 큰 잘못입니다.”“저의 사부님 같은 분은 속세의 재부와 권세를 뜬구름처럼 여기는 분인데 서씨 가문이 아니라 전체 남양 시도 눈에 담지 않는 분입니다.”“당신은 제일 잘못된 방식으로 서 선생한테 사형선고를 한 거나 마찬가지예요!”손지명의 사정없는 말들은 서주연의 마음속 교만함을 철저하게 부숴버렸다. 서주연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말했다.“손 신의, 저는...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저의... 저의 아빠한테 절대로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돼요. 엉엉...”손지명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방법은 하나뿐이에요. 바로 당신의 자태를 낮추고 가서 사부님한테 빌어요. 사부님의 마음이 약해질 때까지 싹싹 빌어요!”...최서준은 골라온 약재를 들고 주씨 일가로 향했다. 회장님 주동필은 직접 나와서 그를 마중했다. 최서준은 주동필의 낯빛을 보더니 은은하게 웃으며 말했다.“회장님 회복이 잘 된 듯하네요.”“하하하, 다 최 신의 덕분이지요. 만약 그때 신의 님이 나서서 구해주지 않았다면 이 노인네는 아마도 이미 저세상으로 갔을 겁니다.”주동필은 감격스러워서 웃으며 말했다. 주하은은 직접 최서준을 위해 차를 내렸다.“최서준 씨, 차 드시죠.”“감사합니다, 주하은 씨.”최서준은 건네받고 한 모금 홀짝였다.“별... 별말씀을요.”주하은은 다급하게 손을 흔들며 곁에 앉아서 살그머니 최서준의 잘
그녀의 시선을 마주한 최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은 씨는 친구도 많을 텐데 왜 굳이 저를 초대하셨어요?”“다르잖아요. 비록 친구가 많기는 하지만, 최서준 씨만큼 진중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게다가 서준 씨는 우리 주씨 가문의 은인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 서준 씨가 저의 생일파티에 참석하신다면 저는 물론이고 할아버지도 매우 기뻐하실 거예요.”“하은 씨가 이토록 말씀하시니 더 이상 거절할 수도 없네요.”최서준이 웃으며 말하자, 주하은도 달콤하게 웃었다.“좋아요. 그럼, 시간 맞춰서 모시러 올게요.”날이 점차 어두워졌고 최서준이 도씨 집안에 돌아왔을 때 오민욱이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하은숙과 도연우를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도현수가 최서준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서준아, 잘 왔어. 오늘 민욱이와 연우가 파티에 가는데 너도 같이 가.”“무슨 파티인데요?”최서준이 물었다.“민욱이네 고객이 생일파티를 하는데 민욱이가 연우를 데려가는 거야.”도연우는 곧바로 불만을 토로했다.“아빠, 왜 제가 가는 곳마다 서준이를 같이 보내려고 해요?”“서준이가 네 옆에서 보호해 줘야 내가 시름을 놓을 수 있어.”“어쨌든 안 돼요. 저 어린애도 아닌데 절대 데리고 가지 않을 거예요.”도연우는 강력하게 반대하며 최서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현수 씨, 대체 왜 그래요.”하은숙이 한마디 참견했다.“민욱이랑 오늘은 고급 파티에 갈 건데 시골 촌놈을 데리고 가면 어떡해요?”오민욱도 한마디 했다.“맞아요, 아저씨, 우리가 연우를 보호하면 돼요.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세요?”“민욱이 말이 맞아요.”진아영과 곽정원은 곧바로 맞장구쳤다.“그리고 오늘 생일파티의 주인은 민욱이의 큰 고객인데 너무 많은 사람을 데리고 가면 그쪽에서 굶은 사람들이 밥 얻어먹으러 간 줄 알겠어요.”말이 오가는 사이에 세 명은 모두 최서준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얼마 전에 킹스 레스토랑에서 체면이 구겨졌던 일 이후로 그들은 최서준을 못마땅
10여 분 후, 차량은 남양시의 대표적 고풍 건물인 화이트 팰리스에 도착했다. 팰리스 입구 앞에는 온갖 고급 승용차들이 가득했는데 벤츠도 BMW도 여기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가 없었다. 그 위에는 람보르기니, 벤틀리, 심지어 롤스로이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주하은은 막강한 주씨 가문의 장녀로서 그녀의 생일 파티에는 남양에서 잘나가는 상류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서준 씨, 도착했어요.”주하은은 주차한 후, 직접 내려서 최서준 쪽의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때 두 사람 옆에 마세라티 한 대가 멈춰서더니 두 명의 여성이 차에서 내렸다. 주하은은 곧바로 그중 한 명을 껴안으며 말했다.“지유야, 안 오는 줄 알았어.”“네 친한 친구로서 네 생일에 내가 빠져서 되겠어?”김지유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더니 옆에 있는 최서준을 보고는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당신도 왔어?”김지유 옆에 있던 반윤정은 미간을 찌푸렸는데 최서준도 여기에서 두 사람과 마주칠 줄은 몰랐다.“지유야, 소개할게. 이분은 내 친구 최서준 씨야.”주하은이 웃으며 최서준을 소개하자, 김지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 이 자식이 네 친구라고?”“그래. 서로 아는 사이야?”주하은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묻자, 최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하은 씨 소개 하지 않으셔도 돼요. 김지유 씨는 제 명의상 약혼자입니다.”“네?”주하은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자기가 잘못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허튼소리 하지 마!”김지유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쳤다.“그건 할아버지가 당신에게 속아서 그런 거지, 난 당신을 약혼자로 인정한 적이 없어.”“나도 마찬가지로 인정한 적은 없어. 당신은 그런 자격이 없으니까.”최서준이 장난스럽게 웃었다.그의 말을 들은 김지유는 분노가 치밀어 죽을 것 같았다. 김지유는 김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해성그룹의 대표로서 집안 배경도 외모도 뛰어났기에 그녀를 쫓는 사람들이 줄을 서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데 자격이 없다고 하니 어이
최서준이 고개를 돌려보니 낯익은 인물 몇 명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는데 오민욱과 도연우 일행이었다. 도연우는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최서준, 네가 왜 여기 있어?”“연우야, 뭘 물어? 분명 이 자식이 오고 싶어서 조용히 우리 뒤를 따라왔겠지.”오민욱이 앞으로 나아가 최서준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도연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혐오하며 말했다.“최서준, 껌딱지처럼 자꾸 나를 따라다니지 마. 그러면 네가 점점 더 역겹고 싫어져. 알아?”“너희들 따라온 거 아니야. 사실 너희들이 참가한다는 파티가 내 친구의 생일 파티인 줄 몰랐어. 알았으면 오지 않았을 거야.”“네 친구라고? 네가 말하는 친구가 누군데?”오민욱 뒤에 있던 곽정원이 물었다.“주하은!”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말에 몇 사람은 순간 침묵했다. 오민욱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웃었다.“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감히 주하은 씨가 네 친구라고?”“하하하.”“연우야, 이 자식이 허풍 치는 게 버릇인가 봐.”그는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듯 입을 벌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최서준, 너 주하은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 그녀는 대가문 주씨 집안의 큰아가씨이고 우리 회사의 큰 고객이야. 신분이 얼마나 고귀한데 어떻게 너 같은 촌놈이랑 친구 하겠어?”곽정원과 진아영은 크게 웃으며 다시 한번 최서준을 바보 보듯이 바라보았다. 도연우의 얼굴은 점점 더 추해졌는데 현장에 상류층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에 화끈하게 험한 욕을 해주고 싶은 걸 꾹 참았다.“믿거나 말거나 너희들 마음대로 해.”최서준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옆으로 걸어가서 앉았다.진아영은 경멸의 눈빛으로 최서준을 힐끗 보고는 오민욱을 향해 말했다.“민욱아, 그만해. 저 자식은 그냥 여기에 두고 우리는 큰 인물들을 만나러 가.”오민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행을 데리고 인맥을 넓히기 위해 소개하며 명함을 돌렸다.2층에서.잘생긴 얼굴의 정장 차림을 한
“민욱아, 저 사람은 누구야?”진아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의 방향으로 걸어오는 박재풍을 바라보았다.“저 사람 누군지도 몰라?”오민욱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름은 박재풍이고 남양 박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박씨 가문의 진정한 황태자이고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인물이지.”세 사람은 섬뜩해하며 순간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었는데 그때 곽정원이 놀라며 소리쳤다.“봐, 저 사람이 최서준을 향해 가는 것 같아.”모두 곽정원의 말을 듣고 황급히 쳐다봤는데 박재풍이 확실히 천천히 최서준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설마 최서준이 박재풍을 알아?”오민욱의 표정이 순간 변했는데 그뿐만 아니라 현장의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어김없이 최서준에게로 향했다.“저 친구 누구예요?”“몰라요. 우리 쪽 사람 아닌 것 같아요.”“그럼, 설마 박재풍 씨가 아는 사람인가요? 그럴 리는 없는 것 같은데요. 저 사람 옷차림을 봐요, 온몸을 통틀어 20만 원도 안 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박재풍 씨를 알 수가 있겠어요?”모두의 시선 속에 박재풍이 최서준 앞에 도착해서 물었다.“당신이 최서준이야?”“나 맞는데, 왜?”최서준은 여전히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자기소개를 하지. 내 이름은 박재풍이야.”박재풍이 호탕하게 웃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섬뜩하게 만들었다.“얼마 전에 당신한테 맞은 박재형이 내 동생이야.”그의 말이 끝나자, 순간 홀 내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박재풍과 최서준은 아는 사이가 아니라 복수하러 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곧바로 모두의 시선은 차갑게 변했고 죽은 사람을 보는 표정을 지었다.‘어이구. 어떻게 감히 박재형을 때릴 수 있어!’‘어마어마한 배경이 없으면 오늘 죽겠네.’오민욱 일행은 박재형의 말을 듣는 순간 일제히 안색이 바뀌었다.“세상에, 최서준이 박재형을 때렸다고?”오민욱은 순간 식은땀을 흘렸다.“어떻게 감히 박씨 가문을 건드렸지? 연우야, 쟤 오늘 죽겠는데? 제발 우리한테까지 불통이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