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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지하의 낮은 온도에 그녀는 떨고 있었는데 마음속 깊은 곳의 최서준에 대한 집념으로 버틸 수 있었다.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김지유는 갈라진 입술을 깨물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에 절망이 밀려왔다.

“나 정말 서준이를 구할 수 없는 걸까?”

그녀의 의식이 희미해질 때 머릿속에 갑자기 최서준과 함께 지낼 때 행복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김지유는 황급히 눈을 뜨고 입술을 세게 깨물며 정신을 차렸다.

“김지유 정신 차려! 절대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 최서준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잖아. 그리고 도담이를 데려가서 목숨이 위태로운 언니도 구해줘야 하잖아.”

김지유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자신에게 말했다. 또 한 시간이 지났는데 이번에는 50미터 정도 내려갔다. 그녀가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순간 십여 미터 떨어진 절벽에 자란 나무를 발견했다. 김지유는 스스로 기운을 내며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약 30분 후 마지막 남은 체력마저 거의 소진될 무렵 드디어 나무 옆까지 내려왔다.

김지유는 나무 쪽으로 이동하여 나무줄기에 몸을 묶은 다음, 최대한 나무에 기대어 숨을 크게 헐떡였다.

어느 정도 기운을 되찾은 후, 염부용이 준 물병을 꺼내 마시려고 하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입술을 적실 정도로만 마셨다. 싱크홀의 바닥에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도 모르고 또 도담이에게 줄 것도 남겨야 했다. 그녀에게는 체력을 보충할 다른 먹을 것이 없었다.

그때 김지유는 눈앞에 있는 작은 나무를 주의해 보았다. 소나무처럼 생겼지만 잎을 보면 소나무는 아니었다. 나무의 잎은 단풍잎처럼 붉었고 그 위에 비둘기알만 한 열매가 몇 개 달려 있었는데 역시 붉은색이고 아주 좋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김지유는 손을 뻗어 열매를 따고 싶었지만 이런 나무와 과일은 전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독이 있을까 봐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손을 뻗어 열매 하나를 따서 입에 넣고 조심스럽게 씹었다. 열매는 당도가 높은 단맛이 아니라 향긋한 단맛으로 너무 달콤했다.

“설마 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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