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아직은 괜찮아.”염부용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몇 군데 혈을 누르고 말했다.“어서 쫓아가 봐. 총에 맞았으니 멀리 못 갔을 거야.”우영원은 이를 악물고 뱀할멈이 도망간 방향으로 쫓아갔다. 10분이 넘게 핏자국을 따라가던 우영원은 지하 강에 도착했는데 주변을 샅샅이 살폈지만 뱀할멈의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이 망할 할망구야, 어디 간 거야?”우영원이 화가 나서 이를 갈고 있을 때 강 맞은 쪽에 사람이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강을 훌쩍 뛰어넘어가서 누워있는 사람을 확인하더니 충격을 금치 못했다.“어떻게...”우영원은 강을 따라 몇 번 더 오르내리며 살폈지만 여전히 뱀할멈과 김지유의 종적을 찾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최서준을 데리고 떠났다.염부용은 양반다리를 하고 눈을 감고 앉아서 호흡을 조절하여 체내에 있는 뱀독을 억제하고 있었는데 우영원이 한 사람을 업고 돌아온 것을 보고 처음에는 깜짝 놀라더니 곧바로 소리쳤다.“최서준 씨?”우영원이 화를 내며 말했다.“최서준 씨 맞아. 그 할망구를 쫓아갔지만 어디로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이 자식을 발견했어.”‘도망쳤다고?’염부용의 가슴이 철렁했다.‘그렇다면 김지유 씨도 사라졌다는 거잖아?’하지만 그는 어찌할 수 없었기에 우선 우영원에게 최서준을 내려놓으라고 하고 상처를 살피기 시작했다. 최서준의 상처들을 살펴보더니 그의 표정은 심각해졌다.“최서준 씨의 상처가 심각해서 빠른 시일 안에 데리고 올라가서 치료해야해.”“그래.”우영원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아직도 거기서 뭐 해?”염부용이 최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지금 나더러 이 자식을 데리고 올라가라는 거야?”우영원이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그럼 어떡해? 내가 지금 최서준 씨를 데리고 올라갈 힘이 있어 보여?”그는 현재 뱀독에 시달리고 있어서 스스로 위로 올라가는 것도 힘들었다.우영원은 마지못한 얼굴로 최서준을 일으켜 세우고 업으며 중얼거렸다.“왜 이렇게 무거워...”두 사람은 훌쩍 뛰어 절벽에 내려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최서준은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가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낯익은 두 얼굴이었다.“최서준 씨, 드디어 깨어났네요.”염부용이 기뻐하며 말했다.최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낯선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부용 형님, 여기는 어디예요?”염부용이 서둘러 대답했다.“여기는 현무예요. 상처가 아직 다 회복되지 않았으니 움직이지 말아요.”우영원이 옆에서 불친절한 태도로 말했다.“부용 씨, 말리지 마.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을 왜 말려.”그녀는 최서준만 보면 왠지 화가 났다. 싱크홀에서 현무까지 오는 동안 줄곧 우영원이 최서준을 업었다. 그리고 헬기를 탔을 때 최서준은 심지어 잠결에 그녀에게 이상한 짓까지 했는데 염부용이 말리지 않았다면 최서준을 헬기에서 차버렸을 것이다.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자기 몸의 상처가 많이 회복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사의 마음을 금치 못했다.“부용 형님,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우리가 구해준 건 아니고 최서준 씨 스스로 본인을 구한 거예요.”염부용이 상황을 설명했다.“우리가 서준 씨를 발견했을 때 엄청 크게 다친 상태였는데 이상하게도 여기로 데려온 후 다시 확인해 보니 상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어요. 유명한 신의를 모셔서 진찰까지 했는데 신의 말로는 서준 씨가 어떤 천재지보를 드셔서 상처가 빨리 회복되었다고 하셨어요.”천재지보?최서준은 그 말에 의아해하더니 갑자기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는데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확실히 뭔가 먹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김지유!최서준이 황급히 물었다.“부용 형님, 저를 구하실 때 다른 사람은 못 보셨어요?”“서준 씨 여자 친구인 김지유 씨요?”염부용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네, 맞아요.”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염부용은 순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는데 그 모습에 최서준은 가슴이 철렁했다.“무슨 일인가요?”옆에 있던 우영원이 말을 꺼냈다.“전생에 도대체 무슨 복을 쌓았길래 이번 생에 그렇게 좋은 여자를 만난
“최서준 씨는 역시 대단한 분이시네요.”기홍은 놀란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염부용 씨가 무술 고수여서 원기로 제가 해독해 드릴 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예요.”염부용 얼굴에 뒤늦은 후회가 가득했다.최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신의님, 혹시 치랑독의 주인을 아세요?”“네. 제가 알기로 치랑을 키우는 사람은 뱀할멈이라고 하는데 마음이 사악하고 고약한 무술 고수예요. 뱀할멈의 독에 죽은 사람이 셀 수도 없이 많다고 해요. 그 때문에 감히 그분을 건드리는 사람도 없어요.”“신의님은 그분의 행방을 아시나요?”최서준이 다급하게 물었다. 뱀할멈이 김지유를 붙잡아 갔기에 이미 그는 살의를 품었다.“최서준 씨, 이 늙은이 그 정도 능력은 안 됩니다.”기홍이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뱀할멈의 행방은 매우 신비로운데 변장술까지 능해서 진짜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현무도 아마 종적을 찾지 못할 겁니다.”최서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서준 씨, 우선 서두르지 마세요. 저희가 뱀할멈의 행방을 꼭 찾아내도록 할게요.”염부용은 위로의 말을 이렇게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확신이 없었다. 뱀할멈의 행방을 찾는 사이에 김지유 씨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최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염부용은 최서준의 단호한 태도에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사람을 시켜 배웅했다....현무에서 나온 최서준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고 머릿속에는 김지유의 얼굴이 미친 듯이 떠올랐다. 김지유는 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해줬는데 그녀가 아니었다면 최서준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 그렇게 착하고 고집 센 김지유는 현재 행방은 물론이고 생사도 확인이 안 된다. 만약 김지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최서준은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다.“뱀할멈...”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최서준의 눈동자에는 끝없는 한기가 솟
최서준은 방에 들어간 후 사람을 시켜 그릇과 냄비를 가져오게 했다.이번에 경주시에서 그는 드디어 백년혈삼과 천령꽃을 찾아냈다. 이제 남은 건 생생조화단을 연단하는 일이다.여섯째 누나의 현빙 체질 때문에 생긴 문제는 오로지 생생조화단만이 없앨 수 있다.하지만 단란로가 없기에 그는 그릇과 냄비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효율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연단하기에는 충분했다.그는 백년혈삼과 천령꽃을 꺼낸 후 인덕션의 전원을 켰다.인덕션은 연단 효과를 내지 못한다. 그저 가열하는 작용만 있다. 진정으로 연단에 작용하는 것은 최서준 몸 안의 원기다.그는 더 머뭇거리지 않고 생생조화단을 만드는 약재들을 처방 순서에 따라 하나씩 넣었다.냄비 속의 내용물이 끓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약재들은 거의 다 녹았고 방안에는 그윽한 약 냄새가 가득 찼다. 그동안 최서준 몸 안의 원기는 계속해서 연단에 집중하고 있었다.그는 이 약간의 잡질을 제거함과 동시에 약물의 순도를 높이고 또 약물이 타지 않게 조심도 해야 했다.그래서 원기 소모가 엄청났다.반 시간이 지난 후, 최서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런 그 앞의 냄비 속에는, 어느새 오색찬란하고 끈적한 액체가 들어있었다.“이 정도면 됐어!”최서준은 마음을 다잡고 두 손을 모으고 원기로 이 끈적한 액체들을 융합시켰다.이 과정을 응단이라고 한다.또 반 시간이 지났다. 최서준 몸 안의 원기가 거의 다 사라질 때쯤, 그의 눈앞에는 여덟 개의 파란색 단약이 나타났다.단약은 살구씨만 한 크기였는데, 원기에게 휩싸여 고요하게 공중에 떠 있었다. 단약 특유의 좋은 냄새도 났다.“드디어 만들어졌네.”최서준은 원기를 갈무리하고 손을 내밀어 여덟 개의 단약을 손에 꼭 쥐었다. 창백해진 그의 얼굴에 보람찬 표정이 드러났다.“단약 여덟 개면 성공률이 나쁘지 않네. 원기를 너무 쓴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나중에 단란로를 하나 구해야겠어.”최서준은 한시름 놓았다는 듯 한숨을 푹 쉬고 단약 하나를 병상의 최아현에
최아현은 12년 만에 처음으로 이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그를 자세히 쳐다보았다.최서준은 확실히 꽤 잘생겼다. 티브이 나오는 아이돌보다도 말이다. 중요한 건 남자답게 생겼다는 것이다.나중에 어느 여자가 채갈란지.최아현은 혼잣말을 했다.그러다 그녀는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듯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어렸을 때 일곱 누나들은 다 이제 크면 서준이한테 시집가서 애를 많이 낳아주겠다고 했었다.이런 약속은 사실 아이들의 철없는 말이었을 뿐이다.하지만 지금 다시 떠올리니 최아현의 가슴이 쿵쿵 뛰었다.그는 최서준의 잘생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고개를 숙였다. 붉은 입술이 최서준의 입술에 거의 닿을 듯했다.그때, 최서준이 갑자기 눈을 떴다.최아현은 놀라 몸이 굳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최아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토마토처럼 빨개졌고 심장은 쿵쾅쿵쾅 뛰었다.그녀가 어찌할 바를 몰라 가만히 있을 때, 최서준은 다시 눈을 감았다.“후...”최아현은 바로 고개를 들고 얼굴을 돌린 채 그녀는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창피했다.너무 창피했다!그녀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두드렸다. 손바닥에 뜨거운 뺨의 기운이 닿는 것이 느껴졌다.이성한테 몰래 뽀뽀하려는 충동이 생긴 건 인생에서 처음이다.심지어 이걸 들켜버렸다.그녀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돌려 자는 척하는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됐어, 자는 척하지 마.”“누나, 저 맹세코 아무것도 못 봤어요.”최서준은 눈을 뜨고 웃음기를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그래?”최아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그럼 왜 또 눈 감았는데?”“난 누나가 내가 눈 뜨고 있으면 뽀뽀하기 힘들어할까 봐 그런 거에요.”최서준이 바로 말했다.“허!”최아현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너 이 자식, 죽어볼래?”그녀는 작은 주먹을 불끈 쥐고 최서준을 때리려고 했다.최서준은 재빨리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 그 뒤로 최아현이 그를 따라 나갔다.계속 문 앞을 지키고 있던 허란희와 다른 사람들은 최아현을 보고 놀란 마음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별장을 나섰을 때, 별장 앞에는 군용 지프차 두 대가 서 있었다.그리고 지프차 앞에는 두 건장한 남자와 한 청년이 있었는데 그 청년이 소리를 지르고 있던 것이었다.그 청년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최아현의 표정이 그대로 차갑게 굳었다.“최서준 님, 저 사람들은...”집사 진미연이 구세주를 보듯 최서준을 돌아보았다.“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최서준은 고개를 젓고 청년을 보면서 물었다.“당신은 누굽니까. 개인 별장에서 함부로 떠들면 안 된다는 것 모릅니까?”“내가 누군지 알아서 뭐 하게!”청년은 피식 웃더니 몸을 돌려 최서준 뒤의 최아현을 보면서 얘기했다.“최아현, 그렇게 날 피하기만 하면 해결될 것 같아? 얼른 돌아가서 나랑 결혼식을 올려!”최아현은 몸이 굳은 채 차갑게 얘기했다.“한재석, 난 너랑 결혼하겠다고 한 적이 없어. 네 아버지의 호부를 빌려 쓸 때 너한테 기회를 주겠다고 했을 뿐이야.”“닥쳐!”한재석이라는 남자는 발끈하면서 얘기했다.“내가 원하는 건 기회 같은 게 아니야! 너랑 결혼하는 거면 된다고! 뭐해? 얼른 최아현 아가씨를 모셔 가!”한재석이 뒤에 있는 사내들한테 손을 저었다.그 사내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앞으로 나섰다.“감히 뭐 하는 짓이야!”최서준이 호통을 치면서 최아현 앞을 막아 나섰다. 그리고 담담하게 그들을 보면서 얘기했다.“감히 아현 누나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다리를 부러뜨려서 던져버릴 거야.”“네가 뭐라고 끼어들어? 좋은 말로 할 때 끼어들지 마.”한재석이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그는 최서준을 보고 또 최아현을 보더니 얘기했다.“최아현, 어쩐지 나랑 결혼하기 싫다고 자꾸만 거절한다 했어. 다른 남자가 있었구나? 그런데 이딴 쓰레기가 나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짝.한재석이 말을 마치자마자 최서준이 그의 뺨을 후려쳤다.“도련님!”옆의 사내들은 아연실색해서 얼른 한재석을 부축해서 일으켰다.한재석은 얼굴을 부여잡고 최서준을 노려보았다.“너 이 새끼, 감히
“이 새끼야... 내 아버지는 해서장군이야... 날 건드리면...”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재석은 여전히 최서준을 협박하려고 들었다.최서준은 그를 내리깔아보면서 얘기했다.“네 아빠가 장군이든지 하나님이든지 내 사람을 건드리면 안 되지.”그 말에 최아현은 작게 웃었다. 이유는 몰라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렇게 보호받는 기분은 처음이었다.최서준이 계속 얘기했다.“기회를 줄게. 아현 누나한테 사과해. 누나가 널 용서하면 네 목숨은 살려주지.”“꿈도 꾸지...”한재석이 말을 채 다 하기도 전에 한재석이 데려온 사내가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도련님, 압도적인 실력 차이 앞에서는 아무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저 사과하세요.”“그러게 말입니다, 도련님. 존귀한 신분의 도련님이 굳이 이런 비천한 자들과 이럴 필요 없습니다.”다른 사내들도 한재석을 말렸다.한재석의 오만함은 최서준 앞에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최아현을 보면서 사과를 했다.“미안하다.”“누나, 들었어?”최서준이 물었다.“아니?”최아현이 고개를 저었다.최서준이 큰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더 크게!”한재석은 하마터면 놀라서 바지에 실수할 뻔했다. 완전히 겁을 먹은 그가 얘기했다.“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흠, 이제야 들리네.”최아현은 최서준이 묻기 전에 먼저 얘기했다.최서준이 그제야 얘기했다.“다음에 또 찾아오면 이렇게 좋게 보내주지는 않을 거야. 그럼 이만 꺼져.”그들은 꺼지라는 말만 기다리고 있었다. 최서준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다리를 절뚝이며 멀리 도망갔다.“너희들도 이제 돌아가.”최서준은 손을 저어 사람들을 물러가게 하고 최아현을 데리고 별장으로 돌아왔다.“누나, 이게 무슨 일인지 알려줘요.”최서준이 먼저 말을 꺼냈다.“그러게 말이야, 아현아. 한재석이라는 사람 평범해 보이지는 않던데...”허란희가 걱정된다는 듯 얘기했다.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최아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최아현의 말을 들은 다른 사람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최서준을 쳐다보았다.최서준은 비밀스럽게 웃으며 얘기했다.“다 방법이 있죠.”한재석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아현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그녀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보더니 얘기했다.“해서장군 한금호가 나한테 전화를 걸었어. 아마 한재석이 벌써 얘기했나 봐.”“받아요.”최서준이 얘기했다.최아현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결국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은 최아현의 표정은 아주 창백했다.“한금호가 나더러 3일 안에 해서 군영으로 가서 한재석한테 사과하래. 그렇지 않으면 후과는 알아서 감당하라고 했어.”그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걱정하던 일이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다만 최서준만이 담담하게 얘기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요. 3일 후 내가 누나랑 같이 해서로 갈게요. 해서장군이 뭘 믿고 감히 내 사람을 건드리는지 한 번 봐야겠어요.”내 사람?그 말에 최아현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사람들이 떠나간 후, 최서준이 허란희와 주하은에게 얘기했다.“란희 이모, 일곱째 누나가...”그는 어떻게 허란희에게 설명했으면 좋을지 몰랐다.만약 바로 사실을 알려준다면 나중에 김지유가 잡혀가면 다들 걱정할 것이다.그래서 최서준은 대충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일곱째 누나가 처리할 일이 있어서 잠시 돌아올 수 없대요.”허란희는 약간 미심쩍게 생각했지만 결국 최서준의 말을 믿기로 했다.올라간 주하은은 최서준을 밖으로 불러내 입술을 깨물고 물었다.“최서준 씨, 지유한테 무슨 일 일어난 거 맞죠?”주하은은 아까 최서준이 한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다만 바로 까밝히지 않았다.최서준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날 구하기 위해서 잡혀갔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꼭 다시 구해올 테니까.”“네.”주하은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 머뭇거리면서 말을 이어갔다.“최서준 씨, 사실 지유가 서준 씨를 엄청 사랑해요. 지유가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