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운은 최서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빠르게 다가가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호운 형님 맞죠? 제 면목을 봐서 이 사람들을 놓아주면 안 될까요?”최서준이 미소를 띠고 말했다.“최서준 씨 별말씀을요. 서준 씨가 얘기했는데 그럼 바로 풀어드리죠.”이호준은 예의 차린 미소를 짓고는 부하들에게 손짓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꿈을 꾼 것과 같이 킹스 레스토랑을 나섰다. 돌아가는 길에 하은숙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저기, 서준아, 저 사람...저 사람들은 왜 너한테 그렇게 공손한 거니?”이 말이 나오자 도연우와 오민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동시에 약속한 듯 최서준을 쳐다봤다. 도현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방금 있은 상황을 알고 나서 그도 깜짝 놀랐었다. 이 사람들이 최서준의 면목을 봐서 그들을 결국 놓아주었으니 참 다행이었다. 도연우는 입술을 깨물며 최서준을 보고 있었는데 그 시선에는 온통 의문투성이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최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돌직구로 말했다.“그들의 보스인 최우빈이 제 부하라서요.”최서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모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기색이 만연했다.“하하하!”5초 후에 오민욱이 제일 먼저 반응하여 박장대소를 했다.“당신이 만약 남양 실세의 보스라면 나는 예수님이에요. 제발 허풍을 칠 때는 좀 생각을 하고 치면 안 돼요?”“오민욱의 말이 맞아.”곽정원도 비웃으며 말했다.“최서준, 당신이 킹스 레스토랑이랑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배짱이 너무 큰 거 아니에요?”“왜, 못 믿겠어요?”최서준은 눈썹을 찡긋하더니 입가에는 장난기가 서렸다.“멍청이나 너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겠어.”하은숙은 성을 내며 분노로 가득 차서 말했다.“남양 실세는 남양에서 민간 황제 같은 존재인 거 몰라? 감히 그런 사람이 네 부하라고? 살기 싫은 거야?”도연우의 도도한 얼굴마저 저도 모르게 찡그려졌다. 그녀도 최서준의 말은 허풍이 너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다. 남양
“펑!”큰 굉음과 함께 벤틀리 차는 최서준 옆에 있는 난간에 세게 부딪혔고 보닛은 당장에서 튕겨 나갔다.“너 시발 귀먹었어? 길 막지 말라고, 죽고 싶어?”서주연은 높은 힐을 신고 차에서 내려오더니 최서준을 보고 막무가내로 욕을 쏟아냈다. 최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첫째, 여기는 횡단보도. 둘째, 지금은 파란불이 켜졌고. 셋째, 당신 운전은 누구한테 배운 거야?”서주연은 빨간 입술을 깨물며 수치가 분노로 바뀌어 소리쳤다.“방자한 놈, 너 뭐 하는 놈이길래 감히 나를 훈계해?”“당장 나한테 사과해. 아니면 남양에서 더는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야.”서주연은 두 손을 허리춤에 걸치고 살기가 넘실대는 모습이었다. 최서준은 눈빛이 싸늘해지며 제대로 그녀를 손봐주려던 때, 차 안에서 갑자기 격렬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콜록콜록...”“주연아, 그만해. 우리가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은 게 먼저야. 그러니 이분을 난처하게 할 필요 없어.”“자식, 너 운 좋은 줄 알아. 다시는 내 눈앞에 띠지 마.”서주연은 매섭게 최서준을 노려보고는 차 안으로 가서 개량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를 부축하여 나왔다. 중년 남자는 얼굴이 창백하고 손수건을 들고 입을 막고는 기침을 계속했다. 그 손수건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었다. 그는 미안한 얼굴을 하고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젊은 청년, 오늘 일은 우리가 잘못했네. 얼른 가.”“아빠, 이 자식이랑 더 말 섞지 말고 지금 바로 차 불러서 손 신의한테 모셔다드릴게요.”서주연은 마음 아파하며 얘기했다. 최서준은 중년 남자를 보더니 갑자기 말했다.“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자주 가슴이 후벼 파는 듯 아프고 호흡곤란이 나타나며 각혈을 하고 혈기가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죠?”“젊은 청년, 자네...자네는 어떻게 안 거지?”중년 남자는 얼굴색이 조금 변하더니 작게 한탄하며 말했다.“맞아. 몇 년 전에 심장병을 앓게 되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 치료가 되지 않네...”최서준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누가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저희 아빠가 걸린 건 심장병이 아니었나요?”서주연은 조금 놀라서 이렇게 물었다.“심장병?”손지명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럼 하나 묻죠. 지금까지 치료가 잘 되었나요? 지금의 의료수준으로 봐서는 심장병이 아니라 인공심장을 하나 바꾸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죠...”서주연은 말문이 막혔다.“제가 직언하건대 서 선생이 걸린 병은 아예 심장병이 아니고 일종의 아주 희귀한 병입니다. 이런 병은 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손지명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돌아가세요. 저는 치료할 능력이 없습니다.”서주연은 다급하게 울면서 말했다.“손 신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저의 아빠를 한 번 더 봐주세요. 신의 님이 꼭 방법이 있을 거라 믿어요.”“그만해, 주연아. 내 병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어쩌면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르지.”서장호는 모든 걸 놓아버린 듯 얘기했다. 명성이 자자한 손지명까지 속수무책이라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게 없었다.손지명은 두 부녀를 보더니 갑자기 말했다.“혹시 서 선생의 병을 치료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이 사람이 만약 나서준다면, 서 선생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그 순간 서주연과 서장호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누구요?”“사람들은 잘 모르는 어린 친구입니다. 아니, 그분은 의술이 이 늙은이보다 열 배, 백배까지도 더 높은 사람입니다.” “과장된 얘기가 아니라 그의 의술은 이미 절정에 도달해 죽은 사람도 부활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여기까지 말하면서 그는 경외를 금치 못했다.“주씨 일가의 회장님을 아시죠? 그 회장님을 살리신 게 바로 이분입니다. 그때 이 늙은이도 현장에 있었죠.”“뭐라고요?”서장호 부녀는 마음이 동했다. 주동필의 상황은 그들도 잘 알았다. 사망통지서까지 다 내려왔는데 이후에는 또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들었다. 이런 귀인의 도움이 있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렇게 생각을 하던 서주연은 다급하게 물었다.“손 신의, 그
손지명의 말이 끝나자마자 서주연과 서장호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마치 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특히 서주연은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름이 끼쳤다. ‘지금 뭘 들은 거지? 눈앞에 있는 이 자식이 바로 그 손 신의까지 혀를 내두르게 만든 의술이 대단한 분이란 말인가?’서주연은 비명을 지르고 믿기 어렵다는 듯 얘기했다.“어떻게 이래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예요? 손 신의, 사람을 잘못 본 거 아니에요?”“그럼 제가 잘못 봤다고 생각하세요.”손지명은 차갑게 웃고는 고개를 돌려 경외심 가득하게 최서준을 보면서 말했다.“최 신의가 저의 덕인당에 방문하여서 이 늙은이는 영광스럽기가 그지없네...”“손 어르신 별말씀을요.”최서준은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오늘은 주 씨 어르신의 몸보신을 위한 약을 가지러 왔어요.”“좋아요. 최 신의 나를 따라오시게. 이 늙은이가 직접 약재를 가져다주도록 하지.”손지명은 격동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최서준과 함께 약국 안으로 들어갔고 서주연 부녀 두 사람만 그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잘 포장된 약재를 들고 말했다.“수고스럽지만 손 어르신께서 약값이 얼마인지 계산해주십시오.”최서준이 주동필을 위해 가진 약들은 모두 보양을 위한 약재들이었기에 금보다 비싸다는 침향과 50년산의 야생산삼도 있었기에 그 가격은 합하면 적어도 3억이 넘었다.“최 신의의 말은 그야말로 이 늙은이의 체면을 구긴 것이네. 이 늙은이가 어떻게 최 신의의 돈을 받을 수 있겠나?”손지명은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손을 흔들었다.“이 늙은이가 값을 달라거든 주씨 일가한테 달라고 하겠네.”“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저도 그냥 가져가지 않겠어요. 이 책은 이라는 침서인데 도움이 될 거에요.”최서준은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손지명은 책을 받아서 몇 번 보더니 순식간에 무척 격동했다.그리고 그는 최서준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사부님, 제자 손지명 절을 올
뒤돌아가는 최서준의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틀렸어. 2000억이야!”“뭐라고?”서주연은 깜짝 놀랐다.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욕을 퍼부으려던 때 최서준의 모습이 이미 보이지 않았다. 서주연은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절망적인 울음을 쏟아냈다. 서장호가 걸어와서 위로했다.“우리 딸, 아빠는 이미 마음을 다 놓았어...”“서주연 씨, 제가 한마디 하죠.”함께 따라 나온 손지명이 차갑게 얘기했다.“당신은 너무 교만하고 안하무인입니다.”“서씨 가문이 명문이고 가업이 방대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압박하고 이익만으로 사람을 유혹하려고 하는 것은 아주 큰 잘못입니다.”“저의 사부님 같은 분은 속세의 재부와 권세를 뜬구름처럼 여기는 분인데 서씨 가문이 아니라 전체 남양 시도 눈에 담지 않는 분입니다.”“당신은 제일 잘못된 방식으로 서 선생한테 사형선고를 한 거나 마찬가지예요!”손지명의 사정없는 말들은 서주연의 마음속 교만함을 철저하게 부숴버렸다. 서주연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말했다.“손 신의, 저는...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저의... 저의 아빠한테 절대로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돼요. 엉엉...”손지명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방법은 하나뿐이에요. 바로 당신의 자태를 낮추고 가서 사부님한테 빌어요. 사부님의 마음이 약해질 때까지 싹싹 빌어요!”...최서준은 골라온 약재를 들고 주씨 일가로 향했다. 회장님 주동필은 직접 나와서 그를 마중했다. 최서준은 주동필의 낯빛을 보더니 은은하게 웃으며 말했다.“회장님 회복이 잘 된 듯하네요.”“하하하, 다 최 신의 덕분이지요. 만약 그때 신의 님이 나서서 구해주지 않았다면 이 노인네는 아마도 이미 저세상으로 갔을 겁니다.”주동필은 감격스러워서 웃으며 말했다. 주하은은 직접 최서준을 위해 차를 내렸다.“최서준 씨, 차 드시죠.”“감사합니다, 주하은 씨.”최서준은 건네받고 한 모금 홀짝였다.“별... 별말씀을요.”주하은은 다급하게 손을 흔들며 곁에 앉아서 살그머니 최서준의 잘
그녀의 시선을 마주한 최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하은 씨는 친구도 많을 텐데 왜 굳이 저를 초대하셨어요?”“다르잖아요. 비록 친구가 많기는 하지만, 최서준 씨만큼 진중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게다가 서준 씨는 우리 주씨 가문의 은인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 서준 씨가 저의 생일파티에 참석하신다면 저는 물론이고 할아버지도 매우 기뻐하실 거예요.”“하은 씨가 이토록 말씀하시니 더 이상 거절할 수도 없네요.”최서준이 웃으며 말하자, 주하은도 달콤하게 웃었다.“좋아요. 그럼, 시간 맞춰서 모시러 올게요.”날이 점차 어두워졌고 최서준이 도씨 집안에 돌아왔을 때 오민욱이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하은숙과 도연우를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도현수가 최서준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서준아, 잘 왔어. 오늘 민욱이와 연우가 파티에 가는데 너도 같이 가.”“무슨 파티인데요?”최서준이 물었다.“민욱이네 고객이 생일파티를 하는데 민욱이가 연우를 데려가는 거야.”도연우는 곧바로 불만을 토로했다.“아빠, 왜 제가 가는 곳마다 서준이를 같이 보내려고 해요?”“서준이가 네 옆에서 보호해 줘야 내가 시름을 놓을 수 있어.”“어쨌든 안 돼요. 저 어린애도 아닌데 절대 데리고 가지 않을 거예요.”도연우는 강력하게 반대하며 최서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현수 씨, 대체 왜 그래요.”하은숙이 한마디 참견했다.“민욱이랑 오늘은 고급 파티에 갈 건데 시골 촌놈을 데리고 가면 어떡해요?”오민욱도 한마디 했다.“맞아요, 아저씨, 우리가 연우를 보호하면 돼요.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세요?”“민욱이 말이 맞아요.”진아영과 곽정원은 곧바로 맞장구쳤다.“그리고 오늘 생일파티의 주인은 민욱이의 큰 고객인데 너무 많은 사람을 데리고 가면 그쪽에서 굶은 사람들이 밥 얻어먹으러 간 줄 알겠어요.”말이 오가는 사이에 세 명은 모두 최서준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얼마 전에 킹스 레스토랑에서 체면이 구겨졌던 일 이후로 그들은 최서준을 못마땅
10여 분 후, 차량은 남양시의 대표적 고풍 건물인 화이트 팰리스에 도착했다. 팰리스 입구 앞에는 온갖 고급 승용차들이 가득했는데 벤츠도 BMW도 여기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가 없었다. 그 위에는 람보르기니, 벤틀리, 심지어 롤스로이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주하은은 막강한 주씨 가문의 장녀로서 그녀의 생일 파티에는 남양에서 잘나가는 상류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서준 씨, 도착했어요.”주하은은 주차한 후, 직접 내려서 최서준 쪽의 차 문을 열어주었다. 그때 두 사람 옆에 마세라티 한 대가 멈춰서더니 두 명의 여성이 차에서 내렸다. 주하은은 곧바로 그중 한 명을 껴안으며 말했다.“지유야, 안 오는 줄 알았어.”“네 친한 친구로서 네 생일에 내가 빠져서 되겠어?”김지유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더니 옆에 있는 최서준을 보고는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당신도 왔어?”김지유 옆에 있던 반윤정은 미간을 찌푸렸는데 최서준도 여기에서 두 사람과 마주칠 줄은 몰랐다.“지유야, 소개할게. 이분은 내 친구 최서준 씨야.”주하은이 웃으며 최서준을 소개하자, 김지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 이 자식이 네 친구라고?”“그래. 서로 아는 사이야?”주하은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묻자, 최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하은 씨 소개 하지 않으셔도 돼요. 김지유 씨는 제 명의상 약혼자입니다.”“네?”주하은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자기가 잘못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허튼소리 하지 마!”김지유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쳤다.“그건 할아버지가 당신에게 속아서 그런 거지, 난 당신을 약혼자로 인정한 적이 없어.”“나도 마찬가지로 인정한 적은 없어. 당신은 그런 자격이 없으니까.”최서준이 장난스럽게 웃었다.그의 말을 들은 김지유는 분노가 치밀어 죽을 것 같았다. 김지유는 김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해성그룹의 대표로서 집안 배경도 외모도 뛰어났기에 그녀를 쫓는 사람들이 줄을 서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데 자격이 없다고 하니 어이
최서준이 고개를 돌려보니 낯익은 인물 몇 명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는데 오민욱과 도연우 일행이었다. 도연우는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최서준, 네가 왜 여기 있어?”“연우야, 뭘 물어? 분명 이 자식이 오고 싶어서 조용히 우리 뒤를 따라왔겠지.”오민욱이 앞으로 나아가 최서준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도연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혐오하며 말했다.“최서준, 껌딱지처럼 자꾸 나를 따라다니지 마. 그러면 네가 점점 더 역겹고 싫어져. 알아?”“너희들 따라온 거 아니야. 사실 너희들이 참가한다는 파티가 내 친구의 생일 파티인 줄 몰랐어. 알았으면 오지 않았을 거야.”“네 친구라고? 네가 말하는 친구가 누군데?”오민욱 뒤에 있던 곽정원이 물었다.“주하은!”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말에 몇 사람은 순간 침묵했다. 오민욱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웃었다.“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감히 주하은 씨가 네 친구라고?”“하하하.”“연우야, 이 자식이 허풍 치는 게 버릇인가 봐.”그는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듯 입을 벌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최서준, 너 주하은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 그녀는 대가문 주씨 집안의 큰아가씨이고 우리 회사의 큰 고객이야. 신분이 얼마나 고귀한데 어떻게 너 같은 촌놈이랑 친구 하겠어?”곽정원과 진아영은 크게 웃으며 다시 한번 최서준을 바보 보듯이 바라보았다. 도연우의 얼굴은 점점 더 추해졌는데 현장에 상류층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에 화끈하게 험한 욕을 해주고 싶은 걸 꾹 참았다.“믿거나 말거나 너희들 마음대로 해.”최서준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옆으로 걸어가서 앉았다.진아영은 경멸의 눈빛으로 최서준을 힐끗 보고는 오민욱을 향해 말했다.“민욱아, 그만해. 저 자식은 그냥 여기에 두고 우리는 큰 인물들을 만나러 가.”오민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일행을 데리고 인맥을 넓히기 위해 소개하며 명함을 돌렸다.2층에서.잘생긴 얼굴의 정장 차림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