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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누구야? 거기 누구야?”

어둠을 무서워하는 김지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치며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이곳은 워낙 지하의 미지의 세계이기에 그녀가 바닥에 닿은 순간 사람의 백골을 발견한 것처럼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도 모르는 곳이다.

한참을 긴장하게 기다렸는데 암흑 속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그녀는 환청을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녀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멀리 어둠 속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싱크홀 밑에 살아있는 사람이 둘이나 있다니, 믿을 수 없어.”

그러더니 그 검은 그림자는 유령처럼 갑자기 김지유의 눈앞에 나타났다.

“악!”

김지유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무의식적으로 최서준을 가리려고 앞을 막고 검은 그림자를 살폈다. 일흔 살쯤 된 백발의 노인이었는데 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얼굴에는 독기가 가득했으며 눈빛은 독사처럼 차가워 감히 쳐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

김지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황급히 옆에 있는 장작 막대기를 손에 쥐고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사람이야? 귀신이야? 가까이 오지 마.”

“귀신?”

노인이 비웃었다.

“아마 귀신이 나를 봐도 물러설 거야. 나를 뱀할멈이라고 부르면 되네.”

뱀할멈?

김지유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노인을 바라봤는데 더 이상 무섭지는 않았다. 그림자가 있고 이름도 있으니, 귀신은 아니고 사람인 게 분명했다.

“할머니는 어떻게 여기에 오셨어요?”

김지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하에서 갑자기 나타났기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특별히 영과를 찾으려고 왔네.”

뱀할멈이 웃으며 말했다.

“영과요?”

김지유가 의아해하자, 뱀할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일종의 붉은 열매인데 계란보다 조금 작고 먹으면 달콤해, 주과라고도 하지.”

김지유의 안색이 순간 변했다. 뱀할멈이 찾는다는 주과는 얼마 전에 최서준과 그녀가 먹은 열매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한 뱀할멈이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

“이보게, 내가 말한 열매를 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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