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드리워졌다.돌아가는 차에 앉은 최서준은 눈을 반짝였다.“현무는 역시 대하가 중점으로 배양하는 곳다워. 이곳의 사람들은 아무나 잡아도 다 실력자야. 양재영 같은 사격 천재는 전쟁에서 유용한 스나이퍼가 될 거야. 아무리 무술 종사라고 해도 피하기는 어려울 거야. 게다가 4대 천왕도 좋은 근골과 심성을 갖고 있어.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하면 무술 종사가 될 수 있겠어.”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속으로 다짐했다.“현무가 나를 선택했으니 나, 최서준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거다. 꼭 현무의 이름을 사방으로 떨쳐 국가의 위엄을 세우고 우리나라의 강대함을 널리 알릴 것이다."최서준은 빠르게 우씨 가문이 최아현에게 준 별장에 도착했다. 그는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가 난 듯한 얼굴로 자기를 쳐다보는 최아현을 마주했다.“이 자식아, 어디 갔었어? 날이 다 어두워졌는데 이제야 와? 전화도 안 받고.”“그, 아현 누나. 그저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핸드폰이 마침 배터리가 나가서요.”최서준이 억지로 웃으면서 얘기했다.최아현 앞에서 그는 어떻게 해도 진지해질 수가 없었다. 아마도 가족이라서 그런 것 같다.하지만 현무의 일을 밝히지는 않았다. 우영원이 얘기하길, 현무 총사령관의 신분은 평범하지 않기에 최대한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성가신 일이 늘어날 것이다.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적국의 스파이가 아주 많이 숨어있었다.최아현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옆의 쇼핑백을 던져주면서 말했다.“여기, 네 옷이야.”“무슨 옷이에요?”최서준은 궁금해하면서 쇼핑백을 열었다. 안에는 새로운 정장이 있었다.“사람을 시켜서 사 온 거야. 원래는 너를 데리고 가서 사려고 했는데 네가 안 돌아오는 걸 어떡해. 입어봐, 맞는지.”최아현은 밉지 않게 그를 흘겨보았다.최서준이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할 때 최아현이 갑자기 그를 불렀다.“잠깐만.”이윽고 그녀가 빠르게 최서준에게 다가가 코로 냄새를 맡더니 놀라운 말을 꺼냈다.
그가 방에서 나왔을 때, 최아현은 두 눈이 밝아졌다. 얼른 최서준에게 가서 얘기했다.“이야, 멋지다. 옷도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게 딱 맞네.”최서준은 그녀의 칭찬에 약간 어색해졌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글쎄 앞으로 어떤 여자가 데려가게 될지 모르겠네.”“...”“풉.”최아현은 그만 소리 내 웃고 말았다. 그녀는 최서준의 팔을 그러안고 얘기했다.“가자, 우리 최 대가님. 가서 예쁜 누나가 있는지 찾아봐줄게. 있으면 너랑 결혼시키게.”20분 후. 청주의 가장 큰 호텔인 화이트 팰리스 입구.최서준이 최아현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해룡과 우시화 등 사람들이 바로 다가왔다.우시화는 기분 나쁜 태도로 원망했다.“왜 이렇게 늦게 왔어? 한참이나 기다렸잖아.”그 말투에서는 질투심이 확 묻어났다.오늘의 최아현은 확실히 예뻤다. 아우라도 엄청났고 외모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거의 모든 방면에서 우시화보다 예뻤다.“미안해.”최아현이 멋쩍게 웃었다.“미안해? 오늘 연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청주의 청년 사업가들이야. 네가 늦으면 우씨 가문 얼굴에 먹칠하는 거라고.”우시화가 꼬투리를 잡고 코웃음을 쳤다.최아현이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해명하려던 때, 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늦었으면 늦은 거지 뭐가 그리 대수라고. 우리가 오고 싶어서 오는 것도 아닌데. 더 지껄이면 바로 누나를 데리고 떠날 거야.”“너...!”우시화는 화가 나서 벌벌 떨었다.하지만 그녀는 다른 말을 하기 두려웠다. 연회를 연 목적이 바로 최아현과 강동일은 만나게 해주기 위해서니까.만약 최서준 때문에 계획이 틀어진다면 김춘희가 지팡이로 그녀를 때려죽일 것이다.옆의 우해룡이 얼른 화제를 돌렸다.“됐어. 이만 들어가자.”...연회 현장은 아주 화려했다. 우시화의 말대로 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었다. “우씨 가문에서 도착했습니다!”입구의 경비원이 큰 소리로 외쳤다. 약간 소란스럽던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최아현은 괜히 불편해졌다.그녀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다 청주 명문가의 자제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일반인인 그녀와는 출신부터 달랐다.최서준은 최아현의 손을 꼭 잡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누나, 긴장하지 마요. 그냥 편하게 행동해요. 오늘 밤은 누나의 무대니까.”그 말에 최아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우해룡의 뒤를 따라 자기 자리를 찾아 앉았다.“나 화장실.”우시화는 최서준과 최아현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 한 마디 툭 던진 채 떠나갔다.우해룡도 옆에 가서 평소에 알고 지내던 재벌 2세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모든 사람들이 강동일을 기다리고 있었다.오늘의 연회는 그가 연 것이다. 그가 바로 이 연회의 주최자이자 통치자다.강씨 가문은 청주의 제일 명문가다. 그래서 다른 가문 자제들을 기다리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댄스곡이 울려 퍼지자 무도회장에는 젊은 남녀들이 짝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그래도 많은 남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최아현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만약 일반 연회였다면 적지 않은 남자들이 다가와 최아현에게 춤을 요청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없었다.이유는 다들 알았다. 최아현은 강동일이 찜해놓은 여자다. 누가 감히 그녀에게 춤을 요청한다면 그 후과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그 생각에 사람들은 최서준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고 쌤통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최서준은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가서 음식을 가져와 최아현의 앞에 놓아주었다.“누나, 먹을래요?”“입맛이 없어.”최아현은 고개를 저었다.그녀도 알았다. 우씨 가문이 그녀를 이곳에 데려온 건 강동일과 만나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다만 강동일이 여전히 나타나지 않자 괜히 속이 불편했다.“먹어요. 이 킹크랩 괜찮은 거 같은데요.”최서준은 킹크랩 한 마리를 바로 그녀 앞에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저 자식, 비싼 음식을 못 먹어본 티를 낸다니까. 먹는 꼴 좀 봐.”“그래
최서준이 전에 그녀의 뺨을 때렸던 일을 떠올리면 우시화는 최서준을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아래층의 최서준은 이미 많은 음식을 먹었다.입을 닦은 그가 최아현에게 얘기했다.“아현 누나, 강동일은 안 올 건가 봐요. 우리 먼저 가요.”최아현이 바로 입을 열려고 하던 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여러분,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군요.”고개를 돌린 최서준은 흰색 정장을 입고 한정판 롤렉스를 찬 청년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180 정도의 키와 말끔한 외모,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그의 등장에 분위기가 고조되었다.“왔다, 강동일 씨가 왔어!”“강동일 씨, 너무 멋있어요!”“동일 씨, 춤을 요청해도 될까요?”“...”강동일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어떤 여자들은 감격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강동일은 그들에게 미소로 화답했다. 그의 미소를 본 여자들은 설레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우해룡도 다가가서 공경하게 인사를 올렸다.“강동일 씨, 안녕하세요!”“해룡이구나. 다 동갑인데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강동일은 부드럽게 우해룡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웃었다. 그리고 모르는 척 물었다.“최아현 씨는 왔어?”“왔습니다!”우해룡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 최아현을 보고 얘기했다.“최아현, 얼른 와서 강동일 씨한테 인사드려!”최아현은 약간 놀랐다. 일어나려고 했지만 최서준이 그녀를 막았다.“갈 필요 없어요. 다 비슷한 나이대인데 편하게 대하면 돼요.”최아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자리에 앉았다.그 모습을 본 강동일의 눈에 한기가 서렸다.하지만 그는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최아현을 찾아가 웃어주었다. 그리고 최아현을 향해 손을 뻗었다.“최아현 씨, 두 번째로 만나네요? 자기소개를 하죠. 전 강동일입니다.”다시 최아현을 만난 강동일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정말 아름다웠다.그는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최아현은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놓고 자기 손을 거두어버렸다.“안
주위의 사람들은 두 사람이 악수라는 것을 보고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면서 비웃음을 흘렸다.강동일은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이다.최서준은 단단히 잘못 걸렸다!오직 최아현만이 담담한 표정으로 있었다. 자세히 보면 그녀는 동정의 시선으로 강동일을 쳐다보고 있었다.최서준은 무술 종사다. 강동일 따위를 두려워할 사람이 아니다.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강동일의 표정은 꽤 복잡해졌다. 고통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놀란 것 같기도 했으며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원래는 최서준에게 겁을 줘서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려고 했다.하지만 최서준이 그의 손을 더욱 꽉 잡고 아프게 조여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 자식이 어떻게 이런 힘을? 그럴 리 없어. 난 암경 급이라고!’강동일은 속으로 소리를 지르면서 온 힘을 다 해 최서준의 손을 꽉 잡았다.하지만 그가 얼마나 많은 힘을 써도 최서준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최서준의 손에 잡힌 강동일의 손에서 뚝뚝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마치 폭죽이 터지는 것 같았다.강동일은 손을 빼내고 싶었지만 최서준은 그의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강동일은 고통을 꾹 참고 차갑게 얘기했다.“손 놔.”강동일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 것을 본 사람들은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이때 강동일과 나름 친한 사람이 나서서 얘기했다.“최서준 씨, 여기서 뭐 하는 거죠? 악수하는 것뿐인데 계속 놓지 않고 뭐 하자는 거예요!”최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죄송합니다. 강동일 씨가 흥분한 것 같길래 손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말을 마친 그는 빠르게 손을 풀어주었다.고통을 참고 있던 강동일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대로 넘어졌다. 넘어지는 꼴이 꽤 추했다.하지만 누구도 비웃지 못했다.왜냐하면 그는 강씨 가문 도련님이니까!강동일은 자리에서 일어난 후 떨리는 손을 등 뒤에 감추고 분노 가득한 시선으로 최서준을 보면서 얘기했다.“그래요, 내가 얕봤네. 지금 기회를 주죠. 당장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면 봐주겠습니다.”“강동일
현장의 몇몇 여자들은 표정이 확 굳었다. 우시화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바로 강동일의 시중조였다.다들 자기가 강동일의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최아현보다도 못하다는 사실에 실망했다.우시화는 질투심에 눈이 빨개질 정도였다.‘최아현! 네가 뭔데 감히 강동일의 시중조 최고가 될 수 있는 거야?’최아현은 강동일이 이렇게 파렴치할 줄은 몰랐다. 밤 시중을 들라고 하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시중조까지 있다니.그녀는 차갑게 웃었다.“강동일 씨, 전 뇌과 의사가 아니라 당신의 병을 고쳐줄 수 없겠네요.”“날 거절한 겁니까?”강동일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거절하면 뭐 어때서.”최서준이 입을 열었다.“고작 재벌 2세 주제에 부모 덕분에 편하게 살고 있는 거잖아. 그러면서 뭐 시중조? 네가 조선시대 왕인 줄 알아?”“청주에서는 내가 바로 왕이야!”강동일이 오만하게 웃었다.“서준아, 저런 사람이랑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가자.”최아현이 최서준을 데리고 떠나려고 했다.그때 강동일이 소리를 질렀다.“와서 막아!”어느새 홀에는 덩치가 큰 남자들이 나타나 최서준과 최아현의 앞길을 막았다.강동일이 또 말했다.“최아현, 마지막 기회야. 지금 내 밤 시중을 들겠다고 하면 놓아주도록 하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최아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최서준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기회를 주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스스로 뺨 20대를 때리면 넘어가 주지.”“뭐?”모든 사람들은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남양에서 온 촌놈이 감히 강동일을 협박하다니.강동일은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다.“무릎 꿇고 뺨을 때리라고? 네가 뭔데...”그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최서준이 빠르게 그의 앞에 나타났다.‘이런!’강동일의 표정이 확 굳었다. 그는 최서준을 상대하려고 했다.하지만 그의 미미한 힘은 최서준의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그의 앞에 온 최서준은 머뭇거리지 않고 손을 들고 바로 그의 뺨을 때렸다.짝
분노한 우해룡의 눈을 마주한 최서준은 차갑게 그를 쳐다보았다.“또 쓸데없는 말 지껄이면 너도 저렇게 되는 거야.”우해룡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최서준이 얼마나 독한지 저번에 봐서 알지 않는가.그는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다.장내는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여전히 최서준이 강동일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에 놀라 하고 있었다.겨우 일어선 강동일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최서준을 보면서 살기를 내뿜었다.“이 자식아, 20년 동안 살아오면서 나를 이렇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 그래, 다 가서 죽어!”그의 눈에 한기가 서렸다. 그는 바로 최서준을 향해 달려들며 주먹을 내뻗었다. 암경 급의 힘이 퍼져 나왔다.그는 원래 수행의 힘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는 최서준을 죽이고 싶을 뿐이었다.눈 깜빡할 사이에 강동일의 주먹이 최서준의 얼굴 앞까지 다가갔다.강동일을 웃으면서 최서준의 머리통이 부서지는 상상을 했다.옆의 사람들도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감히 강동일을 건드리다니.죽고 싶어서 작정한 것이다!우시화는 흥분해서 최아현을 향해 외쳤다.“최아현, 두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네 동생, 곧 죽어.”최아현은 그저 비웃음을 흘렸다.감히 무술 종사 앞에서 수행의 힘을 쓰다니. 강동일은 곧 그 후과를 받을 것이다.최서준이 갑자기 움직였다. 그는 그저 손을 내밀어 주먹을 쥐고 날아오는 강동일의 주먹에 맞췄다.쾅!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혔다.“윽...”강동일은 비명을 지르더니 뒤로 날아갔다. 주먹의 뼈는 다 가루가 되었고 고통에 얼굴이 한껏 일그러졌다. 최서준은 그저 그 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사람들은 놀라서 굳은 채 자기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우시화는 뒤로 물러나더니 소리를 질렀다.“이게 무슨 일이야!”강동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너... 너도 무술을 수련한 거야?”터벅. 터벅.최서준은 강동일 앞으로 걸어와 차갑게 얘기했다.“기회
하지만 강동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도 책임을 져야 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최서준을 쳐다보았다.“이보게, 처사가 너무 과한 것 아닌가?”“그런가요? 전혀 과하지 않은 것 같은데. 조금만 늦게 왔으면 강동일은 죽었을 겁니다.”최서준이 무표정으로 말했다.주호정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그래. 담도 크지. 어디 출신인가? 스승은 누구고?”주호정은 최서준이 어린 나이에 암경 급의 강동일을 쉽게 쓰러뜨린 것을 보고 그의 출신이 두려워졌다.최서준은 그의 속내를 꿰뚫어 본 것처럼 차갑게 웃었다.“배우지 않아 스승이 없습니다만.”그 말에 주호정은 약간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젊은이, 내가 지금 기회를 주지. 만약 무릎을 꿇고 팔 하나를 잘라내고 나와 같이 강씨 가문으로 가서 사죄한다면 목숨은 살려줄 수 있어.”“됐어요. 들어와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최서준이 차갑게 웃었다.“죽으려고!”주호정이 발끈 화를 내면서 발을 걷어찼다. 그러자 연회장에 거센 폭풍이 불었다.사람들은 거기에 휩쓸릴까 봐 얼른 한편으로 물러났다. 주호정은 눈 깜빡할 사이에 최서준 앞에 나타났다.“내가 오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주호정은 호기롭게 외치고 나서 손바닥으로 최서준의 가슴을 쳤다.그 모습을 본 우시화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최아현, 이제 네 동생의 행운도 여기까지야. 너도 참 슬프겠다.”최아현이 비웃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아직도 허세는.”우시화는 그녀가 일부러 담담한 척한다고 생각하고 더욱 기뻐했다.강동일의 얼굴에도 사악한 웃음이 떠올랐다.그는 최서준의 피로 연회장이 물드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래야 사람들 앞에서 그의 이미지를 다시 세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강동일은 최아현을 쳐다보았다.‘최아현, 딱 기다려. 최서준이 죽으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지켜보겠어! 걱정하지 마! 널 손에 넣고 마음껏 갖고 논 후 질리면 죽일 테니까!’“꺼져라!”주호정의 손바닥을 보면서 최서준은 피하지도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