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오전, 최서준은 또 염부용과 우영원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이번에는 두 사람이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최서준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형님, 우리 일곱째 누나의 행방을 알아내신 겁니까?”이렇게 묻는 건, 두 사람이 원래 바빠서 웬만한 일이 아니면 최서준을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미안하다, 서준아.”염부용은 고개를 저으면서 씁쓸하게 웃었다.“김지유 씨와 뱀할멈의 행방을 알아봤지만 아직은 아무 소식도 없어.”“그럼 이번에 온 건...”최서준이 물었다.염부용과 우영원이 서로를 마주 보면서 어떻게 입을 열지 몰라 하고 있었다. 결국 염부용이 먼저 물었다.“혹시 현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최서준은 고개를 저었다.“현무는 대하의 비밀 조직이 아닙니까? 대하를 위해 어려운 일을 해결한다고 들었습니다.”“맞아.”염부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준이 너는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으로서 그 위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 거야. 일반인보다 백배, 아니, 천 배는 더 위험해. 그래서 그들을 제압하는 세력이 필요해. 현무는 바로 국가에서 설립한 무술 수련 부문이야. 국가 안전을 위해 무술 수련인을 제압하는 기관이야. 요즘 상부에서 네 실력에 관심을 가지더라고. 그래서 현무에 들어와 국가를 위해 힘 써줄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왔어.”그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네가 승낙만 하면 바로 현무의 총사령관이 되어 권력을 잡을 수 있어.”최서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그저 여섯 명의 누나를 찾고 또 보육원에 불을 지른 범인을 하나하나 잡아내고 싶었다.그래서 다른 일에 신경을 쓸 새가 없었다.그의 모습을 본 우영원이 약간 짜증을 내면서 얘기했다.“최서준, 현무에 들어오는 건 아주 큰 영광이야. 고민할 게 뭐가 있어? 게다가 우리가 네 목숨을 구해줬는데 우리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저도 두 분을 살려드렸잖아요?”최서준은 약간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신농각에서 싸울 때, 그 동영인이 수류탄을 들고 같이
영웅 그 자체인 염부용을 보면서 우영원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고 얘기했다.“너희들은 너무 이기적이야.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아니면 다들 이익을 챙기려고 하지. 그것도 아니면 아예 신경을 쓰지 않거나. 보기에는 평화로운 나날 같아도 평화 따위는 세상에 없어. 그저 다른 사람의 책임까지 짊어지고 나아갈 뿐이지. 지진이 나고 홍수가 날 때마다 가장 앞장서서 사람을 구하는 게 누구라고 생각해? 월급이 높아서 그런 일을 하는 줄 알아? 다 똑같은 사람이지만 국가에 헌신하기로 한 사람이라서 그런 거야! 마약 사건이 기사에 뜰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었는지 알기나 해? 월급도 높지 않지만 국가에 헌신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거야! 나와 부용은 죽지 않은 것을 행운이라고 여기고 있어. 너희를 지키느라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쓰러져서 영원히 잠들었어. 현무의 전 총사령관은 혼자서 적국 무술 종사 세 명을 상대하면서 결국 그 셋을 다 죽이고 우리나라를 지켜냈어.”우영원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그 모습에 최서준은 약간 동요했다.염부용이 옆에서 거들었다.“서준아,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긴 건 아니지만 나는 네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다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만약 너도 같은 마음이라면 현무에 들어오는 것이 어떻겠니.”털썩.염부용이 한쪽 무릎을 꿇고 눈물로 얼굴을 적시며 얘기했다.“서준아, 제발 우리 대하를 위해 힘 써다오!”털썩.우영원도 똑같이 무릎을 꿇고 이를 꽉 문 채 붉어진 눈시울로 최서준을 쳐다보았다.“제발 우리 대하를 위해 힘 써다오!”두 사람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마치 총알처럼 사람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어 최서준의 심장을 저격했다.최서준의 마음속에는 끝이 없는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었다.얼마 후, 깊이 숨을 들이켠 그가 먹먹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좋습니다. 제 실력이 비천하긴 해도 대하를 위해 힘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감사하네!”염부용은 너무 기뻐서
최서준의 위로를 들은 최아현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녀는 약간 머뭇거리다가 결국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냈다.두 시간 후, 점심이 되었다. 그들은 해서 군영에 도착했다.최아현이 최서준에게 얘기했다.“서준아, 이따가 들어가서 헛소리하면 안 돼. 한금호를 건드리지 말아야 해. 남은 건 나한테 맡겨.”“그때 가서 보죠.”최서준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만약 한금호가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면 최서준은 그와 말로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디 한 번 끝까지 해봐야 정신 차리지 않겠는가.군영 앞에는 군인들이 가득했다. 이미 반경 10킬로미터에 군인이 쫙 깔려서 보안이 삼엄했다.최서준과 최아현이 군영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총을 든 군인들이 그들을 막아섰다.“멈춰, 뭐 하는 사람들이냐.”“눈이 먼 모양이네. 내 얼굴도 잊은 거야?”최아현이 차갑게 얘기했다.앞장선 사내가 차갑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최아현 아가씨는 당연히 압니다. 하지만 그 뒤의 남자는 누구입니까? 여기는 군영입니다. 개나 소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그는 ‘개나 소나’를 강조하며 얘기했다. 마치 최서준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 같았다.“여기는 내 동생이야. 나랑 같이 한금호 장군을 보러 왔어.”최아현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얘기했다.“더 비키지 않으면 이만 가보겠다.”“잠시만 기다리십쇼. 장군께 묻고 오도록 하겠습니다.”사내는 이내 한금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끊은 후 그제야 대답했다.“들어가 보도록 하십쇼.”최아현은 최서준을 데리고 해서 군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 지휘소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지휘소의 면적은 크지 않았지만 내부는 꽤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상석에 앉은 건 한 중년 남자였는데 표정은 매우 엄숙했고 상위 포식자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것 같아 일반인은 눈도 마주하기 어려웠다.그 중년 남자가 바로 해서 장군이라는 칭호의 한금호였다. 해서시는 거의 한금호 손안에 있다고 해도
그 순간, 방 안으로 총을 든 사내가 열 몇 명 뛰어 들어왔다. 그들은 검은 총구로 최서준을 겨냥하고 있었다.“한 장군...”최아현은 놀라서 아연실색해졌다.한금호는 손을 들어 최아현의 말을 자르고 차갑게 최서준을 쳐다보았다.“너한테 기회를 주지. 지금 꿇어서 내 아들한테 사과한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네가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고 해도 여기는 내 구역인 것을 잊지 말 거라.”“그래, 최서준! 얼른 내 앞에 와서 꿇어!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한테 얘기해서 널 죽일 거야!”한재석은 흥분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그래?”최서준은 피식 웃더니 담담하게 얘기했다.“한금호, 나도 당신한테 기회를 주지. 만약 지금 두 사람이 무릎을 꿇고 나와 아현 누나한테 사과한다면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으로 해주지.”“서준아...”최아현은 깜짝 놀랐다.그녀는 최서준이 이렇게 고집이 셀 줄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금호를 도발하다니.짝짝짝.한금호는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이 나왔다. 그는 박수를 치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좋아, 네 용기를 높이 사서 죽기 전에 네가 누울 자리 정도는 고르게 해주마. 일단 최아현을 끌어내! 난 이 자식과 천천히 놀아줄 생각이다.”한금호의 명령에 최아현이 끌려 나갔다.방에는 최서준 한 사람만이 남았다.한금호는 비웃으면서 얘기했다.“이제 알겠지? 네가 믿는 사람은 널 구해주지 못해.”한재석이 크게 웃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최서준의 뺨을 후려치고 무릎 꿇게 만들어 그날의 복수를 하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이 고개를 저었다.“난 이미 너희 둘한테 기회를 줬어. 그 기회를 아끼지 않은 건 너희들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이윽고 그의 손에서 빛나는 황금색의 검이 나타났다.“한금호, 이 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최서준, 아무 칼이나 꺼내면 우리가 두려워할 줄 알아?”한재석이 먼저 나와서 얘기했다.“닥쳐!”한금호가 한재석을 향해 호통을 쳤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검을 보면서 얘기했다.“이건... 대왕
염부용의 눈빛을 발견한 한금호는 그가 외부인을 군영에 들여서 화가 난 것인 줄 알았다.한금호가 얼른 해명했다.“사장님이 모르시겠지만 이 자식이 며칠 전 제 아들을 때려 복수를 해주려던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감히 가짜 대왕금검으로 절 속이려고 했습니다!”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염부용이 화를 벌컥 냈다.“감히!”그 모습을 보면서 한금호와 한재석은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현무 사자를 건드리다니.최아현이 아니라 하나님이 와도 이 자식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한금호는 화가 잔뜩 잔 표정으로 부하를 보면서 분부했다.“이 새끼들아, 거기서 뭐 해. 얼른 이놈을 감옥으로 데려가! 사장님 앞에서 이게 무슨 무례야!”“한금호, 감히 이게 무슨 짓이냐!”염부용은 화가 치밀어서 호통을 쳤다.“사장님, 이게 무슨...”한금호는 멍해졌다.염부용은 화가 나서 파래진 얼굴로 말했다.“저분이 누구인지 알아? 바로 우리 현무 신임 총사령관이시다!”그 말에 한금호가 굳어버렸다.한재석도 굳어버렸다.이 자식이 현무의 총사령관이라니?이게...염부용은 두 사람을 밀치고 최서준 앞으로 와서 한쪽 무릎을 꿇고 얘기했다.“부하 염부용, 총사령관님을 뵙습니다.”그 순간, 한금호와 한재석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그들은 염부용이 사람을 헷갈린 줄 알았다.하지만 염부용은 다시 한번 행동으로 그의 말을 증명했다.“일어나시죠. 우리 사이에 이럴 필요는 없습니다.”최서준이 어쩔 수 없이 얘기했다.“아닙니다!”염부용이 머리를 젓고 공경하게 얘기했다.“현무는 규율이 삼엄한 곳입니다. 부하는 절대 상급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됩니다.”적어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최서준의 체면을 치켜세워야 한다.최서준은 그를 부축해 일어난 후 한금호와 한재석을 보더니 얘기했다.“한 장군, 아까 되게 자신만만했던 것 같은데.”털썩.한금호와 한재석은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려 꿇어버렸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총사령관님,
아들인 한재석이 아직도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본 한금호는 바로 그의 뺨을 갈겨버렸다.“이 쓰레기, 다 네가 한 짓이 아니냐!”한재석은 뺨을 맞고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귀가 웅웅 울리는 기분이 들더니 이내 기절해 버렸다.“됐어. 연기는 그만해.”최서준은 그의 말을 끊었다.“오늘은 그저 너한테 겁은 준 거야.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네!”한금호는 얼른 가슴을 두드리며 얘기했다.“걱정하지 마십쇼! 오늘부터 총사령관님의 말에 절대로 대들지 않겠습니다!”...군영 밖.최아현은 최서준이 들어간 후 아무 소식이 없어서 걱정되었다.그녀는 얼른 전화를 걸었다.“할머니, 그 조건... 승낙할게요. 대신 우씨 가문에서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요... 한 사람을 살려주세요.”어느새 청주의 차로 보이는 차량이 등장했다.인상이 험악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잘생긴 청년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큰아버지...”최아현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얘기했다.중년 남자는 경주 명문가 우씨 가문의 가주, 우동산이다. 그리고 옆의 청년은 바로 우동산의 아들인 우해룡이다.“아현아, 드디어 돌아오는구나.”우동산은 차갑게 최아현을 보면서 얘기했다.“제 동생을 구해준다고 약속하면 우씨 가문으로 돌아갈게요.”최아현이 입술을 꽉 깨물고 얘기했다.그녀는 고아였지만 계속해서 자기 가족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청주 명문가 우씨 가문이 진정한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녀의 친부는 바로 우씨 가문의 2인자 우동철이었다.우동철이 죽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지만 최아현은 여전히 우씨 가문을 용서할 수 없었다.그래서 우씨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최서준에게 문제가 생겨 목숨이 위험해지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우씨 가문과 거래를 하기로 했다.“걱정하지 마. 어르신이 허락했으니 뱉은 말은 지킨다. 너도 그러길 바라.”우동산은 차갑게 웃고 최아현에게 자기 아들을 소개하며 말했다.“우리 아들이 무슨 사람인지 알아?”최아
최서준은 염부용과 작별인사를 한 후 최아현을 찾아 나왔다.“누나.”“서준아, 너... 정말 괜찮아? 한금호가 널 어떻게 한 건 아니지?”최아현이 놀라서 물었다.“난 괜찮아.”최서준이 웃으면서 얘기했다.“한금호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더라고. 날 어쩌지는 않았어.”최아현은 그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다친 곳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시름을 놓았다.그럼 정말 우해룡 때문에 한금호가 최서준을 놓아준 것일까?최아현의 마음이 약간 설렜다.이때 우동산과 우해룡이 고개를 푹 숙이고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우해룡의 표정은 자기 아빠와 같이 썩어있었다.들어가기 전 그들은 아주 자신만만했다. 한금호가 우해룡이 현무 후보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무조건 우해룡 앞에서 고개를 조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한금호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쫓겨났다.“몹쓸 한금호, 딱 기다려. 내가 현무의 정식 멤버가 되면 어떻게 될지 지켜봐!”우해룡은 속으로 결심을 내렸다.그들이 나오는 것을 본 최아현은 얼른 달려가 감사해했다.“큰아버지, 고마워요. 내 동생을 살려줘서 정말 고마워요!”“응?”우동산과 우해룡은 동시에 굳어버렸다.최아현은 최서준을 돌아보고 얘기했다.“서준아, 이 두 분은 내 친척이야. 내가 이 두 분한테 부탁해서 한금호 더러 너를 풀어달라고 해서 네가 무사한 거야. 얼른 감사 인사를 드려!”그녀의 말에 세 사람은 괴이한 표정으로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최서준은 턱이 빠질 것만 같았다.그가 무사히 나올 수 있었던 게 이 두 사람 때문이라고?우동산과 우해룡은 시선을 주고받더니 눈을 반짝였다.우해룡은 목을 가다듬고 오만한 태도로 얘기했다.“괜찮아, 그저 식은 죽 먹기인데, 뭘. 감사를 받을 필요까지는 없어. 그저 네가 한 약속을 지키길 바라.”“해룡이 말이 맞다.”우동산도 차갑게 얘기했다.“아현아, 얼른 우리랑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 할머님이 이미 강동일한테 연락했다. 돌아가면 바로 결혼식을 올리도록 해.”최아현의 얼굴에 약간의 불쾌함
“정말이야?”최아현이 멍해서 물었다.우동산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최서준을 구한 것이 우씨 가문이 아니라는 것이 들통나면 우씨 가문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된다.우동산이 얼른 얘기했다.“너 이 자식, 네 주제를 알아야지. 우리가 한금호한테 얘기하지 않았으면 네가 어떻게 멀쩡히 살아오겠어.”우동산은 최아현의 궁금증을 마침 질문했다.최서준이 묵묵히 대답했다.“간단해요. 내가 한금호보다 더욱 강한 권력을 쥐고 있으니까. 한금호에게 목숨이 열 개 있다고 해도 날 어쩌지는 못할 거예요.”“네가 한금호다가 권력이 세다고? 네가 뭔데?”우해룡이 비웃으며 얘기했다.최서준은 또박또박 대답했다.“내가 현무 총사령관이니까.”그의 말에 공기는 갑자기 차가워졌다.세 사람은 놀라서 서로를 마주 보았다.하지만 이내 우해룡이 배를 그러안고 웃었다.“하하하. 정말 웃기는 소리야. 네가 현무 총사령관이라고? 내 인생 가장 웃긴 농담이었어.”“웃다가 배꼽 빠지겠네.”우동산도 웃으며 얘기했다.“허세를 부려도 정도껏 부려야지. 차라리 대하의 대통령이라고 하지 그래?”“못 믿는 눈치네요?”최서준이 어두운 눈빛으로 그들을 쏘아보았다.“널 믿을 수가 없지!”우해룡이 코웃음을 치고 얘기했다.“다른 사람 앞에서 그런 말을 한 거면 놀랐을 수도 있지만 나는 현무의 후보자야. 그래서 현무의 많은 일들을 알고 있다고. 첫째. 현무의 총사령관은 엽창원이야. 너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지.”그는 천천히 손가락을 꺼내 들며 말을 이어갔다.“둘째, 엽창원 님은 반년 전, 대하 국경에서 적국의 고수 세 명과 싸우다가 돌아가셨어. 목숨으로 우리나라를 지킨 거라고. 그래서 현무의 총사령관 자리는 잠시 공석이 되었어. 그런데 네가 현무의 총사령관이라고? 정말 멍청한 거 아니야?”우해룡은 바보를 보듯 최서준을 쳐다보았다.그리고 최아현도 우해룡이 얘기한 것에 대해 거의 다 알고 있었다.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얘기했다.“됐어, 서준아. 네가 날 걱정하는 건 알겠지만 이건 내 선택이야.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