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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김지유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필경 지금까지 크면서 이성과의 이런 친밀한 접촉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최서준이 자기의 도담이 동생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김지유는 최서준의 가슴에 귀를 대로 조용히 심장 박동 소리를 듣고 호흡도 살폈는데 상황이 조금 호전된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역시 그녀의 서툴고 불안해 보였던 일련의 행동들이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제야 김지유는 주위가 어두워진 것을 발견했다. 희미한 빛이 절벽의 갈라진 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이제 곧 어두워지겠네.”

김지유는 두려운 듯 주위를 둘러보다가 최서준을 바라보고는 다시 용기를 내어 절뚝거리며 강을 따라 내려갔다. 어젯밤에 내려왔을 때 이곳이 밤이 되면 기온이 낮아진다는 것을 느꼈었는데 최서준의 옷이 젖어 있어 상처 회복에 좋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김지유는 시야가 확보될 때 근처에서 장작을 찾아 불을 피우려고 했다.

비록 야생 생존 경험은 없지만 지하 강이 외부와 연결될 거라는 것은 알고 있기에 분명 나뭇가지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만의 희망이겠지만 강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여기에서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지유는 무자비한 현실에 패배했다. 희망을 품었던 지하 강은 막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바위틈을 통과하고, 때로는 길고 미끄러운 경사면을 통과해야 했다. 큰 바위 틈새는 작은 그릇 한 개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아서 사람은 들어갈 수도 없었고 미끌미끌한 경사면은 이끼로 덮여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지유가 끝내 얕은 강 옆에서 떠밀려 내려온 나무를 발견했다. 충격과 기쁨을 동시에 느낀 그녀는 안간힘을 써가며 3번 왕복하면서 겨우 나무를 옮겼다. 3번 왕복하는 동안 매번 너무 힘들었는데 도중에 한 번은 실수로 물에 빠져 수십 미터를 휩쓸려가다가 운 좋게 바위를 붙잡고 겨우 살아났다.

그녀가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캄캄한 밤이 되었다.

떨리는 몸으로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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